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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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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 공백 해소' 카카오, 계열 정리·체질개선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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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100일만에 보석 석방

비상 경영 속 최악 위기는 넘겨

비주력AI CXR랩 '숨빗'에 매각

올 계열사 16개 줄여 쇄신 박차

'카나나' 등 자체 AI서비스 고도화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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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주가를 조종했다는 혐의를 받는 김범수 카카오(035720) 창업자 겸 경영쇄신위원장이 법원의 보석 허가로 구속 100일 만에 석방됐다. 사상 초유의 총수 부재 상황으로 위기를 맞았던 카카오 그룹은 일단 한숨을 돌리게 됐지만 경영 불확실성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평가다. 카카오는 비주력 계열사 매각을 통해 몸집을 줄이는 동시에 인공지능(AI) 서비스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면서 체질 개선과 성장 동력 확보에 힘을 쏟을 방침이다. 김 위원장도 비록 보석 상태로 운신의 폭이 좁지만 정신아 대표가 주도하는 그룹 경영 쇄신 작업에 힘을 보탤 것으로 관측된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5부(양환승 부장판사)는 31일 김 위원장의 보석 청구를 인용했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은 7월 23일 구속된 지 100일 만에 풀려났다. 10일 보석을 청구한 김 위원장 측은 16일 열린 보석심문에서 “구속 상태가 길어지면 한국 정보기술(IT) 산업 전체가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불구속재판을 요청했다. 재판부는 이날 보석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보증금 3억 원 납부, 증인·참고인 접촉 금지 등을 조건으로 걸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남부구치소를 나서면서 "앞으로도 성실히 재판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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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 부재 상황에서 비상 경영에 돌입했던 카카오는 일단 최악의 상황은 넘겼지만 여전히 본안 재판이 진행 중인 만큼 근본적인 위기는 해소되지 않았다고 보고 추진 중인 쇄신 작업은 계속 이어나가기로 했다. 총수 부재 상황이 한시적으로 해소된 만큼 경영 쇄신 작업에 더욱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I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올 들어 합병과 매각 등을 통해 계열사 수를 줄이고 있다. 10월 말 현재 카카오 계열사는 122개로, 지난해 말(138개) 대비 16개 감소했다. AI 기반 흉부 엑스레이 영상 판독 사업을 하는 계열사 씨엑스알랩(CXR랩)은 21일 주주총회에서 스타트업 ‘숨빗AI’와 합병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숨빗AI가 CXR랩을 흡수합병했다. 씨엑스알랩은 이달 초 디케인테크인과 합병된 카카오브레인의 생성형 AI 기반 흉부 엑스레이 사진 판독 서비스 ‘카라-CXR’ 조직이 별도 법인으로 분할된 기업이다. 카카오브레인에서 흉부 엑스레이 판독 보조 AI 사업을 벌이던 개발진이 설립한 숨빗AI는 투자 유치를 통해 외부 자금을 수혈하며 AI 헬스케어 사업을 이어갈 전망이다.

이번 매각은 그룹 재편 중인 카카오의 경영 효율화 기조에 따른 조치다. 기업간거래(B2B) AI 사업 대신 일반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AI 서비스 ‘카나나’에 집중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정 대표는 8월 콘퍼런스콜에서 “카카오톡 플랫폼이나 시대의 거대한 흐름인 AI와 사업적 연관성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사업은 비핵심으로 정의하고, 하반기 중 해당 사업에 대한 효율화 작업을 속도감 있게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카카오는 AI 연구·개발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의 초거대 AI 기반 언어 모델과 이미지 생성 모델 등을 본사에 영업 양수도했다. 카카오브레인의 남은 조직은 디케이테크인에 흡수합병됐다. 그룹 경영지원 업무를 담당하는 자회사 다음글로벌홀딩스는 연내 흡수합병할 예정이다. 부동산 개발·공급업체 카카오스페이스도 흡수합병했다. 카카오게임즈(293490) 자회사인 카카오VX는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골프용품 사업을 포함해 헬스케어 플랫폼 사업과 대체불가토큰(NFT) 사업에서 철수한다.

카카오는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면서 AI 서비스 출시를 위해 기술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카카오톡에 AI 기능을 접목한 신규 서비스 ‘카나나’를 이르면 내년 초에 선보일 계획이다. AI 비서인 카카나는 개인 메이트 ‘나나’와 단체 메이트 ‘카나’로 나뉘어 일대일 대화는 물론 단체 대화에서도 유용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경쟁사와 빅테크에 비해 AI 기술 개발과 서비스 출시가 늦은 카카오는 철저한 차별화 전략이 요구된다”면서 “김 위원장의 석방을 계기로 카카오의 체질 개선과 성장 동력 확보 작업이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성태 기자 kim@sedaily.com장형임 기자 j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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