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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화)

중국발 구조조정에 일본·유럽 '흔들'…美 대선 이후 신흥시장 격돌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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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은 미국 전기차 전용공장에서 하이브리드 생산으로 생산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며 보조금 확보에 주력해나갈 방침이다. 동남아에서는 인도네시아와 싱가포르, 인도 등에 현지공장을 수출기지로 활용하며 신흥국 시장에서의 경쟁력도 챙겨나갈 것으로 보인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주요 완성차 업체 8개사의 올해 4~9월 전 세계 생산 대수는 전년 동기보다 6% 줄어든 1187만8301대에 그쳤다.

이들 업체의 상반기 생산량이 감소한 것은 2020년 이후 4년만에 처음이다. 중국 업체들의 경쟁력이 커지면서 일본 자동차업체의 중국 내 공장 폐쇄 등이 이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 혼다의 경우 중국 생산량이 34% 감소한 38만5146대에 그쳤다. 토요타의 중국 생산량은 17% 감소한 73만4854대로 2019년 이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중국 전기차에 치이는 것은 일본만이 아니다. 유럽 최대 자동차 제조업체인 폭스바겐은 올 3분기 순이익이 15억7600만 유로(2조35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63.7% 감소했다. 북미에서 4%, 남미는 16% 늘었으나 중국에서 12% 줄었다. 폭스바겐이 독일에 있는 공장을 폐쇄하기 위한 절차에 들어가면서 직원들의 임금 10% 삭감과 구조조정을 예고하는 등 비상경영을 시작했다.

중국 굴기는 한국 자동차 수출 시장에도 조금씩 영향을 미치는 모양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 3분기 승용차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7% 감소한 140억 달러를 기록했다. 물론 완성차업계의 현지생산이 늘어난 점도 영향을 미쳤지만 중국 자동차의 수출 과잉으로 한국 자동차는 프랑스(-27.5%), 영국(-8.3%), 호주(-7.4%) 등에서 뒷걸음쳤다.

글로벌 완성차업체가 혼돈에 빠진 새 중국산 전기차는 '가성비'로 시장 독주를 이어가고 있다. BYD의 올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한 2010억 위안(약 39조원)으로 252억 달러(약 35조원)인 테슬라를 넘었다. 특히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판매 성장률은 76%로 순수 전기차 증가율을 28배 넘어섰다.

다음달 5일 치러질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누가 당선되더라도 보호 무역주의 강화, 대중국 견제 기조가 이어지며 글로벌 완성차업체의 경영 환경은 더욱 복잡해질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국 업체들이 멕시코에 생산 기지를 지어 미국에 우회 수출을 하는 것을 막기 위해 멕시코산 자동차에 대한 고율 관세를 예고했다. 현대차그룹을 비롯한 포드, GM, 스텔란티스 등 주요 완성차업체가 현재 멕시코에서 제품을 생산해 미국에 판매하고 있어 고율관세가 현실화할 경우 타격을 피하기 어렵다. 미국이 통상벽을 높이면 중국-인도·동남아시아-미국을 연결하는 한국의 글로벌 가치사슬도 약화될 수 있다. '보조금 축소' 정책 리스크에서도 자유롭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선 이후 미국, 중국이 아닌 제3시장으로 자동차가 쏟아지면서 신흥시장에서의 완성차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카마겟돈'(자동차와 종말적 혼란의 합성어) 현상이 심화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BYD는 동남아시아 최대 자동차 생산 거점인 태국을 겨냥해 4개 모델을 출시하고 올 7월부터 연산 15만 대 규모의 라용 현지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올 하반기에도 브라질 전기차 공장 완공에 이어 헝가리·우즈베키스탄·파키스탄 등으로 해외거점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동남아 핵심 수출 거점으로서 인도와 인도네시아 현지 공장을 구축하며 가격, 품질 경쟁력을 확보했다. 기아의 중국공장도 수출 물량을 늘리며 주변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지난달부터 가동된 미국의 전기차 전용 공장 HMGMA에서는 하이브리드 모델도 함께 생산하기로 하며 생산 포트폴리오를 늘리고 있다. 이곳 공장은 풀가동을 하며 보조금을 최대한 확보하는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아주경제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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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권가림 기자 hidden@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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