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호국영웅, 2018년 횡성서 유해 발굴…기다리던 동생은 별세
이근원 국방붕해발굴감식단장이 6일 경상북도 청도군에 있는 유가족 자택에서 고(故) 김수덕 일병의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를 갖고 유가족들에게 고인의 참전 과정과 유해발굴 경과를 설명하고 있다.(국유단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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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한국전쟁(6·25전쟁) 당시 나라를 지키다 18세 나이에 전사한 호국영웅의 신원이 확인돼 73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국방부유해발굴감식단은 2018년 강원도 횡성군 서원면 덕갈고개 일대에서 발굴된 유해의 신원을 6·25전쟁 횡성 전투에서 전사한 고(故) 김수덕 일병으로 확인했다고 6일 밝혔다.
이로써 2000년 4월 유해발굴이 시작된 이후 신원이 확인된 국군 전사자는 총 239명으로 늘어났다.
국유단은 전사연구와 참전용사 증언을 토대로 2018년 5월 덕갈고개 일대에서 김 일병의 오른쪽 팔뼈를 최초 식별했고, 이어 고인의 오른쪽 정강이뼈와 종아리뼈를 추가로 수습했다.
이후 2020년 2월 국유단은 고인의 남동생 김종덕 씨를 찾아 유전자 시료를 채취했으나, 당시 유전자 분석 결과로는 전사자와 유가족 간의 가족관계를 확인할 수 없었다.
이에 국유단은 더 정확한 최신 기술로 유전자를 재분석해 올해 10월 형제관계를 확인했다. 그러나 김종덕 씨는 올해 8월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1932년 8월 경상북도 청도군에서 4남 5녀 중 넷째로 태어났다. 고인은 전쟁이 발발하자 1950년 9월 대구의 제1훈련소에 자원입대했다.
유가족 증언에 따르면 입대 전 고인은 "어머니, 저는 이제 입대하면 다시는 어머니 곁으로 돌아오지 못할지도 모릅니다"라고 눈물로 인사하며 고향을 떠났다고 한다.
김 일병은 국군 제8사단에 배치돼 수많은 전투에 참전하던 중 횡성 전투에서 중공군과 맞서 싸우다 1951년 2월 7일 18세 나이로 전사했다.
김 일병에 대한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는 이날 청도군에 있는 유가족 자택(고인의 생가)에서 열렸다. 행사는 유가족에게 고인의 참전 과정과 유해발굴 경과 등을 설명하고, 신원확인 통지서와 함께 호국영웅 귀환 패·유품 등이 담긴 '호국의 얼 함(函)'을 전달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유가족 대표인 막내 동생 김종길 씨는 "어머니께서 생전에 수덕 형님이 북한에 살아계실 거라고는 말씀하셨는데 횡성에서 전사하셨다고 하니 안타까울 따름"이라며 "우리 형제가 모두 형님을 찾기 위해 유전자 검사를 했지만 종덕 형님이 먼저 세상을 떠나 이 기쁜 날을 함께 하지 못해 아쉽다"라고 말했다.
종길 씨는 이어 "늦게라도 형님의 유해를 찾아주신 국가와 국방부에 감사드리며, 이제라도 형님을 따뜻한 국립묘지에 안장해 정중히 모시고 싶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hg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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