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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6 (수)

4년전엔 의회폭동까지 갔는데…미국대선 결과 이번에도 늦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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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EIU "미 대선 혼란으로 끝날 가능성…트럼프 4년 전처럼 '조기 승리 선언' 감행할 수도"

머니투데이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왼쪽)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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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5일(현지시간) 치른 대선은 당선인 확정까지 수일이 걸릴 수도 있다. 극심한 정치양극화로 후보 암살 시도까지 있었던 만큼, 결과가 어떻든 미국 사회는 한동안 갈등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국회의사당 폭동까지 이어졌던 2020년 대선 당시 혼란이 재현될 수 있다.

지난 2020년 대선 다음날인 11월4일 오전 2시30분 트럼프 전 대통령은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를 대동하고 백악관 연단에서 승리를 선언했다. 접전이 예상됐던 플로리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3%포인트 이상 격차로 승리한 상황이었다. 결과를 낙관할 만했지만, 아직 조지아·미시간·네바다·펜실베이니아·위스콘신 등 주요 경합지가 개표 중이라 승리를 장담하기 힘든 시점이었다.

그럼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미 내가 이겼다. 함께 일한 모든 이들과 지지자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다"며 "솔직히 우리가 이 선거에서 이겼다"고 강조했다.

당선인 확정 예측이 나온 것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 선언으로부터 이틀이 더 지난 11월6일이었다. 이날 오전 8시50분쯤 선거예측업체 디시전데스크HQ가 조 바이든 대통령이 펜실베이니아 선거인단 20명(당시 기준)을 차지, 당선을 확정지었다고 최초 보도했다. 당시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우편투표 참가자가 6564만명에 달해 개표에 시간이 걸린 데다, 우편투표 개표 결과가 뒤에 나오면서 표 차이가 적은 경합주에서 바이든이 잇따라 역전승을 거뒀다. 바이든은 펜실베이니아에서 1.2%포인트, 위스콘신 0.6%포인트, 조지아 0.3%포인트 차이로 트럼프에 승리했다.

당시 보도 다음 날(선거 나흘 뒤) 대다수 언론이 바이든 대통령의 당선을 확실시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직 선거가 끝나지 않았다"며 "재검표가 필요한 경합주는 물론 어떤 주도 바이든을 승자로 공식 인증하지 않았다"고 했다. 당시 더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결과에 불복할 것이란 예상은 사실이었다"라고 평했다.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 인사들은 전국 각지에서 선거 불복을 주장하며 소송전을 벌였지만 결과를 뒤집지는 못했다. 그해 12월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연방대법원 청사와 국회의사당, 법무부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잭 스미스 특검 수사결과 따르면 이때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마이크 펜스 당시 부통령을 설득, 선거 결과 인증 절차를 방해하려 했으나 펜스 부통령 거부로 무산됐다.

이듬해 1월6일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미국을 구하라'는 구호를 걸고 국회의사당 앞에 다시 모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들 앞에 나와 "언론이 선거를 조작했다"며 "싸우지 않는다면 더 이상 미국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지지자들은 국회의사당으로 난입, 경찰을 폭행하고 청사를 점거했다. 현재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사건을 선동한 혐의로 재판 중이다.

이코노미스트인텔리전스유닛(EIU)은 1일 기사에서 "여론조사에서 나타나는 (지지율) 교착 상태와 선거에 대한 회의감, 정치양극화, 최근의 정치폭력 등 요인으로 올해 미국 대선은 혼란 속에 끝날 가능성이 높다"며 "극심한 양극화로 인해 선거 결과에 대한 불만이 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2021년 의사당 습격 사건이라는 선례가 있다"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해 세 번이나 암살 시도(의심 사례 포함)가 있었을 정도로 갈등이 고조된 만큼, 더 큰 혼란이 우려된다는 취지다.

EIU는 "접전지 경쟁이 치열한 데다 투표 집계가 늦어질 수 있어 선거일에 승자가 가려질 가능성은 낮다"고 했다. 승부가 박빙이라 승패를 가리려면 우편투표까지 전부 개표해야 할 것으로 보이는데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애리조나 등 주요 경합지 우편투표 개표가 완료되려면 투표일로부터 며칠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중 펜실베이니아와 위스콘신은 주 규정상 투표 당일 오전 7시 이전까지는 접수된 우편투표의 개표 준비(인증 및 봉투 개봉 등 사전작업)를 할 수 없다.

EIU는 "(승자가 가려지기 전까지) 2020년처럼 유권자 불신과 음모론이 일어날 것"이라며 "트럼프가 2020년처럼 조기에 승리 선언을 한 뒤 패한다면 불확실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 아마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같은 행동을 반복할 것"이라고 했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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