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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11·5 미국 대통령 선거를 사흘 앞둔 2일(현지시간)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나란히 '선벨트'(일조량이 많은 미국 남부 주들) 경합주에서 표심 공략에 나섰습니다.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서 선거인단 16명씩 배정된 남부의 조지아주와 노스캐롤라이나주 등에서 유세하며 상대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에 날을 세웠습니다.
해리스 부통령은 조지아 최대도시인 애틀랜타에서 행한 유세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점점 불안정해지고, 복수에 집착하고, 불만에 사로잡혀 있다"며 "견제받지 않는 권력을 위해 나선 사람"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어 "도널드 트럼프는 (당선되면) 백악관 집무실에 정적 명단을 들고 들어갈 것"이라며 "내가 당선되면 나는 여러분들을 위해 할 일의 목록을 들고 들어갈 것인데, 물가 낮추기가 목록 최상위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노스캐롤라이나주 개스토니아에서 열린 유세에서 "카멀라(해리스 부통령)는 비전이 없고, 아이디어도 없으며, 해법도 없다"면서 "그가 하는 이야기는 '도널드 트럼프'(트럼프에 대한 비판)뿐"이라고 꼬집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어 "카멀라는 경제에 대한 이해가 아이 수준에 불과하다"며 "당신은 일자리와 집, 연금을 잃고 싶으냐"라고 말했고, "카멀라 해리스가 러시아나 중국에게 전쟁을 못 하도록 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느냐"라고 반문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두 번째 유세였던 버지니아주 세일럼 유세에서 "카멀라가 이기면 여러분들은 1929년과 유사한 경제공황에 바짝 다가서게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함께 두 후보는 낙태권(해리스), 불법입국(트럼프) 등 각자 '승리 카드'로 생각하는 이슈와 관련해 자신과 상대의 입장을 대조하며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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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부통령은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의 이날 두 번째 유세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방 차원에서 낙태권을 인정한 '로 대 웨이드' 판례를 뒤집기 위해 재임 중 보수 성향 대법관 3명을 연달아 임명한 것을 기억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로 대 웨이드 판례 폐기로) 지금 미국에서 여성 3명 중 1명은 '트럼프 발 낙태 금지'가 적용되는 주에 거주한다"며 "노스캐롤라이나도 그에 포함된다"고 소개한 뒤 "그는 (당선되면) 전국적으로 낙태를 금지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낙태 허용 여부를 각 주의 결정 사항으로 넘기겠다는 입장이나 그가 집권하면 그 약속을 지키지 않고, 연방 차원에서 낙태를 금지시킬 것이라는 주장이었습니다.
여기에 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노스캐롤라이나 그린스보로에서 진행한 이날 세 번째 유세에서 "(자국에서) 살인으로 유죄 선고를 받은 1만3천 명 이상의 불법이민자가 국경에서 붙잡힌 뒤 미국으로 유입됐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대선에서 이겨) 취임하면 첫날 미국 역대 최대 규모의 (불법체류 중인 외국인) 범죄자 추방에 착수할 것"이라며 "나는 침략당하고 정복당한 모든 도시와 마을을 구해낼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날 해리스 부통령은 조지아와 노스캐롤라이나에서 각각 유세를 진행했습니다.
노스캐롤라이나 샬럿에서의 유세 때는 유명 가수 존 본 조비와 배우 케리 워싱턴이 동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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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전 대통령은 노스캐롤라이나에서 2건의 유세를 소화했고, 두 유세 사이에 민주당 우세 주(州)인 버지니아주에서도 유세하는 등 한번에 1시간 30분 가까운 연설을 3차례나 하는 강행군을 했습니다.
두 사람이 이날 나란히 노스캐롤라이나를 거쳐 가면서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타맥 공항을 잇달아 사용했습니다.
조지아주는 1996년부터 2016년까지 공화당 대선 후보에게 6연승을 안겼지만 2020년 대선에서 0.2%포인트 차로 민주당 후보였던 조 바이든 대통령의 손을 들어주면서 민주당에는 남부 경합주 공략의 교두보가 된 곳입니다.
노스캐롤라이나주는 2012년부터 2020년 대선까지 공화당 후보가 3연승(2016, 2020년 트럼프 승리) 한데다, 선거 구도가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간 대결이었을 때 트럼프가 다소 여유 있는 리드를 구가한 곳이었습니다.
그러나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후보로 나선 이후 노스캐롤라이나에서 무섭게 치고 올라감으로써 이곳은 경합주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은 박빙 구도로 재편됐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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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최대 경합주(선거인단 19명)인 펜실베이니아주를 방문해 자신의 고향인 스크랜턴에서 연설하며 해리스 부통령을 위한 지원 사격에 나섰습니다.
이런 가운데, 공화당 우세주인 아이오와에서 유력 현지 매체인 디모인레지스터가 지난달 28∼31일 실시한 주내 여론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 47% 대 44%로 오차범위(± 3.4% 포인트)내 우위를 보였습니다.
아이오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6년과 2020년 대선 때 낙승했던 주이며, 트럼프는 9월 디모인레지스터 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에 4% 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난 바 있습니다.
디모인레지스터는 여성, 특히 고령이거나 정치적으로 중도 성향인 여성 유권자들이 막판 해리스 쪽으로 쏠리고 있는데 따른 결과라고 분석했습니다.
한편 이날 유세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해리스 부통령은 공화당 소속인 마이크 존슨 연방 하원의장이 전날 바이든 행정부 중요 입법 성과인 반도체법이 폐지될 수 있다는 취지로 발언한 데 대해 "미국 제조업에 계속 투자하는 것이 내 계획이자 의향"이라며 비판했다고 AP통신이 전했습니다.
이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인텔 등 국내외 반도체 제조사들에 보조금을 제공함으로써 미국 내 생산시설 확장을 유도하는 반도체법의 취지를 강조하며, 계속 시행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됐습니다.
존슨 의장은 1일 뉴욕주 시러큐스에서 열린 공화당 브랜던 윌리엄스 하원의원 지원 행사에서 공화당이 5일 대선 및 의회 선거에서 백악관과 의회를 모두 가져가면 반도체법을 폐지하겠느냐는 질문에 "난 우리가 아마 그렇게 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답했다가 추후 "반도체법은 폐지 대상이 아니다"라며 발언을 정정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이종훈 기자 whybe0419@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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