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우크라 참관단 파견 안 하면 직무유기”
AP연합뉴스 |
한국과 미국의 국방 수장이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강력하게 규탄했다.
김용현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30일(현지시간) 워싱턴 인근 미 국방부 청사(펜타곤)에서 제56차 한·미 안보협의회의(SCM)를 개최한 뒤 발표한 공동 성명에서 “러·북 간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 체결 이후 강화되고 있는 러·북 군사협력이 역내 불안정을 심화하고 있다는 점에 우려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공동 성명은 이어 “양 장관은 불법 무기 거래와 첨단기술 이전을 포함한 러·북 군사협력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의 명백한 위반임을 분명히 했다”며 “러·북 군사협력이 군사 물자 이동을 넘어 실질적 파병까지 이어진 점을 한목소리로 가장 강력히 규탄하고, 이 사안에 대해 국제사회와 함께 긴밀히 공조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오스틴 장관은 회의 이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약 1만명의 병력을 러시아 동부에 파병했으며 이들 중 일부가 우크라이나와 가까운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으로 이동했다고 말했다. 쿠르스크는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 간 교전이 벌어지는 지역이다.
오스틴 장관은 그러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한군을 쿠르스크 지역 전투 작전을 지원하는 데 사용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군의 전투 투입 시점이 언제일지를 묻는 질문에는 “실제 전장에 투입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면서 “그렇게 되면 매우 불안정한 일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오스틴 장관은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전장에 투입될 경우 우크라이나군이 미국으로부터 지원받은 무기로 공격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우크라이나군에는 자신을 방어할 권리가 있다”며 “북한군이 러시아군과 함께 싸우면 공동 교전자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북한의 러시아 파병으로 “한반도 안보 위협이 고조될 수 있다”면서 북한이 러시아에 첨단 군사기술 지원을 요구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 장관은 “북한이 전술핵무기·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고도화 기술이나 정찰위성, 원자력잠수함 등 첨단 군사기술을 (러시아에)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며 북한이 가진 노후화된 재래식 무기들을 신형으로 교체하도록 요구할 수 있고, 이런 것들이 한반도 안보위협을 증대하고 불안정성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특히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북한군 활동 등을 모니터링하기 위한 전황분석팀이나 참관단을 파견하는 문제에 대해선 “당연한 우리 군 임무이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잘못된 일이자 직무유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참관단 파견에 대해 “이라크전을 비롯해 각종 전쟁 시 보내왔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한국이 살상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직접 지원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포탄 지원 등 지금까지 어떤 것도 결정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한·미는 북핵 위협과 관련해서는 북한의 핵 사용과 관련한 대응을 작전계획에 반영하는 작업에 착수하기로 했다. 공동성명은 “향후 연합연습에 북한의 핵 사용에 대한 대응을 포함한 현실적인 시나리오를 포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연합연습의 토대가 되는 작전계획에 북한의 (대남) 핵 공격을 포함한 다양한 회색지대 도발을 상정한 대응 방안을 반영하기 위한 논의가 시작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미는 또한 ‘인도태평양 지역 한미동맹 안보협력 프레임워크’ 문서를 채택하고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및 태평양도서국 등과 안보 역량 발전, 해양 안보, 상호 협력, 상호 운용성 등의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한·미 국방당국이 한반도 역외 지역 협력에 관해 별도의 문서를 채택한 것은 처음이다. 이에 해당 문서가 역내 중국의 영향력을 군사 국방 부문에서 견제하기 위한 틀로 활용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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