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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하루 아침에 대재앙…1년 치 비 쏟아진 스페인, 95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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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남동부에서 발생한 역사상 최악의 폭우로 현재까지 최소 95명이 사망하고 교통망이 마비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31일(현지시간)까지 추가비 예보가 있어 피해는 더 커질 전망이다.

/사진= 소셜미디어(SNS) 'X' 캡처30일 AFP, AP통신 등 주요 외신을 종합하면 스페인 당국은 이날 성명을 통해 "지난 29일 발생한 홍수로 인한 사망자 수가 95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92명은 스페인 동부에 위치한 발렌시아 주에서 사망했으며, 카스티야라만차와 안달루시아에서도 각각 2명과 1명이 숨졌다.

비는 29일부터 시작됐으며 스페인 남동부 일대 지역이 피해를 봤다. 특히 발렌시아 주에는 8시간 동안 1년 치 비가 내렸다. 이 지역은 스페인이 전 세계적으로 수출하고 있는 감귤류 과일의 60% 이상을 생산하는 지역이라 농작물 피해도 극심할 것으로 보인다.

전날부터 마비된 교통은 여전히 재개에 차질을 빚고 있다. 국영 철도 인프라 운영사인 아디프(ADIF)는 당초 "마드리드와 발렌시아간 고속 열차를 30일 오전 10시까지 운행을 멈추겠다"고 했으나 앞으로 이같은 조치를 최소 4일 더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버스와 통근 열차 노선 역시 중단된 상태다.

비는 오는 31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보돼 피해는 더 커질 전망이다. 마르가리타 로블레스 스페인 국방부 장관은 희생자 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불행히도 우리는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앙헬 빅토르 토레스 국토정책부 장관 역시 "매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실종자 수를 밝힐 수 없다는 사실은 비극의 규모를 보여준다"고 밝혔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이날 TV 연설에서 파괴된 인프라 재건을 약속하면서 지금 이 순간에도 사랑하는 사람을 찾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스페인 전체가 울고 있다"고 말했다.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도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다"며 "희생자 가족들에게 진심 어린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머니투데이

[발렌시아=AP/뉴시스] 30일(현지시각)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긴급 구조대원들이 홍수에 휩쓸려 길가에 쌓인 차량 옆을 지나고 있다. 2024.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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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내부에서는 호우 경보와 구조가 늦어져 피해가 커졌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발렌시아 주에 거주하는 줄리안 오르메노씨는 AFP에 "물이 이미 여기까지 찼을 때 경보가 울렸으니 홍수가 오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였다"며 "아무도 책임지러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나 클로크 영국 레딩대학교 수문학 교수도 "발렌시아 주의 경보 시스템이 실패했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폭우는 스페인 남동부를 가로지른 차가운 공기가 지중해의 따뜻한 바닷물 위로 이동할 때 발생하는 '콜드 드롭(Cold Drop)' 현상에 따른 것이다. 따뜻한 공기가 급격히 상승해 몇 시간 만에 폭우가 쏟아질 수 있다.

매년 이맘때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지만 전문가들은 기후 위기로 이같은 집중 호우가 앞으로 더 심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에르네스토 로드리게스 카미노 스페인 기상협회 소속 기상학자는 "수십 년 간격을 두고 발생하던 이러한 사건이 이제는 점점 더 빈번해지고, 파괴력은 더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이터는 "이번 홍수는 2021년 독일에서 홍수로 185명이 사망한 이후 유럽에서 발생한 최악의 홍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스페인 현대사에서도 최악의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지현 기자 jihyun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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