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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고령사회로 접어든 대한민국

"이 나이에 그냥 놀겠나" 고령화에 환갑 어르신도 창업박람회 '북적' [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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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7회 프랜차이즈창업박람회 개막

저가 커피, 무인화 매장 브랜드 '눈길'

고령화에 참관객들도 "인생 2막 준비"

"고수익 아니더라도 안정적 수입 원해"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직장 은퇴는 했고 퇴직금으로 무엇을 할까 고민 중에 방문했습니다. 주로 소자본 창업 위주로 알아봤습니다. 이 나이쯤에 몇천만원 정도는 투자할 수 있으니까요. 창업이 아니면 청소나 서빙 등 서비스직 말고는 사실상 일할 곳이 없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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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제57회 IFS 프랜차이즈창업박람회’가 5일 막을 열었다. 부스 시식 코너를 이용 중인 한 참관객 (사진=한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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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화가의 맛집 거리를 걷는 느낌이 들 정도로 커피와 치킨 등 음식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각 부스는 창업 상담을 받는 이들로 붐빈다. 30·40대 중장년뿐 아니라 머리가 희끗희끗한 어르신들도 부스를 도는데 열심이다. 나이는 들어도 마음은 같다. 바로 ‘창업의 꿈’이다. 이곳 프랜차이즈 창업 박람회에서 만난 50대 후반 여성 김모 씨는 “인생 2막을 준비하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창업도 저가 커피 돌풍…상담석은 ‘만석’

프랜차이즈 창업 정보를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는 ‘2024 제57회 IFS 프랜차이즈창업박람회’가 3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막했다. 다음 달 2일까지 진행하는 행사는 첫날부터 예비창업자들과 각 브랜드 홍보 담당자들로 북적였다. 이번 박람회는 200개사·500여개 부스가 참여해 관람객들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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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리터커피 부스에는 상담 손님들도 좌석이 만석이었다. (사진=한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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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저가 커피, 무인 매장 브랜드가 대거 참여해 눈길을 모았다.

아메리카노 한잔이 1800원인 ‘더리터’가 대표적이다. 이날 더리터는 무인 카페 ‘더리터24’도 홍보했다. 박람회 상담 계약시 가맹비 교육비 등 특전을 주면서 상담석은 만석이었다. 더리터 관계자는 “투잡으로 무인 카페를 원하는 이들이 늘어난 영향”이라며 “오전에만 50여명을 상담했다”고 밝혔다.

인근 커피머신 제조기업 동구전자의 ‘티타임커피’ 부스는 무료 커피 시식을 하려는 20여명의 긴 줄이 늘어섰다. 동구전자는 무인카페머신을 파는 기업이다. 현재 기기가 쓰이는 매장만 2000여곳에 이른다. 인건비가 들지 않는 만큼 창업 실패 확률을 줄일수 있는 것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매장에 따르면 티타임커피도 이날 오전에만 2건의 기기매매 계약을 성사했다.

로봇기기, 키오스크, 스마트오더, 주방기기 등 자동화 기기를 선보인 부스도 참관객의 발길을 붙들었다. ‘이콜랩’은 이날 부스에서 식기세척기 세제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설비를 내놨다. 세척기에 디스펜서를 달아 기존 액체 세제 대신 고체 세제를 사용하는 원리다. 부스 관계자는 “80㎏ 말통 세제 4통을 2.8㎏ 고체 세재 한개로 바꾸는 효과가 있다”며 “주방 공간을 넓히고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효과를 홍보하면서 참관객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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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제57회 IFS 프랜차이즈창업박람회’는 다음달 2일까지 진행한다. (사진=한전진 기자)


◇“늦은 나이라도 ‘진심’ 다하면 창업 성공할 것”


참관객들의 고연령화도 눈에 띄는 점이었다. 외식, 식음료 부스 곳곳에서는 50세 이상 늦깎이 창업자들이 상담을 받는 모습을 살펴볼 수 있었다. ‘봉자막창’ 브랜드에서 창업 상담을 받았다는 50대 주부 김 모씨는 “이 나이대가 되면 창업에 대해 한 번씩 생각을 해보게 된다”며 “평소 곱창 요리를 주로 만들고 외식을 하기도 하는데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 상담 받았다”고 말했다.

그와 경기도에서 왔다는 이 모씨는 “분식 창업에 관심이 있어서 방문했다”며 “관람비 1만원도 내고 들어와야 하는 만큼 젊은 층보다는 창업에 진심인 고령층이 더 많을 수 밖에 없지 않느냐”라고 했다. 그러면서 “외식업이 어렵고 힘들다고 하지만 가게 운영에 노력을 다하지 않는 사례도 많이 봐왔다”며 “늦은 나이라도 진심을 다한다면 잘 해낼 수 있을것”이라고 답했다.

올해 환갑인 참관객도 있었다. 수년 전 직장 생활을 접었다는 강 모씨는 “이 나이에 그냥 놀 수 없어 프랜차이즈 창업을 고민 중”이라며 “안정적으로 작은 수입을 낼 수 있는 아이템을 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실패해도 삶에 지장이 없는 자금 정도는 쓸 수 있다”고 밝혔다.

무인화·소자본 창업이 프랜차이즈 업계 열풍인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프랜차이즈 협회 관계자는 “올해 저가 커피와 배달 서비스, 무인화 브랜드들의 참여가 두드러졌다”며 “전반적으로 외식 경기가 힘들고 연령층이 높아진 영향이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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