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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다른 종목을 사라는 훈수가 많아지는 것을 보니 삼성전자 주가도 이제 이븐(even)하게 익은 저점 신호 아닌가 봅니다.” (온라인 주식거래앱 커뮤니티)
“가뜩이나 안좋다던 3분기 실적 나오는 날 미국 반도체주까지 떨어지는 중. 제발 버텨만 다오.”(온라인 종목토론방)
국내 증시 시가총액 1위 기업 삼성전자가 31일 올해 3분기 상세 성적표를 내놓는다. 이미 잠정 실적 발표 이후 금융투자시장의 눈높이가 크게 낮아지며 주가 역시 지지부진한 모습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성과급 충당에 따른 일회성 비용과 파운드리 적자 폭 확대 등을 감안하면 메모리 부문이 시장의 우려보다는 선방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3분기 잠정실적이 발표됐던 지난 8일부터 전날 종가까지 3.11% 하락했다. 6만1000원으로 ‘6만전자(삼성전자 주가 6만원 대)’였던 삼성전자 주가 수준은 5만9100원으로 ‘5만전자’로 내려 앉았다.
지난 14-15일 종가 기준 6만전자에 잠시 복귀한 적 있었지만, 16일 이후 11거래일 연속 ‘5만전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연일 ‘52주 신저가’ 기록을 세우면서 주가는 5만5700원까지 내려 앉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반도체를 비롯한 사업부별 세부 실적을 공개한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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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 8일 잠정 실적 공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9조1000억원으로, 이미 낮아진 시장 기대치에도 못 미쳤다. 다만 매출은 79조원으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메모리 사업은 서버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견조함에도 일부 모바일 고객사의 재고 조정과 중국 메모리 업체의 레거시(범용) 제품 공급 증가, 일회성 비용, 환 영향 등으로 실적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HBM 5세대인 HBM3E에 대해서는 “예상 대비 주요 고객사용 사업화가 지연됐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잠정 실적 발표 이후 반도체 사업의 영업이익 눈높이를 5조3000억원 안팎에서 4조2000억원 안팎으로 내려 잡았다.
다만, 반도체 사업부 성과급 등 일회성 비용 반영 규모가 1조원대로 추정되고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부문의 적자 폭이 1조5000억원 안팎일 것으로 예상되는 점을 감안하면 메모리 부문은 당초 시장의 우려보다는 선방한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범용 D램의 부진과 HBM3E 대량 납품 지연 등으로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에 크게 못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24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한 SK하이닉스는 HBM 효과에 힘입어 영업이익 7조300억원, 매출 17조5731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썼다.
이에 힘입어 SK하이닉스 주가는 반등세에 확실히 올라 탄 분위기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최근 1개월 간 6.09%(18만3800→19만5000원) 상승했다. 지난 25일 장중엔 주가가 20만6000원까지 오르기도 했고, 이날 종가 기준으로도 20만1000원으로 '20만닉스(SK하이닉스 주가 20만원 대)'에 복귀한 바 있다.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은 3분기 잠정실적 발표 이후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로 근원적인 기술 경쟁력과 회사의 앞날에 대해서까지 걱정을 끼쳐 송구하다”며 이례적으로 사과 메시지를 내기도 했다.
[구글 금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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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실적 발표 후 이어질 콘퍼런스콜에서 HBM 관련 로드맵이 언급될지도 주목된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지난 28일 “엔비디아가 삼성전자를 HBM 공급사에 포함하는 조건부 승인을 내렸다”며 “다만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제공하는 HBM 제품 출하량은 제한적인 수준에 그치며 정식 공급망에 포함된 것은 아니다”고 보도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UBS도 최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가 엔비디아로부터 12단 HBM 제품의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고 보고 있다”며 “실제 생산 물량과 가격은 성능과 수율에 좌우될 것”이라고 했다.
국내 증권가에선 그동안 혹독한 ‘저평가’ 상태에 놓여 있던 삼성전자를 향한 우려가 차츰 완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엔비디아향(向) HBM 공급 조건부 승인’ 보도가 나왔던 지난 28일엔 외국인 투자자의 역대 최장 순매도 기록에 종지부를 찍고 34거래일 만에 순매수로 전환하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주가와 밸류에이션이 바닥권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의견이 모인다. 이의진 흥국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주가는 2024년 전망 주가순자산비율(PBR) 1.15배로 과거 5년의 멀티플 하단 수준으로 다운사이클을 이미 반영한 레벨”이라며 “이익 전망의 둔화, 부진한 세트 수요, 일회성 비용의 반영 등을 고려해도 현재 주가에서 하락 폭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미국과 중국 간의 패권 경쟁이 심해지면서 삼성전자에게 새로운 기회가 열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는 미국 수출 제재를 피해 중국 화웨이의 첨단 칩을 제조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돼 미국 정부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TSMC는 파운드리 분야에서 삼성전자의 최대 경쟁자로, 제재가 현실화될 경우 삼성전자는 고객사 확보에 더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
한편, 삼성전자가 HBM3E를 공급 중인 ‘엔비디아 대항마’ AMD가 미 월가의 예상치보다 낮은 4분기(10~12월) 실적 전망을 내놓은 것은 삼성전자 향후 주가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엔비디아에 대한 HBM 공급이 차일피일 미뤄지는 가운데, 가장 큰 고객의 부진이 예상된다는 점은 또 다른 악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30일(현지시간) 미 뉴욕증시에서 AMD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0.62% 급락한 148.60에 장을 마쳤다.
[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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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급락은 전날 발표한 4분기 실적 전망 영향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AMD는 지난 3분기 매출의 경우 68억2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월가 전망치 67억1000만달러를 웃돌았다. 주당 순이익(0.92달러)도 모두 월가 전망치에 부합했다.
그러나 올 4분기 매출 전망을 75억달러로 제시하며 월가의 예상치 75억5000만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AMD의 주가 급락세는 미 증시 반도체주 전반에 부정적 재료로 작용한 분위기다.
'대장주' 엔비디아(-1.36%)를 비롯해 TSMC(-1.25%), 브로드컴(-1.45%), ASML(-4.38%), 퀄컴(-4.76%), 마이크론(-3.79%) 등 주요 반도체주도 약세를 보였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도 3.35% 내려 앉은 5153.49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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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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