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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7 (목)

미국 역사상 첫 ‘중범죄 대통령’···“트럼프, 모든 재판서 해방될 것”[트럼프 2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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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형사재판에서 유죄 평결을 받고 대통령직 재도전에 성공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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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재집권에 성공하면서 그는 ‘형사재판에서 유죄를 인정 받은 첫 미국 대통령’이란 역사를 새로 쓰게 됐다. 미국의 역대 전현직 대통령 가운데 처음으로 4차례 기소됐던 그는 재집권으로 자신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를 모두 털어낼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인은 2020년 대선 패배를 뒤집기 위해 압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 2개 사건을 비롯해 ‘성추문 입막음’을 위해 회삿돈을 불법적으로 지급한 혐의, 백악관 기밀 문서를 외부로 반출한 혐의 등 4개 개별 형사 사건에서 총 91가지 범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바 있다. 이 가운데 2건은 연방 사건이다.

그러나 대선 전 불거진 이런 사법 리스크는 그의 지지율에 타격을 입히지 못했고, 오히려 기소 때마다 지지자들이 결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가운데 지난 5월 뉴욕 맨해튼 법원에서 진행된 ‘성추문 입막음용 돈 지급 사건’ 재판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배심원 만장일치로 34개 중범죄 혐의 모두 유죄 평결을 받았다. 이로 인해 그는 형사 재판에서 유죄 평결을 받은 첫 전직 대통령이란 불명예를 안게 됐다. 미 워싱턴포스트(WP)와 CNN 등 미 언론들은 그가 대선 승리를 확정 짓자 “재선에 성공한 첫 중범죄자 대통령”이라고 평가했다.

연방 사건인 백악관 기밀문서 반출 사건의 경우 법원이 유무죄를 판단하지 않은 채 지난 7월 소송 자체를 각하했다. 법무부는 이에 항고했다.

4개 사건 중 이 2개 사건을 제외하더라도 2020년 대선 개입 혐의에 대한 형사 사건이 2건 더 남아 있다. 이 가운데 하나는 조지아주 검찰이 기소했으며, 다른 하나는 특별검사가 기소한 연방 사건이다.

미 언론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 대선 승리로 향후 모든 재판에서 해방될 가능성이 크다고 점치고 있다. 연방 사건의 경우 그가 백악관에 재입성한 뒤 법무부를 통해 심리 중단을 압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직 대통령을 기소하지 않는다는 것이 미국 법무부의 오랜 정책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신임 법무장관을 임명한 뒤 자신을 기소한 특검을 해임하는 등의 방식으로 사건 자체를 무마할 수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최근 자신이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자신을 기소했던 잭 스미스 특검을 “2초 안에 해임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백악관 기밀문서 반출 사건을 각하한 에일 캐넌 플로리다 연방법원 판사가 벌써부터 2기 트럼프 정부의 신임 법무장관 후보로 거론된다.

법무부 역시 트럼프 당선인의 내년 1월 취임 전 사건을 종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NBC 방송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법무부 당국자들이 현직 대통령을 기소할 수 없다는 법무부 정책을 준수하기 위해 사건 종결을 검토 중이라고도 보도했다. CNN도 특검이 사건 종결을 법무부와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전날 치러진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압승하자 법무부가 곧바로 입장을 바꾼 것이다.

법무부 관할권을 벗어나는 조지아 법원(2020년 대선 개입 의혹)과 뉴욕 맨해튼 법원(성추문 입막음 의혹) 사건의 경우에도 트럼프 당선인이 백악관에 있는 한 진행될 가능성이 낮다고 미 법조계는 보고 있다.

지난 7월 미 연방대법원은 전직 대통령의 재임 중 공적 행위에 대해 폭넓은 형사상 면책 특권을 인정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이 판결에 근거해 조지아주 법원의 사건을 중단시키도록 법무부를 통해 연방법원에 소송을 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유죄 평결이 내려진 ‘성추문 입막음용 돈 지급 사건’은 오는 26일 형량 선고만 남았는데, 미국 법조계에선 트럼프 당선인이 임기 중 징역형을 선고받을 가능성이 거의 없으며 그의 새 임기가 끝날 때까지 선고가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CNN은 트럼프 당선인 측 변호인이 대통령의 면책 특권을 들며 판사에게 형량 선고를 연기해 달라고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그럼에도 판사가 형량 선고를 강행한다면 이론적으론 최대 4년형의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낮으며, 이 경우 트럼프 측이 주법원 판사가 대통령 당선인에게 선고를 할 수 있을지 헌법적 문제를 들며 항소할 가능성이 높다.

미 조지타운대학 로스쿨의 폴 버틀러 교수는 이코노미스트에 “결과적으로 트럼프는 4개 사건 모두에서 이겼다”고 말했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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