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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0 (화)

[인터뷰]'정의선 야심작' 타스만은 어떻게 만들어졌나…카림 하비브 기아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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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글로벌디자인담당 카림 하비브 부사장. 사진=기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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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글로벌디자인담당 카림 하비브 부사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기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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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다정 기자]

기아가 '타스만'을 앞세워 '460조원 규모' 글로벌 픽업트럭 시장을 정조준한다. 무려 4년이 넘는 개발 기간 동안 국내는 물론 미국·스웨덴·호주·중동까지 총 1만8000회 이상 극한의 시험을 거쳤을 만큼 단단히 칼을 갈고 나왔다.

기아가 픽업트럭의 불모지에서 브랜드 최초의 픽업트럭을 출시하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가 예상된다. 특히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국내외 픽업트럭을 제치고 깐깐한 고객들을 사로잡을 한눈에 차별화된 디자인적 요소에 대한 고민도 깊었으리라 생각된다.

이에 역사적인 타스만 최초 공개 당일, '2024 사우디 제다 모터쇼'에서 카림 하비브(Karim Habib) 기아글로벌디자인담당 부사장을 만나 타스만 개발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카림 부사장은 "전체 개발 과정이 굉장히 재밌었다"며 "픽업트럭은 시장에서 요구하는 것도 많고, 충성 고객과 경쟁자들도 많아 개발 과정에서 배울 점이 많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첫 픽업트럭이고 시장 신규진입자이다 보니 (디자인적으로) 차별화된 상품을 제공하는 동시에 픽업트럭으로서 사용자들이 수용하고 인정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특히 타스만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출시 준비 과정을 직접 챙긴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정의선 야심작'으로 기대를 모았다.

실제로 이번 개발 과정에서 송호성 기아 사장은 물론 정의선 회장까지 모든 경영진이 굳은 신뢰를 보여줬다는 후문이다.

그는 "정 회장이나 송 사장 모두 디자인센터에 많은 신뢰를 주고, 이루고자 하는 바에 대해 매우 경청해준다"며 "때로는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라거나, 어떤 것이 더 추가되면 좋겠다 등의 제안을 많이 한다"고 전했다.

카림 부사장은 2019년 기아디자인센터장으로 영입된 이후 현재까지 기아에서 개발하는 모든 차의 내·외장 디자인, 컬러, 소재 등 전 영역에 걸쳐 디자인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자신만의 독특한 디자인 방향성을 유지하면서도 브랜드 정체성을 효과적으로 표현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이번 타스만 개발 과정에서도 기아의 브랜드 가치를 전달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했다. 현대차그룹의 첫 픽업트럭이 아닌 '기아' 브랜드 고유의 특징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이다.

카림 부사장은 "영감의 기초가 되는 첫 번째는 브랜드 가치"라며 "기아는 봉고 등 특수 목적 차량을 개발해 온 긴 역사가 있기 때문에 타스만이 기아의 가치와 캐릭터를 잘 나타낸다"고 부연했다

타스만이 디자인적으로 중점을 둔 것은 '전통성'이다. 시장 신규 진입자로서 픽업트럭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정직한 픽업을 만드는데 중요성을 뒀다. 박스형 외관은 픽업트럭만의 강인한 이미지를 그대로 보여준다.

그는 "타스만 스케치를 보면 '엔진·승객실·적재함' 세 가지 박스를 볼 수 있다"며 "측면과 위에서 보면 뚜렷하게 구분되는데, 우리의 영감은 세 가지 박스의 총합이었다"고 말했다.

실내 디자인적으로는 승객 편의성에 집중했다. 중형 픽업 특성상 뒤로 기울이기 어려운 2열 시트에 동급 최초로 슬라이딩 연동 리클라이닝 기능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또 컵 홀더와 콘솔은 물론 시트 아래 공간 확보까지 사용자 편의성에 중점을 뒀다.

그는 "레그룸은 동급 최고 수준이며, 2열 시트도 뒤로 젖힐 수 있어 장거리 주행에 좋다"며 "뒷자리 시트 바닥을 들어 올리면 하단에 컨테이너 적재 공간을 마련하는 등 사용자 편의성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타스만은 간결한 디자인으로 픽업트럭의 전통성을 살리면서도 한 끗 다른 디테일로 기아만의 디자인 혁신도 놓치지 않았다. 특히 최근 쏘렌토·카니발 등 SUV 모델의 전면부 그릴 비중이 커지는 것과 달리 타스만의 그릴은 몸집 대비 비중이 크지 않다.

이에 대해 카림 부사장은 "픽업트럭 특유의 강력한 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전면부 그릴을 크게 만드는 손쉬운 방법도 있었지만, 단순히 화난 인상보다 강인한 인상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며 "그릴을 더 크게 만드는 것보다 전면부의 볼륨을 더 크게 보이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디자인 목표였다"고 강조했다.

타스만은 전면부 그릴을 축소한 대신 펜더 디자인으로 오프로드 특유의 감성을 살렸다.

그는 "전통적으로는 픽업에서 펜더는 휠을 둥글게 감싸고 있는데 우리는 조금 더 수평적인 구조 디자인을 원했고, 휠에 조금 더 많은 공간을 줘 오프로드적인 면을 더 강조했다"며 "또 헤드램프, 연료 캡과 외부 적재 공간을 모두 결합함으로써 유틸리티를 강조했다"고 부연했다.

김다정 기자 dd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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