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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7 (목)

[친절한 경제] 다시, 트럼프 시대…돈의 흐름이 소용돌이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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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목요일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미국 대선 결과 본격적으로 짚어볼 때입니다. 지금의 세계 경제 질서에 상당한 변화가 있겠죠.

<기자>

트럼프 당선인은 당선 직후부터 관세 정책을 즉각 시행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에요.

우리도 대응책을 빠르게 찾을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김종덕/대외경제정책연구원 무역통상안보실장 : 데이 원(취임 첫날)부터 자기는 '액션을 취하겠다, 뭔가 조치를 취하겠다'고 얘기를 하고 있고. 첫날부터 할 수 있는 액션은 아마 세 가지 법령 정도로 정리가 될 수 있는 것 같고요.]

우리는 몇 개 품목 예외를 제외하고는 미국에 수출할 때 관세를 거의 물지 않는 한미 FTA 자유무역협정 국가이지만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의회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도 즉각적으로 우리에게 관세를 요구하기 위해서 꺼내들 수 있는 카드가 미국 지금 법 안에서도 세 가지나 벌써 거론되고 있다는 겁니다.

설사 우리에게는 보편 관세, 전 세계에 물리겠다는 그 관세를 물리지 않더라도 보편 관세를 물리지 않을 테니, 이 품목들에 대해서는 세금을 내라, 표적 관세는 시행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까지 우리 반도체가 고전할 때 한국의 수출을 책임지다시피 한 자동차, 특히 대미 수출 성적이 좋은 자동차 같은 품목에 표적 관세 얘기가 나올 수 있습니다.

안 그래도 트럼프 당선인은 트럼프 행정부 1기 때 우리에게 한미 FTA를 개정하자고 요구해서 우리가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죠.

이때 미국으로 수출되는 한국산 픽업트럭에 붙고 있는 관세 철폐 시한을 20년 더 미뤄라고 요구해서 우리가 이건 받아들였는데요.

최근까지도 이걸 본인의 치적으로 강조해서 자랑하기도 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10월 15일, 미국 시카고) : (트럼프 1기 당시) 한국 트럭들에 내가 관세를 부과(연장)했어요. 내가 한국산 트럭에 대한 관세를 연장하지 않았으면, 우리 자동차 회사들은 전부 망했을 거예요.]

<앵커>

우리 자동차 업계도 어제(6일)부터 더 긴장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가 최근 몇 년간 미국에서 벌어들이는 흑자가 꽤 늘어나기는 했죠.

<기자>

그런데 이게 트럼프 행정부 1기 때 미중 갈등이 본격화되면서 사실 나타나기 시작한 모습입니다.

중국에서 벌어들이는 돈이 줄어들고 미국에서 다시 흑자가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미흑자가 처음으로 500억 달러를 돌파했고요.

이제 미국이 세계에서 여덟 번째로 큰 적자를 보고 있는 나라가 우리나라입니다.

미국의 요구에 발맞춰서 우리 무역구조가 달라지면서 이렇게 된 건데, 트럼프 당선인의 눈에는 한국이 미국에서 많은 돈을 벌어가고 있다는 게 좀 더 들어오는 걸로 보입니다.

보편 관세나 표적 관세를 협상해야 할 가능성이 클 뿐만 아니라, 또는 트럼프 행정부 1기 때 미국산 셰일가스 수입을 크게 늘린 것처럼 미국 물자 수입을 늘려야 할 수도 있습니다.

이중에 적어도 한두 가지 정도는 상당히 빠른 속도로 협상이나 조율이 진행될 가능성이 큽니다.

우리나라의 반사이익이 기대되는 분야도 있습니다.

특히 스마트폰과 반도체에 있어서는 그렇습니다.

반도체가 AI 반도체 같은 첨단 상품만 있는 게 아니죠.

여전히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에서 가장 큰돈을 버는 건 스마트폰이나 PC 같은데 들어가는 반도체입니다.

이를테면 중국의 화웨이 곧 삼성을 추월할지도 모른다는 기세로 성장하다가 트럼프 행정부에서 매출이 80% 이상 감소할 정도로 수세에 몰렸습니다.

그런데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화웨이가 다시 4배가량 판매대수가 늘고, 중국의 사양이 비교적 낮은 반도체 상품들도 시장 점유율을 높였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다시 우리와 경쟁 구도가 점점 뚜렷해지는 중국 회사들에 좀 더 강한 압박이 들어간다고 하면 우리에게는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겁니다.

<앵커>

우려가 어제부터 바로 현실이 된 것도 있었죠. 일단 금융시장은 크게 요동쳤습니다.

<기자>

대선 전부터 나타났던 이른바 '트럼프 거래', 트럼프 당선이 사실상 확실해지면서 극명하게 나타났습니다.

환율은 이른바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져 온 1달러당 1천400원을 장중 돌파했습니다.

우리에게는 2년 만에 가장 비싼 달러인데요.

당분간은 달러가 조금 더 비싸질 여지가 있습니다.

비트코인은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의 아들들이 코인 사업을 하고 있고, 여기에 트럼프 당선인도 투자를 했는데요.

유세기간 중에도 이 회사 홍보에 참여해서 미국에서도 논란이 좀 있었습니다.

그리고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CEO가 트럼프 당선인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면서 지금 차기 정부에서 뭐라도 역할을 하게 될 걸로 보이는 상황입니다.

우리 증시에서는 어제 전기차, 자동차 주식들이 급락했지만, 다른 전기차들에 붙는 보조금이 줄어들면 반사이익을 볼 수도 있는 상대적 고가의 차량을 주로 파는 테슬라는 간밤에 뉴욕증시에서 무려 15% 가까이 급등했습니다.

그야말로 세계경제에 여러 가지 격변이 예상되는 상황이라서요.

우리 정부와 기업들의 세심한 대응 능력이 매우 중요한 시기가 될 걸로 보입니다.

권애리 기자 ailee17@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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