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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악관
미국 대선이 초박빙 구도로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2020년 대선 직후 의사당 난입 사건과 같은 폭력 사태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보호 조치도 이례적인 수준으로 격상되고 있습니다.
투·개표소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비상 버튼을 나눠주거나 감시용 드론을 띄우는 것은 물론이고, 방탄유리와 방탄조끼가 등장한 데 이어 일부에서는 저격수를 배치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습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3일(현지시간) 불안해하는 유권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선거 관리 당국은 선거일과 그 이후의 폭력이나 혼란에 대응하기 위한 전례 없는 보안 시나리오를 홍보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경합주 중 하나인 애리조나의 마리코파 카운티 치안 당국은 선거 기간 최대 200명을 투입해 24시간 투표소를 감시할 방침입니다.
이러한 인원은 2020년 이전보다 4배 이상 증가한 규모입니다.
당국은 이 기간 응급 요원들의 휴가를 불허했고, 필요시 투표소 등 옥상에 저격수를 배치하는 방안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마리코파 카운티에 포함된 애리조나주 최대 도시 피닉스 도심의 개표소는 감시용 드론까지 동원해 요새처럼 보호되고 있습니다.
다른 주 상황도 비슷합니다.
미국 전역 수백 곳의 선거 관리 사무소가 방탄유리와 강철 문, 각종 감시장비로 보호받고 있습니다.
투·개표가 순조롭게 진행되더라도 안심하기는 이릅니다.
선거인단이 따로 모여 투표 결과대로 대통령을 선출하는 과정 등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경합주 중 하나인 조지아는 주 의사당 주변에 보안 펜스를 설치했고, 애리조나도 주요 시설 출입문과 감시 장비를 보완했습니다.
애리조나주의 투표 결과를 인증하는 책임자인 주 국무장관은 공격 가능성에 대비해 방탄조끼를 착용하고 있다고 WP는 전했습니다.
워싱턴 DC의 정부 기관들 주변에도 펜스가 설치됐습니다.
비밀경호국은 이날 백악관과 재무부, 인근 라파예트 광장 등의 주변에 2.5m 높이의 금속 분리대를 세웠습니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거주지에도 같은 조치를 했습니다.
의회의사당 주변에도 역시 '건너지 마시오'라는 안내문과 함께 장벽이 설치됐습니다.
이에 더해 해리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투표 당일 저녁 개표 현황을 지켜볼 장소로 알려진 워싱턴DC 하워드 대학과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 컨벤션 센터에도 보안 강화를 위한 시설물들이 설치됐습니다.
이처럼 미국 선거 당국이 초긴장 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지난 2020년 대선 이후 벌어진 폭력 사태의 악몽 때문입니다.
4년 전 대선에서 패배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극렬 지지자들은 선거 결과에 불복해 2021년 1월 6일 의사당에 난입해 미국 사회에 큰 충격을 줬습니다.
현재의 조치들이 과도하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법률에 따른 민권 변호사 위원회' 데이먼 휴잇 집행이사는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협이 있지만 마찬가지로 (과하게) 상당한 경계와 보호 조치가 이뤄지고 있다"며 "이 정도일 필요는 없고, 어떤 것도 일상적인 것이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정다은 기자 da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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