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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석재의 돌발史전] YS가 세계화를 결심한 이유 "시드니 해변이 너무 아름다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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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알려지지 않았던 2007년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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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1993년 2월 25일 제14대 대통령에 취임하는 김영삼 전 대통령. /조선일보 DB


홍준표 대구시장이 최근 페이스북에 이런 말을 남겼다고 합니다. “자력으로 큰 YS는 승승장구했지만, 권력의 뒷받침으로 큰 박철언 특보의 권력은 모래성에 불과했다.” 분명히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겨냥한 말이지만, 김영삼(1928~2015) 전 대통령이 모처럼 소환된 모습이기도 합니다.

분명 1992년 14대 대선에서 김대중 후보를 누르고 대통령이 됐고, 문민정부를 열었으며 하나회를 척결했고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을 감옥에 보냈으며 세계화를 주창했고 대한민국을 OECD에 가입시킨 인물은 김영삼 전 대통령이었습니다. 그러나 신문사 문화부에서 보면 DJ에 대한 서적은 계속 출간되는 데 비해 YS는 까마득하게 잊힌 인물처럼 느껴집니다. 그 임기 중에 일어난 IMF 외환위기 사태의 트라우마가 대단히 컸기 때문인 것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YS가 살아있을 때 했던 중요한 인터뷰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이 있습니다. 2007년 발간된 계간 ‘시대정신’의 겨울호입니다. 인터뷰를 맡은 인물은 김일영(1960~2009)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였습니다. 이 내용은 당시 신문에도 거의 보도되지 않았습니다. YS가 당시 인터뷰에서 밝혔던 내용을 간추려 보겠습니다.

-김대중 정권과 노무현 정권에 대해서 어떻게 보는가?

“사상적으로 공산주의와 가까운 정권이라고 생각한다. 좋게 말해 좌파 정권이라고 하지만, DJ와 노무현은 나중에 크게 처벌 받아야 한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가?

“국민을 괴롭히고 거짓말을 했다. 김정일을 돕고 핵개발을 하게끔 만들었다. 또 ‘제2건국 운동’ ‘과거사 바로잡기’ 등을 통해 대한민국 건국의 정통성을 부인한 정권이기 때문이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상황에 대해 말해 달라.

“외환위기 직전 노동법·한국은행법 개정처럼 한국경제의 체질을 바꾸고 살리려는 모든 노력을 DJ가 앞장서서 반대했다. 외환위기는 김대중씨에게 많은 책임이 있다. 물론 외환위기는 종국적으로는 모든 책임이 나에게 있지만,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김인호), 경제부총리(강경식) 등이 전혀 위기를 느끼지 못했고, 사전에 조율해서 경제 문제를 보고하는 느낌을 받았다.”

-임기 중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이 처벌을 받았는데.

“솔직히 그렇게까지 감옥에 보내려고 할 생각은 없었는데, (노태우 비자금 사건이 터지자) 천문학적인 돈을 도둑질해서 갖고 있는 사람을, 또 광주에서 민간인을 죽인 사람을 용서해주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저것들을 영원히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대법원 판결까지 받게 한 뒤 한 1년 동안 감옥에 보내놓고 내가 퇴임하기 전에 풀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1994년 북한 김일성이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사망했다.

“(정상회담 때문에) 머리를 쓰다가 사망한 것 아닌가 한다. 나 때문에 그랬을 가능성이 크다.”

-같은 해 호주에서 열린 APEC 정상회담 때 ‘세계화’를 들고 나온 배경은 무엇인가.

“시드니를 처음 방문하고 바닷가를 보트로 돌았다. ‘세계에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많으니 이제 세계로 눈을 돌려야겠다’고 생각해서 세계화를 결심하게 됐다.”

-문민정부 초 군부 숙정은 어떻게 이뤄진 것인가.

“1986년 국방위 소속 국회의원들과 군 장성들이 난투극을 벌인 ‘회림 회식사건’을 계기로 ‘내가 정권만 잡으면 제일 먼저 하나회를 없애버리겠다’고 결심하게 됐다.”

-1990년 3당 통합의 이유는.

“당시 노태우 대통령이 2당 통합을 먼저 제의했다.”(이것은 2000년 출간한 자서전에서 밝힌 것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책에선 ‘노태우 전 대통령이 정책연합을 제의해 내가 합당을 하자고 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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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석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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