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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7 (금)

KT 자회사 전출 강요에…노조 "조합원 강요·압박 당장 중지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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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사진=윤선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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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대규모 인력 조정을 하는 과정에서 진통을 앓고 있다. 수천 명의 직원들을 내년 초 신설되는 자회사로 보내려는 과정에서 임원들이 자회사 전출 대상자들에게 도를 넘는 발언을 했다는 사실이 폭로되며 사태는 더욱 확산되는 모양새다. 이러한 가운데 결국 노동조합도 사측의 행태를 비판하며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KT 1노조인 KT노동조합은 1일 'KT의 사업구조 개편 관련 노동조합 입장'이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최근 (자회사) 전출에 대한 회사의 설득 방식이 도를 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조합원의 선택권을 침해하는 사측 임원의 망언까지 언론사에 제보됐다"고 규탄했다.

노조는 "경영진이 눈앞의 단기적인 목표에만 매몰돼 사업 구조 개선을 무리하게 추진한다면, 현재의 급조된 조직 개편이 끝나고 향후 조합원의 마음을 추스르는 것은 누구의 몫인지도 분명히 깨달아야 한다"고 질타했다.

KT는 최근 부사장급 임원들을 주축으로 설명회를 개최하고 내년 1월 1일 신규 설립되는 자회사 KT OSP와 KT P&M(이상 가칭)로의 전출을 직원들에게 전방위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이들이 전국 광역본부를 돌며 자회사 전출 대상자들을 상대로 한 설명회를 열어 전출을 독려하는 것이다. 주로 선로·통신시설 설계, 전원시설 설계·유지·보수 등 네트워크 현장 직군 직원들이 자회사 전출 대상이다.

KT가 전국 곳곳에서 설명회를 여는 것은 당초 예상한 숫자보다 적은 인원만이 자회사 전출을 결정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회사 측은 당초 3780명의 인원을 자회사로 보낼 계획이었지만 실제 전출 신청자 수는 이보다 훨씬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자회사 전출이 아닌 KT 잔류 선택 시 일이 매우 힘들어질 것이라는 식으로 엄포를 놓는다는 사실이 한 방송사 보도를 통해 발각되며 파장이 일었다.

보도 이후 KT는 예정됐던 대부분의 설명회를 급히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팎으로 논란이 커지자 지난달 사측의 사업구조 개편에 합의했던 KT노조 역시 성명서를 낸 것이다.

노조는 구체적으로 △현 시간 부로 조합원에 대한 강요와 압박을 당장 중지할 것 △회유와 압박을 가한 직책자와 임원에 대한 문책을 당장 시행할 것 △제도적 취약에 따른 회사의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조합원에게 사과할 것 △잔류 인력에 대한 현실적이고 안정적 대책을 마련할 것 △신설법인의 비전과 신뢰할 수 있고 안정적인 근로 조건에 대한 추가적인 대책을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

노조는 최근 실체가 불분명한 각종 소문들이 노조와의 합의 없이 무분별하게 퍼지고 있어 조합원들의 불안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수천 명에 달하는 직원들이 자회사 전출 또는 희망퇴직 대상자로 선정된 상황에서, 내부 분위기가 뒤숭숭해지다 보니 확인되지 않은 여러 소문들이 입길에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노조는 "조합원의 자율적 선택을 침해하는 움직임이 감지될 경우 강력한 반목과 투쟁에 부딪힌다는 것을 (사측은) 명심해야 한다"며 "조합원의 고용 안정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또 다시 현장 조합원을 불안케 하는 유언비어나 망언이 확산될 때는 유포자를 모조리 찾아내 엄중히 책임을 물을 것임을 강력 경고한다"고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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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윤선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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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KT 2노조인 KT새노조와 KT 내 현 1노조 집행부를 반대하는 인원들로 구성된 KT전국민주동지회도 지난달 31일 KT광화문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출을 사실상 강요하는 KT의 행태를 규탄한 바 있다. 이들은 KT노조가 사측과 합의를 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KT의 대규모 인력 재배치를 반대해 왔다.

김미영 KT새노조 위원장은 "처음에는 지사장이 나서서 협박하더니 이제는 부사장까지 나서서 설명회를 열고 직원을 협박·회유하고 있다"며 "잔류하면 기존 영업과 아주 다른 어려운 영업을 시킬 것이고 오지나 외곽으로 보내겠다는 등의 말을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위원장은 이러한 네트워크 현장 인력들의 대규모 자회사 재배치가 자칫 통신 인프라에 큰 문제가 생기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아주경제=윤선훈 기자 chakrell@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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