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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6 (수)

"만약 트럼프가 이기면…" 중국이 '이것'에 사활을 거는 진짜 이유 [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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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경제를 보는 색(色)다른 시선 ⑬] 중국이 이 3가지(5%, 재정, 내수)에 목을 매는 이유는? (글 :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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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5% GDP 성장에 목매는 이유

중국의 3/4분기 GDP가 4.6%로 나왔다. 이는 세계 주요국 중 인도를 빼고는 가장 높은 성장임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는 9월 말부터 인민은행, 발개위, 재정부, 주택건설부 등 전 경제 부처 장관들이 줄줄이 나서 경기 부양책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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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말에 개최된 정치국회의에서 연초 5% GDP 성장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명시적으로 내보이고 부동산 가격 하락을 막겠다는 발표도 했다. 덕분에 중국 증시는 2주일간 29%나 급등했고 부동산 거래량도 급증했다.

중국은 1분기 5.3%, 2분기 4.7%, 3분기 4.6%의 GDP 성장률을 보였고 연간으로 5%의 GDP 성장률을 달성한다면 4분기에 5.4%의 성장을 해야 한다. 중국은 도대체 왜 5% GDP 성장에 목을 매는 것일까? 이유는 고용 문제, 정부 신뢰 문제, 장기 성장 목표 달성의 3가지 문제가 달려 있기 때문이다.

사회주의국가 중국의 GDP는 고용 지표다. 중국 GDP에서 국유기업의 비중이 63%나 된다. 그래서 이익 극대화가 목표가 아닌 국유기업 중심의 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일자리, 고용이다. 중국은 GDP 1%당 고용유발계수가 240만 명 내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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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나라든 먹물 실업자가 많아지면 사회가 불안해진다. 중국은 연간 대졸자가 1,179만 명에 달한다. 따라서 연간 5%는 성장해야 5X240=1,200만 명의 대졸자를 고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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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3월 양회의에서 발표한 정부 GDP 성장 목표를 코로나가 발생한 때를 제외하고는 달성 못한 적이 없다. 그런데 2024년에는 코로나가 있는 것도 아니고 국내외적인 큰 사건이 있는 것도 아닌데 정부가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것은 정부의 대국민 신뢰도에 큰 손상을 가져온다. 특히 시진핑 3기 집권의 국정 어젠다가 다 같이 잘 살자는 "공동부유"인데 성장 목표를 달성 못한다는 것은 시진핑이 발탁한 3기 정부 관료들의 능력에 대한 의문도 생긴다.

중국은 2035년까지 2020년 GDP의 2배를 달성한다는 국가 장기 성장 목표를 발표했는데 이는 향후 15년간 연평균 4.7~4.8%의 성장을 해야 달성할 수 있는 목표다. 따라서 전반기인 2028년까지는 적어도 5% 이상의 성장을 달성해야 경제 규모가 커지는 후반기에 성장이 둔화되더라도 목표 달성이 가능하기 때문에 5% 이상의 성장 목표를 달성하려고 안간힘을 쓰는 것이다.

중국이 재정 지출 확대에 목매는 이유



중국 정부는 인민은행, 발개위, 재정부 장관들이 모두 나와 경기 부양책을 얘기했지만 지준율 인하와 금리 인하만을 구체적으로 얘기했을 뿐 재정 정책은 언급이 없었다. 그리고 서방 세계의 국회 격인 전인대 상무위가 열리면 구체적인 재정 정책의 규모를 얘기하겠다고 암시를 했다.

중국은 금융시장의 발달이 늦어 금리의 시장화가 되어 있지 않다. 서방 세계는 금리를 조정함으로써 경기를 조절하는데 중국은 다르다. 금리는 시장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보여주는 시그널이지 바로 주가나 투자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 중국은 금융에 있어서는 가격 변수보다는 수량 변수가 더 크게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중국은 연간 대출 한도를 정해놓고 이를 분기별, 월별로 배분하는 형식을 취한다. 그래서 중국은 사회 총대출의 규모가 금리보다 더 중요하다.

또한 중국은 금융시장에서 화폐 유통 속도는 0.4 수준에 불과하다. 반면 재정승수는 1.5 이상인 특징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경기 하강에 금융과 재정 정책을 동시에 쓰지만 금융 정책보다는 재정 정책에 거는 기대가 항상 더 크다.

2008년에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자 원자바오 총리는 4조 위안의 재정 지출을 통해 6%까지 추락한 성장률을 바로 13%대까지 끌어올려 불황을 넘겼다. 그러나 이번 경기 하강에 중국 행정부(국무원)가 재정 정책에 대한 언급이 없었던 이유는 중국도 국채 발행 한도가 있고 그 규모는 전인대 상무위에서 결정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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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전인대 상무위에서 국채와 지방책의 발행 한도를 정하고 이에 따라 국무원이 그 규모에 맞추어 국채와 지방채를 발행하는 시스템이다. 2023년에 설정한 한도는 이미 97%나 소진되어 더 이상 대규모 국채와 지방채를 발행할 한도가 남아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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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통상 10월의 전인대 상무위는 10월 13일~27일 사이에 열리는데 2024년에는 10월은 건너뛰고 11월 4일~8일에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미국의 대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박빙의 지지율 차를 보이고 있는 트럼프와 해리스에게 중국 때리기의 추가적인 빌미를 주지 않기 위한 꼼수다.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쓸 경우 미국은 중국의 "공급 과잉" 수출론은 크게 부각시키며 대중국 압박 정책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11월 5일 미국 대선이 끝나고 국채와 지방채의 발행 한도를 상향 조절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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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세계는 중국의 재정 정책을 통한 경기 부양 규모에 관심이 집중되어 있는 상황이다. 중국의 재정과학연구원 자아캉 연구원, 칭화대 경재관리학원 리타오쿠이 교수, 국무원 발전연구중심의 리우스진, 칭화대 텅타이 교수 4인은 이번 경기 부양 조치가 10조 위안 이상은 돼야 한다고 언급했고 사회과학원 위용딩은 20조 위안을 불렀다.

이는 2008년 정도 수준의 파격의 경기 부양책이 필요하다는 전제하에 GDP의 10%에 달하는 재정 지출을 한다면 대략 12.2조 위안이고 이미 2조 위안 내외의 국채 발행이 예정되어 있기 때문에 10조 위안 내외의 추가 재정 지출이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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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4~8일간 개최되는 전인대 상무위에서 발표할 국채 발행 한도는 그간 언론에 나온 보도를 중심으로 추정해 본다면 최저 7조 위안에서 9조 위안대의 상향 조정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대략 GDP의 5~6.7%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국채 발행의 용도는 1회성 지방정부 부채 해결에 5조 위안 이상을 지출하고 국유은행 자본 보충에 1조 위안, 안정 성장 위한 3년간 연평균 2조 위안의 특별국채, 그리고 일상적인 경기 회복용으로 1조 위안의 지출을 할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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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내수 경기 회복에 목매는 이유



세계의 공장 중국은 수출이 안 되면 망하는 나라라는 것이 서방 세계에 퍼진 일반적인 인식이다. 그러나 지금 중국 경제의 GDP에서 수출의 비중은 19% 불과하고 내수 소비의 GDP 기여도가 61%에 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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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중국 경제는 수출이 문제가 아니라 내수 소비가 문제다. 2021년부터 중국 정부의 부동산, 플랫폼 산업, 사교육업에 대한 과도한 규제가 소비 심리를 최악으로 추락시켰고, 부동산과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이 3년 만에 GDP의 45%에 달하는 금액이 공중으로 사라졌다.

역자산효과(negative wealth effect)로 인해 각종 부양책에도 소비 심리는 살아날 줄 모르고 GDP는 잠재 성장률 수준인 5%를 하회하는 수준에서 배회하고 있다. 중국 전체 경제 성장률을 소비가 떨어뜨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하단 그림에서 보면 중국은 부동산 투자와 소비가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5% 성장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소비가 늘지 않으면 수출이나 투자가 늘어도 소용없다.

중국 정부는 소비 진작을 위해 먼저 자산 시장의 정상화에 착수하면서 9월 들어 주식 부양책과 부동산 부양책을 쏟아내고 있다. 또한 직접적인 소비 진작을 위해 가전과 자동차에 대해 이구환신(以旧换新) 정책을 통해 신제품 구매 시 세금 감면 등의 우대 조치를 취하고 지방정부 단위로 소비 쿠폰을 발행해 직접 소비를 자극하는 정책을 동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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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내수 시장 경기 회복에 사활을 거는 또 다른 이유는 미국 대선이다. 박빙이긴 하지만 트럼프의 승리가 나오면 2025년에 중국은 대미 수출품에 있어 60%~100%의 추가 보복 관세를 맞을 가능성이 있다. 중국 수출의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인데 이중 대미 수출 비중은 15%이다. 60~100%의 보복 관세를 맞는다면 중국의 대미 수출은 어려워진다. 중국의 대미 수출이 전면 중단된다면 중국 GDP에 미치는 영향은 -2.8%이고 50% 감소한다면 -1.4%의 충격을 줄 수 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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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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