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빵 놔 말아"…장학사 아들, '학폭 피해' 학생에 보복?

[서울=뉴시스] 울산의 한 중학교에서 동급생을 폭행했다가 전학을 가게 된 남학생이 앙심을 품고 피해 학생을 보복하려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가해 학생의 아버지는 해당 교육청 장학사, 어머니는 현직 교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JTBC '사건반장')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황소정 인턴 기자 = 울산의 한 중학교에서 동급생을 폭행했다가 전학을 가게 된 남학생이 앙심을 품고 피해 학생을 보복하려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가해 학생의 아버지는 해당 교육청 장학사, 어머니는 현직 교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피해 학생 측의 주장이 "오해"라며 부인하는 입장이다.

30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피해 학생의 어머니 A씨는 가해 학생이 보복 시도를 했다고 주장했다.

가해 학생은 지난 7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친구와 나눴던 메시지 내용을 캡처해 게재했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가해 학생은 "가면 쓰고 가서 조용히 X빵 놔 말아" "일단 내일 들어간다 학교" "화장실에서 전담(전자담배) 빨고 있는데 쉬는 시간 되면 찾아와라. 1시부터 있는다" "이걸 찔러 말아" 등의 메시지를 보냈다.

실제 가해 학생은 다음날 피해 학생이 다니는 학교 운동장에 나타났고, 교사의 제지로 쫓겨났지만 교문 앞에서 머물다 결국 피해 학생과 대면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굉장히 위협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가겠다고 선전포고한 것"이라며 "다음날 가해 학생이 와서 정말 버젓이 운동장에 앉아 있었다. 그래서 (아들과) 대면하게 됐다. 선생님들은 놀라서 가해 학생을 타일러서 밖으로 내보냈지만, 가해 학생은 간 게 아니고 운동장 교문 밖에 기다리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가해 학생은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에서 '내년 2월까지 피해 학생에 대한 접근금지명령 처분'을 받고 스스로 전학을 결정한 바 있다.

당시 "피해 학생에게 다가가지 않고 연락도 하지 않으며 보복하지 않는다는 것을 지킬 수 있냐"는 심사위원의 물음에 가해 학생은 "무조건 확신할 수 있다"고 답했다고 한다.

A씨 측은 현재 가해 학생을 상해, 폭행, 협박 등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A씨는 "그래도 아이니까 너무 궁지까지는 몰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해서 한 번 멈췄었다. 그런데 가해 학생의 부모는 여전히 반성을 안 하더라"며 "계속 거짓말하면서 제 아이를 쓰레기로 만들었다. 무슨 생활비를 벌기 위해서 한다는 둥 이런 헛소문이 돌고 '그 학부모 작작 좀 해라' '언제까지 어떻게 할 거냐' 이런 식의 얘기를 들었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가해 학생의 아버지는 "진단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아들에게 우울증이 있다"며 "사춘기와 겹쳐서 돌발행동이 나온 것 같다"고 해명했다.

또 어머니는 "아들이 친구들을 보러 예전 학교에 들르기로 했다. 약속을 잡으면서 농담하다 'X빵 놔 말아' 같은 표현이 나온 것이다. 피해 학생이 자기 자신을 지칭하는 거라고 생각할 줄은 아들은 전혀 예상 못 했다고 하더라"며 부인했다.

한편 가해 학생은 지난 5월 수련회를 가던 중 잠시 들른 휴게소에서 피해 학생의 뺨을 여러 차례 때려 상해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오는 12월 첫 재판을 앞두고 있다.

두 학생의 악연은 피해 학생이 수련회 집결 장소에서 친구들과 노는 영상과 사진을 SNS에 게재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가해 학생은 대뜸 "만나면 아무것도 못할 장애인 XX"라며 피해 학생에게 시비를 걸었다. 이에 피해 학생이 "빌린 돈이나 갚아라"고 응수하자, 분노한 가해 학생은 "니 아가리 먼저 뜯어줄게" 등 거침없이 욕설을 퍼부었다.

이후 가해 학생은 휴게소에서 자신의 친구들과 함께 피해 학생의 어깨를 치는가 하면 급기야 화장실에서 줄을 서고 있는 피해 학생의 뺨과 목을 수차례 때렸다.

피해 학생 측은 "가해 학생이 아들뿐만 아니라 다른 학생들의 돈을 자주 뺏어갔다. 1학년 때부터 계속 학교 친구들을 많이 괴롭혔고 때렸다"며 "그럴 때마다 가해 학생이 상대방을 때린 후 쌍방 폭행을 유도해 학교폭력위원회를 열지 못하게 했다. 가해 학생이 평소 '아버지가 교육청 직원이다. (학폭 발생하면) 아버지가 알아서 다 처리해 준다'고 말하고 다녔다 하더라"고 주장했다.

이에 가해 학생의 아버지는 "아들이 문제 일으킬 때마다 막아 줬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며 "아들이 상습적으로 폭력을 행사했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 내가 알기로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반박했다.

가해 학생 측은 쌍방 폭행을 주장하며 피해 학생을 학교 폭력으로 신고했다가 취하하기도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wangs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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