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한 은행 지점 앞에 주택담보대출 현수막이 걸려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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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압박에 가계대출 증가세가 다소 꺾이는 모습이지만, 은행권의 대출 문턱 높이기는 계속되고 있다. 주요 은행뿐 아니라 제2금융권까지 대출 추가 규제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31일 KB국민은행은 ‘임대인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자금대출’ 취급 제한을 연장하기로 했다. 집주인이 집 매수 대금을 다 치르지 않은 상황에서 집을 임대할 때 세입자에게 내어주는 대출이다.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이른바 ‘갭투자’에 악용될 수 있다는 비판이 많았다.
KB국민은행은 가계대출 증가 억제를 위해 지난달 3일부터 조건부 전세자금대출 취급을 한시적으로 중단했다. 이달부터는 이를 해제할 계획이었지만, 기간을 연장한 것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가계대출 증가세가 다소 둔화했지만, 아직 올해 계획한 가계대출 관리 목표에 맞추기에는 부족한 상황이라 대출 취급 중단 조치를 연장했다”고 말했다. 현재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가운데 하나은행만 조건부 전세자금대출을 내어주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주택담보대출 만기를 1일부터 최장 40년에서 30년으로 한시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현행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아래에서 대출 만기를 축소하면 그만큼 빌릴 수 있는 대출금 한도도 줄어든다. 5대 은행 중에서 주담대 만기가 최대 40년인 곳은 하나·NH농협은행뿐이었다. 다만, 디딤돌 대출 같은 정책대출과 잔금 대출은 만기 축소 대상에서 뺀다.
신협도 대출 문턱 높이기에 동참한다. 신협중앙회는 오는 6일부터 다주택자 생활안정자금 목적의 주담대 한도를 1억원으로 제한하고, 1주택 보유자에게도 주담대 보증보험인 모기지신용보험(MCI) 상품을 제한해 투자 목적의 주담대를 사전 차단하기로 했다.
예금은행 가계대출 금리는 2개월 연속 상승했다. 가계부채 관리 기조에 따라 은행들이 가산금리 인상을 지속하면서다. 3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자료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4.23%로 집계됐다. 전월보다 0.15%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3.74%로 전월 대비 0.23%포인트 올랐다. 8월(3.51%) 이후 2개월 연속 상승세다.
저축성 수신금리도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3.40%로 전월(3.35%)보다 0.05%포인트 올랐다. 연말 만기가 도래하는 정기예금을 다시 유치하기 위해 은행들이 금리를 상향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대출금리 상승 폭이 예금금리보다 크게 나타나면서 예대금리차는 1.22%포인트로 전월(1.13%포인트)보다 0.09%포인트 커졌다.
김남준·오효정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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