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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2 (토)

이슈 세계 속의 북한

유일 생존 북한군? “전우 시체 밑에 숨어 살아…무기도 없이 전투 강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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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이 이미 우크라이나군과 교전을 벌였다는 주장이 나오는 가운데 전투에 투입된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영상도 등장했다.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친(親) 우크라이나 텔레그램 채널인 ‘exilenova_plus’는 “쿠르스크… 불안하다”라는 짧은 코멘트와 함께 2분 7초 분량의 동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얼굴에 피로 물든 붕대를 칭칭 감은 채 병상에 누워있는 남성이 북한 억양으로 말하는 모습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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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親)우크라이나 텔레그램 채널 ‘exilenova_plus’이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공개한 영상에서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우크라이나군과의 교전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텔레그램 캡처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이 남성은 “러시아군은 저희가 방호 시설에 (있는 한) 급습당하지 않을 것이며 절대로 전투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거짓말했다”며 “하지만 저희가 쿠르스크 교전에서 무작정 공격전에 참가하도록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러시아는 공격 전에 아무런 정찰도 하지 않고 저희에게 무기도 주지 않았다”며 “(전우들은) 파편에 머리가 잘렸고 저는 전우들의 시체 밑에 숨어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부대원 40여 명이 모두 전사했다며 “할아버지로부터 조국해방전쟁에 대한 이야기들을 들었으나 이번 일은 지옥과 같다”고 했다.

영상 속 남성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에 열세한 상황에서 북한 병사들을 희생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군인은 최신형 무기로 들어오고 있고 막강한 인력을 가지고 있다”며 “하지만 러시아 군인은 너무 많은 무기를 잃었고 저희와 같은 병사들을 공격전에 내세우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영상은 그가 산처럼 쌓인 러시아 병사들의 시신을 봤다며 “푸틴은 이 전쟁에서 패할 것”이라고 말하며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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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텔레그램 채널 ‘exilenova_plus’은 지난달 27일(현지 시간) “쿠르스크… 매우 불안하다”라는 짧은 글과 함께 러시아 병사로 추정되는 인물이 한글 회화를 연습하는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해당 영상의 진위 역시 판가름되지 않았다. 사진 텔레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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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텔레그램 채널은 북한군의 러 파병이 보도된 이후 ‘체포된 북한군 포로’나 ‘러시아 병사가 한글을 공부하는 모습’이라고 주장하며 파병 사실을 뒷받침하는 영상을 지속적으로 게시해 왔다. 그러나 모든 영상의 촬영 시점과 장소를 밝히지 않고 있어 사실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날 공개된 영상 역시 진위가 밝혀지지 않았다.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북한군이 이미 교전에 투입됐다는 보도를 부인하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북한군 8000여명 쿠르스크로 이동한 사실을 확인하면서도 “아직 북한군이 전투에 참전했는지는 정확히 파악이 안 되지만 며칠 내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한 전투에 합류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전날 KBS와의 인터뷰에서 “그들은 (쿠르스크에서) 전투에 참여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관련 보도에 선을 그었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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