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가운데) 국민의힘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11.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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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10%대로 떨어지자 친윤(친윤석열)계와 친한(친한동훈)계가 팽팽하게 맞서던 국민의힘 지도부도 흔들리는 분위기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친한계 최고위원들은 한동훈 대표와 함께 윤 대통령의 쇄신을 촉구하는 반면 친윤계 최고위원들은 ‘침묵’과 ‘단일대오’로 입장을 갈음했다.
친한계 장동혁 최고위원은 “정치브로커 한 사람에게 휘둘려 정치가 길을 잃고, 그가 내뱉은 말의 조각들을 붙잡고 휘청거리고 있다”며 “지금의 정치는 국민이 아니라 자기 진영과 자기 사람들만 지키기 위한 싸움이 되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잘못을 인정하면 용서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민심의 역풍을 이기는 방법은 국민께 겸손해지는 것이다. 국민의 목소리를 따를 때다”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친한계 김종혁 최고위원은 “이제 솔직해져야 한다”며 “대통령 지지도가 10%가 떨어지고 반대가 70%를 넘는 이 끔찍한 현실을 언제까지 모른 체할 거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우리 당 중진들께서 주장하시는 대로, 혹은 시도지사협의회가 강조하는 대로 용산 대통령실에서 어떤 악재가 터져 나오든 당정갈등이 외부에 표출되지 않도록 입을 다물고 있으면 문제가 해결되냐”고 덧붙였다.
김 최고위원은 “대통령실에 대해 쓴소리를 계속하는 이유는 바뀌지 않으면 모두가 공멸하는 것”이라며 “현실을 회피하고 비겁한 변명만을 늘어놓다가 국민들로부터 버림받을 것인지 아니면 현실을 직시하고 용기를 내서 변화와 쇄신을 해낼 것인지 이제는 선택해야 한다”고 했다.
친윤계 추경호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국정운영의 무한한 책임을 지는 집권여당”이라며 “국민 여러분의 기대와 성원에 미치지 못한 점들을 깊이 성찰하면서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당정이 국민의 신뢰를 되찾을 수 있도록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는 1일 윤 대통령과 정치브로커 명태균 씨의 통화 녹음 내용에 대해 “법률적으로 문제없는 부분”이라고 했던 것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추 원내대표는 3일 기자간담회에선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10%대로 떨어진 데 대해 “굉장히 무겁고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
친윤계 김재원 최고위원도 이날 보수진영의 단일대오를 강조하면서도 “지금은 국면전환을 위해서 해서는 뭐든지 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 최고위원은 “시간이 지나면 점점 더 강력한 조치를 해야 할지 모른다”며 “지금은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할 시기라고 본다. 어떤 조치를 할 것인지 이미 많은 제안이 있으리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간 당정갈등을 강조해왔던 인요한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늘 저는 따로 드릴 말씀이 없다”며 발언하지 않았다.
다만 친윤계 김민전 최고위원은 “똘똘 뭉치는 것, 그것을 바탕으로 해서 쇄신하고 국민을 설득하는 것이 임기 후반부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1일 공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 긍정평가는 19%로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9∼31일 전국 만 18살 이상 1005명을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응답률 11.1%),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 긍정평가는 19%, 부정평가는 72%였다.
이날 공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도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 가장 낮은 지지율을 받아들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천516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0%포인트, 응답률 3.0%)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 긍정 평가는 22.4%였다. 일주일 전 조사보다 2.2%포인트 내렸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투데이/이난희 기자 (nancho0907@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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