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30 (토)

이슈 국회의원 이모저모

野 "尹 부부 국정농단… 하야하고 수사받거나 특검받아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尹 향한 수사 촉구 및 특검 압박
조국 "탄핵추진열차에 탑승하라"
1심 앞둔 이재명은 다소 신중한 반응
한국일보

박찬대(왼쪽 두 번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1일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씨의 통화녹음 파일을 공개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31일 윤석열 대통령과 정치브로커 명태균씨 간 2022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공천 개입 정황을 짐작하게 하는 녹취록을 공개한 더불어민주당은 "하야를 하고 수사를 받든지,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받으라"고 촉구했다. 야권에서는 윤 대통령 임기단축을 고리로 한 4년 중임제 헌법개정 움직임도 시작됐다. 다만 11월 중 열흘 간격으로 두 건의 1심 재판을 앞둔 이재명 대표는 후폭풍을 의식한 듯 사안의 심각성을 인정하면서도 '탄핵'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녹취록 공개 직후 민주당에서는 윤 대통령 공천 개입 의혹 수사를 촉구하는 주장이 봇물을 이뤘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공정하고 엄정한 특검 수사로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사적 관계를 통한 국정농단의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야당 간사인 김승원 민주당 의원은 "윤 대통령은 스스로 하야해 수사를 받든지 특검을 수용하라"며 "11월 5일 법사위 소위에서 이를 수사할 김건희 특검법을 꼭 완성시켜 통과시키겠다"고 주장했다. 민형배 장경태 등 일부 야당 의원들은 현직 대통령 임기 2년 단축과 4년 중임제 개헌을 주장한 전국비상시국회의 제안에 대해 "매우 의미있는 제안"이라며 이를 국회에서 추진할 '임기단축 개헌국회의원 연대'를 결성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도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이 더 대통령직을 수행하는 게 대한민국 최고의 위험"이라며 "이제 헌법수호를 위해 모든 정당은 탄핵추진열차에 탑승하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격앙된 야당 반응과 다소 결이 달랐다. 이날 인천 강화군을 방문한 이 대표는 윤 대통령 공천 개입 정황과 관련해 "전해 들은 얘기로는 있을 수 없는 참으로 심각한 상황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탄핵 여론이 생겨날 것 같으냐'는 질문에도 "기자님이 생각해 보시라"며 즉답을 피했다. 윤 대통령을 흔들 수 있는 결정적 물증을 잡았지만, 섣불리 '탄핵' 얘기를 꺼낼 경우, 곧 닥치게 될 자신의 재판 결과에 대한 '방탄용'이라는 역공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와 별개로 민주당은 윤 대통령에 대한 압박을 강화할 태세다. 당의 한 원내 관계자는 "(공천 개입 정황에 대해) 대통령실에서 사실상 '덕담'이라고 했지만, 통화의 내용 자체에 대해서는 인정한 것"이라며 "명씨가 윤 대통령에게 공짜 여론조사를 제공한 점, 김영선 전 의원이 공천을 받은 것은 명백한 사실이기에 특검을 통해 사실 관계를 입증해야 할 당위성이 더 높아졌다"고 말했다. 김 여사 특검법에 더 속도를 낼 명분이 생겼다는 얘기다. 당 내부에서는 일단 기존에 발의된 특검법을 밀어붙일 가능성에 방점이 찍혀 있지만, '윤석열 특검법'을 따로 발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법사위 소속 한 민주당 의원은 "윤 대통령의 공천 개입이 명확히 밝혀진 만큼, '윤 대통령 불법 공천 개입에 대한 특별검사법' 도입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원내 관계자도 "김건희 특별법 수사대상에 공천 개입이 있으니 그 부분을 수정할 수도 있고, 별도의 특검법을 발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기세를 이어가기 위해 대국민 여론전에도 집중할 예정이다. 이날 오후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1일에는 '비상 지역위원장-국회의원 연석회의'를 통해 상황을 공유하고 결의를 다진다. 다음 달 2일 서울역 앞에서 열리는 '김건희 규탄 범국민대회'에 당력을 집중하고, 특검법 통과를 위한 '1,000만 명 서명운동'도 시작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이날 긴급 최고위 후 기자들과 만나 "일종의 정치적 비상상황이고, 그 대응도 비상하게 해야 한다"며 "대통령 육성으로 사실상 공천을 지휘했다고 보여주는, 쉽게 넘어갈 수 없는 엄중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