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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9 (월)

더본코리아, 우리사주조합 미지근한 반응 이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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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사주조합 60만주 배정 물량 중 21만주 청약

일반청약 증거금 11조8038억 대비 직원 반응 '무덤덤'

보호예수 기간 1년 지난 뒤 주가 예측 어려워

오는 6일 유가증권 시장 상장을 앞둔 더본코리아의 우리사주조합이 배정 물량 가운데 35%만 청약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반해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 결과 증거금으로 12조원 가까이 몰리며 흥행에 성공했다. 우리사주조합 청약 미달이 더본코리아 성장성에 대한 우려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의무보유 기간이 걸림돌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우리사주조합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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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본코리아 백종원 대표이사가 10월28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더본코리아 기업설명회(IPO)에 참석해 기업설명을 하고 있다. 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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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더본코리아 우리사주조합은 배정 물량 60만주 가운데 21만2266주를 청약했다.

투자설명서 상 더본코리아 직원은 700여명으로 1인 평균 290주가량 청약한 것으로 보인다. 공모가 3만4000원 기준 직원 1명당 1000만원 안팎으로 우리사주를 매입한 셈이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직원 평균 급여는 2495만원으로 12개월로 환산하면 4277만원이다. 평균 급여 대비 평균 청약 금액이 적은 편은 아니다. 60만주를 모두 청약하려면 직원들은 1인당 2900만원가량을 투자해야 한다.

우리사주조합 청약 미달 사태와 별개로 일반 투자자 대상 더본코리아 공모주 청약은 흥행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달 28일부터 이틀 동안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을 실시해 772.8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청약증거금은 약 11조8238억원으로 집계했다. 일반투자자에게 배정한 75만주를 받기 위해 청약한 물량이 6억9762만주에 달한다.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투자가도 일반 투자자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지난달 18일부터 24일까지 진행한 수요예측에 국내외 2216개 기관이 참여했다. 공모가 희망범위 2만3000~2만8000원 상단을 초과한 3만4000원으로 공모가를 확정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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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사주조합 청약 미달과 관련해 더본코리아 성장성에 대한 우려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회사 사정을 가장 잘하는 직원들이 청약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것을 부정적인 신호로 인식하는 투자자가 적지 않다.

더본코리아는 1020억원을 조달해 인수합병(M&A)과 지분 투자 등을 통한 밸류체인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도소매 전문 식품기업을 인수하고 푸드테크 기업에 지분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가맹점에 대한 공급 능력을 확대하고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가맹점 인력 부담과 인건비 등을 절감할 수 있도록 자동화 주방기기와 서빙 로봇 등을 개발하는 푸드테크 기업에 투자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직원들이 보면 새로운 브랜드와 메뉴를 개발하는 데 더 많은 투자를 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 공모가가 희망범위 상단을 넘어서면서 공모가 거품에 대한 우려가 직원들의 청약에 영향을 줬을 수도 있다.

투자은행(IB) 일각에서는 성장성에 우려보다 우리사주조합의 의무보유 기간이 걸림돌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사주조합에 배정된 물량은 상장 이후 한국증권금융에 예탁해야 한다. 예탁일로부터 1년이 지나기 전까지 처분할 수 없다. 최근 IPO 시장 흐름을 보면 상장한 지 1년이 지났을 때 공모주를 유지하는 신규 상장사가 적지 않다. 상장 첫날 주가가 급등하더라도 이후 상장 전 투자한 벤처투자(VC) 등이 보유 물량을 처분하면서 주가가 뒷걸음질 치는 경우가 많다. 보호예수 기간이 지나고 난 뒤 주가를 예측하기 힘들기 때문에 우리사주조합 청약을 기피할 수 있다.

최대주주와 등기 임원이 상장 전 보유한 물량에 대해서는 6개월간 의무보유해야 하는 것을 고려하면 직원들이 공모주를 1년 동안 팔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우리사주조합 제도와 관련해 "기업이 성장하는 데 애쓴 직원들과 성장의 결실을 공유하려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며 "상장을 준비 중인 예비 상장사 가운데 우리사주조합에 공모주를 배정하지 않는 사례도 많다"고 지적했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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