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일인 5일(현지시간) 아내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 있는 자신의 선거운동 본부를 방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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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 선거일인 5일(현지시간) 투표를 마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5분간 취재진과 대화하면서 15가지 거짓말을 늘어놨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WP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쏟아낸 주장 중 상당수가 이미 여러 차례 ‘거짓’으로 판명된 레퍼토리였다며 “그는 반성 없는 재범자”라고 꼬집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 투표소에서 아내 멜라니아 여사와 투표를 마친 뒤 취재진과 가진 약식 회견에서 이번 대선의 핵심 이슈였던 임신중지권 문제와 이민 문제를 비롯해 미국 범죄율, 자신의 각종 사법 리스크, 유명 TV쇼인 <오프라 윈프리 쇼>까지 다양한 주제를 언급했다.
우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임신중지 문제와 관련해, 미 연방대법원이 여성의 임신중지 권리를 인정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폐기한 데 대한 여론의 광범위한 지지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는 실제 여론조사 결과를 완전히 무시한 발언이라고 WP는 지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 바이든 정부 들어 “미국의 범죄율이 최고조에 달했다”고 주장했으나, 이 역시 사실과 달랐다. WP는 통계 자료를 인용해 미국의 범죄율, 특히 대도시의 살인 범죄율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임 기간인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되며 급증했고 이후 바이든 대통령 임기 동안 급감했다고 짚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서 바이든 정부를 공격하는 데 적극 활용한 이민 문제와 관련해서도 “우리 국경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사람들은 감옥에서 온 사람들” “1만3000명 이상의 살인범이 우리나라에 돌아다닌다”고 주장했다. WP는 이를 두고 “터무니없는 허위 주장”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민세관집행국(ICE)의 통계 자료를 왜곡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패배한 4년 전 대선이 부정 선거였으며 바이든 대통령에게 정권을 빼앗겼다고 재차 주장했다. 이는 법원 판결 등을 통해 모두 허위로 드러난 주장이다.
아울러 그는 2021년 자신의 지지자들이 벌인 ‘1·6 의사당 폭동’에도 불구하고 “폭력 문제에 대해 나는 지지자들에게 말할 필요가 없다. 그들은 폭력적인 사람들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자신이 기소된 각종 재판에서 승소한 적이 없지만, “큰 소송들에서 모두 이기고 있다”는 주장도 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른바 ‘성추문 입막음 돈 지급 의혹’ 재판에서 34개 혐의 모두 유죄 평결을 받았으며, 대선이 끝난 뒤인 이달 말 형량 선고를 앞두고 있다.
2020년 대선 결과를 뒤집기 위해 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기소된 2개 사건은 대선 이후로 재판이 미뤄진 상태다. 총 4건의 기소 중 백악관 기밀문서 반출 사건에 대해서만 법원이 유무죄를 판단하지 않은 채 지난 7월 소송 자체를 각하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미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 지지를 선언한 유명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를 언급하며 “마지막 <오프라 윈프리 쇼>에 내가 출연했다”고 말했으나, 이는 10년간 그가 반복해온 거짓말이라고 WP는 지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1년 쇼의 종방 3개월 반 전에 출연했다.
끝으로 WP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내가 선거에서 졌고 공정한 선거였다면 가장 먼저 승복할 것”이라고 말한 것을 두고 “웃기는 발언”이라며 “그는 자신이 패배할 때마다 ‘사기’라고 주장해 왔다”고 지적했다.
☞ [2024 미국 대선] 멜라니아와 플로리다서 투표한 트럼프 “승복? 공정 선거라면”
https://www.khan.co.kr/world/america/article/202411060628001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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