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전라북도 군산시에는 간척사업과 미군 기지 확장으로 사라진 마을이 있는데요.
지난 목요일, 6백 년 가까이 이 마을을 지켜온 팽나무 한 그루가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습니다.
마을은 사라졌지만 홀로 남아 역사의 증인이 된 팽나무와 그 나무를 지켜 역사를 기억하자는 사람들, 이종혁 영상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리포트 ▶
"친구였고 놀이터였고 올라 다니고 그네 매고‥오래오래 살아계시니까 참 좋네요."
"안녕하셨습니까? 할아버지 팽나무님"
이 마을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낸 할아버지에게 고향에 대한 기억을 떠오르게 하는 건 팽나무 한 그루뿐입니다.
[여정진/하제마을 출신]
"태어난 곳도 이곳이고 탯줄도 여기에 묻은 데예요. 70년을 넘어서 와보니까 세월이 그냥 무심하네요."
600여 년 한자리를 지켜온 팽나무에는 우리 삶이 깊이 새겨져 있습니다.
"(하제마을은) 사람이 살지 않던 섬이었습니다. 어부들이 배를 묶었던 흔적이 남아 있는 나무입니다."
일제강점기의 아픔도 팽나무는 목격했습니다.
"일본에 의한 간척공사들이 이루어지면서 한국의 농민들이 많은 노동력을 착취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농지를 약속한 대로 주지도 않았었고"
해방 이후 팽나무는 마을 주민들의 기쁨도 함께했습니다.
[서춘길/하제마을 주민]
"노랑조개, 꼬막 뭐 안 난 것이 없어요. 그때만 해도 사람들이 바글바글했어요. 개가 만 원짜리를 물고 다닐 정도로 벌이가 좋은 곳이 이 지역이었어요."
사람들의 기쁨과 슬픔을 함께했던 팽나무
"조선시대 일제강점기 그리고 한국전쟁 시기 현대의 우리까지 군산의 삶과 군산의 역사와 함께한 나무입니다. 생물학적으로도 중요하지만 대한민국의 역사 속에 같이 있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마을 사람들은 모두 떠났지만 팽나무만은 지키기 위해 시민들과 지자체는 발 벗고 나섰고 지난 금요일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습니다.
600여 년 마을을 지키며 사람들과 희로애락을 함께한 팽나무가 더 오랜 시간 우리 곁에 머물게 됐습니다.
"아들딸 손자들이 팽나무를 보면서 여기가 아버지 놀이터였다. 앞으로도 600년을 더 살아 있었으면…"
취재·구성: 이종혁 / AD: 강로이 / 취재지원: 최인욱 / 디자인: 엄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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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구성: 이종혁 이종혁 기자(hyouk@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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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 군산시에는 간척사업과 미군 기지 확장으로 사라진 마을이 있는데요.
지난 목요일, 6백 년 가까이 이 마을을 지켜온 팽나무 한 그루가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습니다.
마을은 사라졌지만 홀로 남아 역사의 증인이 된 팽나무와 그 나무를 지켜 역사를 기억하자는 사람들, 이종혁 영상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리포트 ▶
"친구였고 놀이터였고 올라 다니고 그네 매고‥오래오래 살아계시니까 참 좋네요."
군산 선연리 끝자락에 위치한 하제마을
"안녕하셨습니까? 할아버지 팽나무님"
이 마을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낸 할아버지에게 고향에 대한 기억을 떠오르게 하는 건 팽나무 한 그루뿐입니다.
[여정진/하제마을 출신]
"태어난 곳도 이곳이고 탯줄도 여기에 묻은 데예요. 70년을 넘어서 와보니까 세월이 그냥 무심하네요."
마을 바로 옆 미 공군 기지의 탄약고가 확장되고 새만금 개발로 바닷길이 막히면서 어업에 종사하던 이천 명이 넘는 주민들은 마을을 떠나야 했습니다.
600여 년 한자리를 지켜온 팽나무에는 우리 삶이 깊이 새겨져 있습니다.
"(하제마을은) 사람이 살지 않던 섬이었습니다. 어부들이 배를 묶었던 흔적이 남아 있는 나무입니다."
일제강점기의 아픔도 팽나무는 목격했습니다.
[구중서/평화바람 활동가]
"일본에 의한 간척공사들이 이루어지면서 한국의 농민들이 많은 노동력을 착취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농지를 약속한 대로 주지도 않았었고"
해방 이후 팽나무는 마을 주민들의 기쁨도 함께했습니다.
[서춘길/하제마을 주민]
"노랑조개, 꼬막 뭐 안 난 것이 없어요. 그때만 해도 사람들이 바글바글했어요. 개가 만 원짜리를 물고 다닐 정도로 벌이가 좋은 곳이 이 지역이었어요."
사람들의 기쁨과 슬픔을 함께했던 팽나무
[나병호/군산시 학예연구사]
"조선시대 일제강점기 그리고 한국전쟁 시기 현대의 우리까지 군산의 삶과 군산의 역사와 함께한 나무입니다. 생물학적으로도 중요하지만 대한민국의 역사 속에 같이 있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마을 사람들은 모두 떠났지만 팽나무만은 지키기 위해 시민들과 지자체는 발 벗고 나섰고 지난 금요일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습니다.
600여 년 마을을 지키며 사람들과 희로애락을 함께한 팽나무가 더 오랜 시간 우리 곁에 머물게 됐습니다.
"아들딸 손자들이 팽나무를 보면서 여기가 아버지 놀이터였다. 앞으로도 600년을 더 살아 있었으면…"
취재·구성: 이종혁 / AD: 강로이 / 취재지원: 최인욱 / 디자인: 엄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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