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31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24 대한민국 소상공인대회 개막식에서 축사를 위해 연단으로 이동하고 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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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수행 긍정 평가 비율이 한국갤럽 조사에서 19%를 기록했다. 이 조사에서는 처음 10%대로 떨어진 것으로 집권 이후 최저치다. 올 4월 국민의힘 총선 패배 직후 20%대로 떨어진 이후 회복하지 못하고 머물러 있다가 임기 절반을 일주일가량 앞두고 10%대로 떨어졌다. 부정 평가도 72%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윤 대통령 지지율은 국민의힘 지지도 32%보다 13%포인트 낮다. 대구·경북(TK)의 지지율은 평균보다 낮은 18%였다.
김건희 여사 관련 문제가 3주 연속 경제·민생과 함께 부정 평가 이유의 최상위에 올랐다. 김 여사 문제를 푸는 데서부터 지지율 회복을 위한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김 여사 문제는 두 방향에서 제기되고 있다. 김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등에서 잇따라 불기소 처분을 받은 데 대해 사법적 진실 규명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가 하는 의문이 하나이고, 갈수록 커지는 ‘선거 브로커 명태균 논란’에서 보듯 김 여사가 일반적인 영부인으로서 대통령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넘어 정당 공천과 정부 인사에까지 직접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의혹이 다른 하나다. 이런 의문과 의혹을 불식시키지 않고서는 지지율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
나라가 안팎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북한은 러시아의 대(對)우크라이나 전쟁에 무기 지원을 넘어 파병까지 하면서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한편 남북한 사이에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열흘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에서 차기 대통령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 외교 경제 정책의 급변이 예상된다. 국내적으로는 경기 회복의 속도가 예상치를 밑돌고 있는 가운데 장기적인 성장의 잠재력까지 의문시되고 있다. 대통령이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 헤쳐 나가도 모자랄 판에 지지율이 바닥을 기니 그것이 무엇보다 걱정스럽다.
윤 대통령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의 만남 뒤에 “돌 던지면 맞고 가겠다”며 김 여사 문제에 대한 답을 회피한 채 연금 의료 노동 교육개혁 등 4대 개혁의 지속적인 추진 의지를 밝혔으나 꿩처럼 머리 박고 현실을 외면하는 심리일 뿐이다. 여당 지지층의 절반까지 등 돌린 지지율 10%대로는 개혁은커녕 일반적인 국정 수행에도 동력을 얻을 수 없다. 위기를 위기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야말로 진짜 위기다.
국정 수행 지지율 19%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최순실 관련 대국민 사과를 했을 당시의 17%에 근접한다. 국회 여소야대 상황에서 지지율 19%인 대통령은 영락없는 레임덕이다. 임기 말도 아니고 임기 절반을 남겨놓은 대통령이 레임덕이 되면 나라는 표류할 수밖에 없다. 대통령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나라가 걱정돼서라도 대통령에게 정신 차려 달라고 호소하고 싶은 국민이 적지 않을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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