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22대 첫 국감서 21그램·희림 집중 공세
21그램 대표에 동행명령장 발부도
양평고속도로 의혹도 다시 주목
22대 국회 첫 국정감사에선 대통령 관저 공사가 크게 주목받았다. 21그램과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가 김건희 여사와의 관계로 공사에 참여했다는 의혹이 대표적이다. 지난 7월 미국 안보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는 김 여사.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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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김세정 기자] 예상대로 22대 국회 첫 국정감사에선 김건희 여사 관련 이슈가 주로 다뤄졌다. 이 중에서도 대통령 관저 공사 의혹이 크게 주목받았다. 김 여사가 운영했던 전시회사 코바나컨텐츠에 후원했던 업체 21그램과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가 김 여사와의 관계로 공사에 참여했다는 의혹이 대표적이다. 야권은 김 여사와의 접점이 있는 업체들을 '김건희 카르텔'로 규정하고 끝까지 파헤친다는 입장이다. 오는 14일 본회의 상정이 예정된 김건희 특검법에도 해당 의혹이 수사 대상에 포함돼있다.
◆ '수의계약 논란' 21그램…대표에 동행명령장까지
21그램은 이번 국감에서 스포트라이트를 가장 많이 받았다. 2022년 대통령 집무실 이전과 함께 윤 대통령 부부가 지낼 관저 공사도 시작됐는데 인테리어 업체인 21그램이 해당 공사를 총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21그램은 2021년 당시 직원 9명에 매출액 28억원, 영업이익 1억5600만 원의 비교적 영세한 업체였다. 실내건축업 면허만 갖고 있어 관저 증축 공사에 적합한 업체가 아니었는데도 경매나 입찰이 아닌 수의계약으로 공사를 따냈다. 인테리어 외에 다른 공사를 수행할 수 없어 다른 업체들에 하도급을 줬다.
야당은 21그램이 특혜를 받은 배경에 김 여사가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21그램의 김태영 대표와 김 여사가 과거부터 알던 사이라는 점을 추궁했다. 양부남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김 대표는 2012년 비타민디자인이라는 회사에서 디자인 실장으로 일하면서 코바나컨텐츠(이하 코바나)의 자체 첫 전시회인 '마크 리부 사진전'의 전시회 디자인 설계와 시공을 담당했다. 2015년 21그램을 창업한 이후에 르 코르뷔지에전, 자코메티전, 야수파전 등 코바나의 여러 전시회에 참여했다.
인테리어 업체인 21그램은 대통령 관저 공사를 수의계약으로 따내 논란이 됐다. 2018년엔 코바나의 사무실 설계와 시공을 맡는 등 김 여사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야당 의원들은 의심 중이다. 지난달 7일 21그램 김태영 대표에 대한 동행명령장을 집행하는 모습.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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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엔 코바나의 사무실 설계와 시공을 맡기도 했다. 김 대표와 김 여사는 국민대 대학원 동문이기도 한데 김 여사가 해당 대학원 겸임교수로 출강할 당시에 김 대표가 석사 과정을 밟은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 감사에 따르면 21그램은 관저 공사 계약도 전에 공사에 착수했고 무자격 업체에 하도급 공사를 맡겨 건설산업기본법을 위반했다. 김 대표는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출석하지 않아 동행명령장이 발부되기도 했다.
◆ 1800억 정부 공사 계약 따낸 희림…코바나 후원 이력
희림도 김 여사와의 관계로 집중 조명을 받았다. 과거 코바나의 마크 로스코전, 자코메티전, 르 코르뷔지에전 등을 후원했던 희림은 대통령 집무실 및 관저 이전 과정에서 설계와 감리 용역 업무를 수행했다. 조달청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2022년 5월부터 올해 9월까지 희림이 수주한 정부 관련 공사는 총 33건으로 계약금액만 1779억6546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기 이전인 2019년 1월부터 2022년 4월까지 희림이 따낸 관급 공사는 36건으로 586억1822억 원이었는데 금액만 약 3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수의계약도 대폭 늘어났다. 정부 출범 이후 18건, 총 1299억 원에 달하는 사업을 수의계약으로 따냈다. 또 법무부로부터만 14건의 용역 계약을 따냈다. 117억 원 상당이다. 윤 대통령 취임 전인 2019년 7월부터 2022년 3월까지 2년 8개월간 희림이 법무부와 체결한 계약은 12건으로 57억 원 규모였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이후 비슷한 기간동안 두 배 금액 규모의 계약을 따낸 셈이다.
상업용 부동산 서비스 기업인 알스퀘어도 주목되는 회사 중 하나다. 알스퀘어의 자회사 알스퀘어디자인은 대통령 비서실 공관 증축 공사에 참여했다. 알스퀘어는 2023년 4월 미국에 이어 6월 베트남, 10월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까지 윤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 세 차례나 동행했다. 2022년 12월 대통령 표창을 받았던 알스퀘어의 대표는 게임업체 컴투스의 사외이사도 맡고 있다. 컴투스는 김 여사의 코바나 전시회에 협찬한 이력으로 검찰의 수사선상에 올랐던 바 있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국무조정실장으로 발탁했던 노형욱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사외이사로 재직 중인 것도 관심을 끄는 지점이다.
알스퀘어디자인의 매출은 2021년 830억 원 정도에서 지난해 1228억 원 수준으로 상승했다. 알스퀘어도 운영위 국감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었으나 최종 철회됐다. 대통령 관저 공사에 참여했지만 실제 공사는 다른 업체에 맡겨 명의 불법 대여 의혹이 있는 원담종합건설도 있다. 원담의 황윤보 대표이사는 지난달 24일 열린 국토위 국감에 출석해 21그램 현장 직원의 제안으로 공사에 참여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다만 21그램의 김태영 대표와는 모른다고 답했다.
◆ 양평고속도로 용역 참여 업체도
서울-양평고속도로 사업에 참여한 업체들도 국감을 통해 주목받았다. 종점을 양서면에서 김 여사 일가의 땅이 있는 강상면으로 변경하는 대안 노선을 검토해 국토교통부에 보고했었던 동해종합기술공사가 대표적이다. 동해종합기술공사는 윤 대통령의 취임 후인 2022년 5월부터 올해 9월까지 2년 4개월간 346건의 정부 관련 공사를 수주했다. 계약금액은 1944억7732만 원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전인 2020년 1월부터 2022년 4월까지 2년 3개월간 따낸 관급 공사는 293건이었고, 계약 금액은 853억3604만 원이었다. 계약 금액이 두 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서울-양평고속도로 관련 사업에 참여한 업체들도 국감을 통해 주목받았다. 지난해 7월 양평군 강상면 서울-양평 고속도로 대안노선 종점 일대를 방문해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는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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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종합기술공사와 최대 주주가 같은 한종산업개발도 정부 출범 이후 2년 4개월간 9건(775억2354만 원)의 계약을 따냈다. 윤 대통령 취임 전 2년 3개월간 정부 공사 수주 사례는 3건으로 401억4811만 원에 불과했다. 국토교통위원회는 동해종합기술공사 관계자를 국감 증인으로 채택하기도 했다.
공동 용역에 참여한 또 다른 업체 경동엔지니어링도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2년 4개월간 1533억3285만 원(220건) 규모의 관급 공사를 수주했다. 이전 2년 3개월간 따낸 정부 관련 공사 965억6338만 원(180건)에 비해 크게 증가한 것으로 공교롭게도 양평고속도로 관련 용역에 참여한 업체들의 관급 공사 수주액이 늘어난 것이다. 다만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은 두 업체가 예비타당성 조사 용역업체로 선정됐던 2022년 3월은 문재인 정부 때로 문제없다고 국감에서 밝힌 바 있다.
민주당이 당론으로 세 번째 발의한 김건희 특검법에는 양평고속도로 의혹을 포함해 '대통령 집무실 관저 이전 및 국가 계약 개입' 의혹도 수사 대상에 포함됐다. 오는 14일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황정아 민주당 대변인은 국감이 시작된 지난달 7일 "코바나 후원 업체인 희림이 117억 원 규모의 법무부 주관 용역을 계약했다고 한다. 국정감사에서 21그램 등 이른바 '김건희 카르텔' 기업에 특혜가 얼마나 있었는지 의혹을 집중 추궁할 예정"이라며 "용역 계약 규모가 급격히 늘어난 이유는 김 여사와의 관련성 이외에는 설명이 불가하다"라고 짚었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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