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27 (금)

병사월급 200만원 시대…군심 잡은 군돌이, 투심도 잡았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이주의 핫딜]군생활 관리 플랫폼 군돌이, 5억원 안팎 시드 투자 유치

[편집자주] 벤처·스타트업 투자흐름을 쫓아가면 미래산업과 기업들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한 주간 발생한 벤처·스타트업 투자건수 중 가장 주목받은 사례를 집중 분석합니다.

머니투데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만한 채널이 없다."

최근 국군 장병의 씀씀이가 커졌다. 군 장병의 신분증 역할을 하는 나라사랑카드 결제액을 보면 작년 4조311억원으로 2018년(2조9232억원) 대비 37.9% 증가했다. 급여 인상 효과다. 병사월급 200만원 시대다. 2025년도 병장 기준 월급은 205만원. 병 봉급이 오르면서 이들을 공략할 서비스와 상품도 느는 추세다.

머니투데이



문제는 기존 홍보·마케팅이 격오지에서 근무하는 군 장병에게까지 미치지 못한다는 점이다. 기업마다 보다 효과적인 판촉채널에 대한 고심이 깊어지는 가운데 최근 군 생활 관리 플랫폼을 운영하는 '군돌이'가 시드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는 히스토리벤처투자와 컴퍼니엑스가 주최한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X-히스토리 벤처 프로그램'에 선정되며 이뤄졌다. 관계자는 "단계적으로 출자금을 납입하는 형태인 멀티클로징 방식의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며 "라운드에 들어올 투자금을 모두 합하면 투자 총액은 5억원 안팎일 것"이라고 전했다.

무엇보다 군돌이 서비스가 운영된 지 7년 여 만에 이뤄진 시드투자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이번 라운드에 참여한 김선빈 히스토리벤처투자 책임심사역은 "지난달 30일 기준 군돌이는 260만 사용자를 확보하며 군 생활 필수 앱(애플리케이션)으로 자리잡았다"며 "군 장병을 대상으로 한 상품·서비스로 매출을 늘리려는 기업에서 눈독을 들일만한 앱"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머니투데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군돌이는 △전역일 계산기 △휴가 관리 △군부대 식단표 조회 △군인 혜택 모아보기 △군생활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군인 특화 커뮤니티 등 여러 편의 기능을 제공한다. 최근 병사와 그 연인을 위한 커뮤니티 기능도 강화했다.

히스토리벤처투자가 군돌이 투자를 결정지은 이유 중 하나는 다른 경쟁사와 비교할 때 회원 수가 압도적으로 많다는 점이 고려됐다. 군돌이는 2018년 9월 런칭했다. 2019년 7월 군인들의 스마트폰 사용이 전면 허용되면서 가입자 확보에 속도가 붙었다. 군돌이에 따르면 현재 현역병사 사용률은 90.32%로 현역병 10명 중 9명이 사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월간활성사용자(MAU)가 최대 약 60만 명에 이른다. 김선빈 책임심사역은 "2019년 5월 5만이던 MAU가 올해 9월 최대 60만 명에 이르며 12배 가량 성장했다"며 "성장 잠재력이 높은 회사"라고 평가했다.

김 책임심사역은 또 군돌이 매출 대부분이 광고라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요즘 군인들은 휴가갈 때 빈손으로 안 간다. 부모님 선물로 홍삼, 여자친구 선물로 달팽이크림을 사가는 경우가 많고 이런 지출이 상시적으로 이뤄진다. 반대로 군대로 생일이나 기념일 날 선물을 보내고 싶어하는 부모님과 여자친구도 있는데 군돌이 내부에 커머스 기능을 새롭게 부여해 다양한 협력사를 유치한다면 추가 수익도 기대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앞으로 팁스와 후속투자를 이어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방탄소년단 RM이 군돌이 앱 화면을 들어보인 SNS(소셜미디어) 콘텐츠가 널리 퍼지면서 군돌이는 군 입대한 연예인과 팬클럽을 이어주는 오작교 역할도 하고 있다. 특히 군돌이는 연예인들의 군입대가 이뤄질 때 가입자 수가 급증하는 경향을 나타낸다. 가장 가까운 예로 9월 26일 세븐틴 정한이 입대할 때 앱 인기차트 순위 4위까지 오른 적 있다. 김 책임심사역은 "연예인 팬층이 고스란히 유입된다는 점에서 굿즈(특정 브랜드나 연예인 등이 출시하는 기획 상품) 판매 등 다양한 수익 창출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군돌이는 전역하고 나면 더는 쓰지 않는 앱이 된다는 약점이 있다. 이를 어떻게 풀지가 관건이다. 김 책임심사역은 이에 대한 질문에 "예비군 서비스로 확장할 계획을 갖고 있다"면서 "예비군 훈련 소집 통지서 전달 및 관리 등을 디지털화해 제공하면 군돌이는 가입자를 계속 유지하면서 예비군 대상 수익모델을 모색할 수 있고, 정부는 관련 큰 행정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준우 군돌이 대표는 이번 투자금을 가족, 여자친구의 아날로그 감성 편지를 받아볼 수 있는 '군돌이 위문편지', 우체국 택배 배송대행 등을 개발하는데 쓸 계획이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류준영 기자 joon@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