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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6 (수)

윤 기자회견 기대 반 불안 반…"박절하지 못해서" 수준 벗어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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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신년 대담·4월 담화·8월 기자회견·10월 면담 잇단 실기

정국 반전 마지막 기회?…"반드시 국민 눈높이 맞아야"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청사 브리핑룸에서 열린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8.29/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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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 = 김건희 여사 논란으로 취임 후 최대 위기에 직면한 윤석열 대통령은 오는 7일 기자회견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올해 들어서만 김 여사 문제를 비롯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의 갈등을 해소할 몇 차례의 기회를 맞았지만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발언과 해명으로 오히려 논란만 더했다는 지적이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이번 기자회견이 단순히 설명이 아닌 국민이 듣고 싶어 하는 얘기를 소상히 전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앞선 실기가 이어질 경우 국면 전환은커녕 여당으로부터도 외면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윤 대통령이 앞선 몇 차례의 입장 표명과 달리 70일만에 다시 기자회견 단상에 서서 진솔한 사과를 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당 내부에서도 이번이 지지율 하락과 야당의 탄핵 압박을 벗어날 마지막 정국 반전의 기회로 보고, 자화자찬이 아닌 진솔한 사과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 여사 명품가방 논란에 "박절(迫切)하지 못해"만 남긴 2월 신년 대담

올해 초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4월 총선을 앞두고 불거진 김 여사 논란을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이런 상황에서 윤 대통령은 KBS와 신념 대담을 통해 처음 명품가방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당시 윤 대통령은 명품가방을 김 여사에게 선물한 최재영 목사에 대해 "아버지와 동향이고 친분을 얘기하면서 왔다. 제가 볼 때는 거기에다가 저도 마찬가지고 대통령 부인이 누구한테 박절하게 대하기는 참 어렵다"고 했다.

총선을 앞두고 국면전환에 나선 윤 대통령의 입에 정치권의 시선이 쏠렸지만 야당은 물론 여당 내부에서도 아쉽다는 반응이 나왔다.

당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평가는 국민이 하는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윤 대통령의 이런 입장 표명에 김 여사 논란은 1차 소명 기회를 잃고 11월 현재까지 불씨를 이어가게 됐다.

4월 '51분 대국민 담화' 질의응답 없는 자화자찬…8월 기자회견에서도 반복

윤 대통령의 4월 51분의 대국민 담화는 자화자찬이라는 혹평을 받았다. 당시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을 두고 정부와 정치권, 의료계가 충돌하면서 의료 대란 우려가 터져 나오는 등 총선 직전 민심은 악화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담화 대부분을 정부 개혁안에 반대하는 의료계의 주장을 반박하고 의대 증원 2000명 산출 근거를 설명하는 데 할애했다.

당시 국민이 원하는 것은 의료 개혁에 대한 정부의 과학적 근거가 아닌 '안심'이었지만 윤 대통령의 인식은 이와 완전히 동떨어졌다. 윤 대통령의 담화로 정권 심판론을 가라앉혀야 한다는 여당 총선 후보들은 실망감을 드러냈다.

8월 기자회견에서도 화두는 의료개혁이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의정갈등 조정자를 자처하며 정부의 의대 증원 축소를 요구하며 당정 갈등은 극에 달했다.

그럼에도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에 앞선 국정브리핑에만 41분을 할애해 4대 개혁 완수 의지만 강조했다. 또 기자회견에서는 "당정 간에 전혀 문제가 없다"며 윤한 갈등설을 일축하는 한편, 의대 증원은 합리적 추계에 따른 것이라는 기존의 입장을 거듭 반복했다.

김 여사 명품가방 수수 의혹과 관련한 검찰의 '황제소환' 논란에 대해서도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 사례를 들며 방어하는 데 치중했다.

결국 한 대표와 갈등설은 지속, 10월 윤-한 면담으로 이어지며 당정 갈등은 지속됐다.

10월, 한동훈 대표와 면담…김건희 벽에 막혀 각자 하고 싶은 말만

지난달 윤 대통령은 한 대표와 1시간 20분간 면담을 했다. 애초 한 대표가 원한 독대가 아닌 정진석 비서실장이 배석하는 면담으로 진행됐지만 이마저도 양측은 각자 할 말만 하고 등을 돌렸다.

특히 김건희 여사 특검법 이탈표를 두고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제 갈 길을 가겠다는 뜻만 주고받았다.

한 대표는 "그동안 수십 명을 설득해서 (특검법 통과를) 막았는데 여론이 자꾸 악화되면 이게 잘못될까 봐 걱정이 된다"고 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우리 당 의원들이 지금까지 잘 막아줘서 고맙다"면서도 "만약 생각이 바뀌어서 야당 입장을 취하게 된다면 그런 나로서도 방법이 없지 않냐"고 했다.

이를 두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정치가 뒷골목 패싸움 같다"는 지적을 하기도 했다.

70일 만에 다시 기자회견 단상…"자화자찬 아닌 진솔한 사과 필요"

윤 대통령도 일단 현재 상황에 대한 심각성은 인지하고 있다.

그동안 대통령실에서는 윤 대통령이 순방 일정을 마치고 이달 말 기자회견을 통해 입장을 밝힌 것이라고 봤지만 대통령은 지난 4일 밤늦게 기자회견 소식을 전했다.

참모진들의 건의에 이어 여당 원내대표가 직접 윤 대통령과 만나 기자회견을 앞당겨 달라는 당내 의견을 전했다. 윤 대통령도 이를 흔쾌히 수락했다고 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기자회견 수위와 관련해 "필요한 부분은 다 담아내야 하지 않겠냐"고 말하는 등 당 안팎의 의견을 모두 수렴하고 있는 분위기다.

대통령실도 시간 제한 없는 끝장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든 현안에 대한 무제한 질문을 받고 윤 대통령이 이에 대해 끝까지 대답해 각종 의혹을 모두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대통령실은 내부적으로 윤 대통령이 이번 기자회견에서 국민적 관심도가 큰 사안들에 관해 제한 없이 모든 질문에 소상히 답변하는 시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이번 기자회견이 앞선 대담이나 기자회견과 같은 자화자찬식으로 그칠 경우 후폭풍만 커질 것이라며 진솔한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한동훈 대표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담화가 되길 기대한다. 반드시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종혁 최고위원은 라디오 방송에서 "자화자찬적인 메시지는 하시면 안 될 것 같다"며 "국민들에 대한 진솔한 사과가 필요하다.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지 않으냐는 얘기를 국민들이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했다.

jr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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