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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지금도 사용하는 말, 타산지석(他山之石)이라는 말은 유래가 깊다. 공자가 편집한 ‘시경(詩經)’ 소아(小雅) 학명(鶴鳴) 편에 나오는 구절이다. 이 시는 신하들의 은근한 풍자를 군주가 잘 알아차려야 한다는 교훈을 담고 있다. 제1장을 조금 현대적으로 뜻을 새겨 옮겨본다.
“학이 저 먼 늪에서 울어도/ 소리가 들판에서 들리노라!”
학의 울음, 즉 좋은 간언이나 건의는 그 내용이 신실하여 누구도 중간에 가릴 수 없다는 뜻이다.
“물고기가 물에 잠겨 혹 깊은 못 속에 있고/ 혹 물가에도 있도다!”
이는 바른말을 하는 이치는 정해진 것이 아니라 어디서건 가능하다는 뜻이다. 누구라도 군주에게 간언하고 건의할 수 있다는 말이다.
“즐거운 저 동산에 심어놓은 박달나무 있는데/ 그 아래에는 낙엽이 떨어져 있다네!”
아무리 좋아하는 것이라도 거기에 담긴 나쁜 점, 조심해야 할 점을 군주는 알아야 한다는 뜻이다. 이번에는 반대이다.
“다른 산의 돌이 숫돌이 될 수 있다.”
이번에는 미워하는 바, 즉 다른 산의 돌이 얼마든지 좋은 것, 즉 숫돌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서 스스로의 장점을 지키되 단점이나 허물은 단호히 끊어내야 한다는 말이다.
제2장은 거의 비슷한 내용을 반복하고 마지막 구만 조금 바뀐다.
“다른 산의 돌이 옥(玉)을 갈 수 있다.”
내가 듣기 싫은 말이라도 그것으로 나를 잘 바꾸어 가면 군자, 즉 옥에 이를 수 있다는 뜻이다.
학명(鶴鳴)은 주나라를 한때 중흥시켰다는 평을 들었던 선왕(宣王)이 점점 정사에 게을러지자 어떤 신하가 일깨워 준[誨] 시라고 한다.
어디서나 소리를 잘 듣고 장점에서 단점을 살피고 단점에서 장점을 찾아내려면 리더는 남들에게, 즉 아랫사람에게 자기를 낮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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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우 경제사회연구원 사회문화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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