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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한강서 머리·팔다리 없는 몸통 시신 떠올라…범인은 모텔 종업원[뉴스속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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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토막살인' 피의자 장대호가 2019년 8월21일 경기 고양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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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5년 전인 2019년 11월 5일 '한강 몸통 시신 사건'의 범인 장대호에게 법원은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법원은 이례적으로 "가석방이 결코 허용될 수 없는 무기징역"이라고 못 박았다. 사형을 선고하지는 못했지만 사실상 사형과 동등한 형벌을 집행한다는 의미다.

수사 과정이나 재판에서도 반성하지 않던 그는 이날 카메라를 향해 웃으며 손을 흔드는 여유를 보였다.


한강에서 머리·팔다리 없는 몸통 시신 발견

'한강 몸통 시신' 사건이 알려진 것은 이로부터 약 3개월 전인 같은 해 8월 12일이다. 경기도 고양시 한강 마곡철교 남단 부근에서 표류 중인 몸통 시신이 발견됐다. 머리와 팔다리가 없는 남성의 알몸 몸통이었다.

나흘 뒤인 8월 16일에는 행주대교 남단 물가에서 오른쪽 팔 부위 사체가 발견됐다. 이어 다음날인 8월 17일 한강 방화대교 남단에서 피해자의 머리로 추정되는 사체 부분이 발견됐다.

이날 장대호는 자신의 범행이라며 자수했다. 장 씨는 피해자가 마지막으로 투숙한 모텔의 종업원. 경찰은 이전부터 그를 용의자 중 한 사람으로 의심하던 차였다. 경찰은 당일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다음 날인 18일 법원에서 영장이 발부됐다.


모텔 종업원이 투숙객 살해…"시비 걸어 죽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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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토막살인 사건' 피의자 장대호를 실은 경찰 호송차가 경기 고양시 의정부지방검찰청 고양지청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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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이 발생한 것은 사체가 발견된 지 4일 전인 2019년 8월 8일이었다. 장 씨는 서울 구로구 구로동 모텔의 투숙객으로 온 피해자 30대 이 씨가 반말을 하고 배를 주먹으로 4번 치는 등 시비를 걸고, 4만원 숙박비 중 3만원만 내겠다고 하다가 후불로 내겠다며 결국 돈을 내지 않고 투숙하자 화가 나 살의를 품었다.

장 씨는 이후 2시간 동안 카운터와 자신의 방을 오가며 분을 삭이다 결국 참지 못하고 범행을 저질렀다. 공구함에 있던 대형 망치를 들고 마스터키를 이용해 객실로 쳐들어가 잠들어 있던 이 씨를 공격한 것. 그리고 4일에 걸쳐 시신을 팔, 다리, 몸통, 머리 부분을 따로 토막 내 한강에 유기했다.

당시 상황은 장 씨의 진술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장 씨가 자수하기 전 CCTV를 삭제했고 복원에서 실패했기 때문. 이날 피해자 이 씨를 모텔까지 태워준 택시 기사는 "만취 상태였지만 반말을 하지는 않았고 택시비 잔돈까지 챙겨줬다"고 진술했다.


"또 그러면 또 죽인다" 호송 중 돌발 발언

장 씨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피해자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다음 생에 또 그러면 너 나한테 또 죽어"라고 돌발 발언을 했다. 경찰은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신상 공개 심의위원회를 열고 8월 20일 1980년생(당시 39세) 장대호의 얼굴, 나이, 성별, 이름 등을 공개했다.

그는 신상 공개 처분에도 "흉악범이 양아치를 죽인 사건이다" "나쁜 놈이 나쁜 놈을 죽인 일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상대방이 죽을 짓을 했기 때문에 반성하지 않는다" "유족에게 미안하지 않다" 등 돌발 발언을 이어갔다. 이야기 도중 호송 경찰이 발언을 제지하자 "왜 말을 못 하게 막냐"고 따지기도 했다.

피해자 이 씨는 중국 조선족 출신으로, 대한민국으로 귀화했고 사망 당시 만 33세였다. 아내와 당시 5살이었던 어린 아들도 있었다. 아내는 둘째를 임신 중이었지만 사고 소식을 알고 충격을 받는 바람에 유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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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텔 손님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한강에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장대호가 경기 고양경찰서로 조사를 받기 위해 이송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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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 강조 "이례적"


2019년 10월 8일, 장 씨는 첫 재판에서 모든 혐의를 인정했으며 피해자가 먼저 자신을 때리고 시비를 걸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장 씨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이후 한 달 뒤인 11월 4일, 법원은 장대호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판결 당시 법원은 '가석방이 결코 허용될 수 없는 무기징역임을 분명하게 밝혀둔다'고 언급했다. 해당 언급이 가석방 심사 과정에서 법적 구속력을 갖는 것은 아니지만 재판부도 장 씨에 대한 엄벌의 필요성을 통감했다는 의미로 읽힌다.

11월 19일, 장대호는 사형을 선고받기 위해 항소했고 이듬해 3월 19일, 2심에서 검찰이 또다시 사형을 구형, 4월 16일에는 2심 판결도 무기징역으로 확정됐다. 장 씨가 상고했으나 7월 29일 대법원이 기각하면서 형이 확정됐다.

이소은 기자 luckyss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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