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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1 (목)

용산 “우크라에 북 분석팀 파견”…야당 “한 명이라도 보내면 파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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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서방 보란 듯…러시아, ICBM 핵 훈련 러시아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야르스’가 29일(현지시간) 러시아 북서부 플레세츠크 발사장에서 캄차카반도의 목표물을 향해 시험발사되고 있다.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파병을 계기로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ICBM 발사 등 대규모 핵 훈련을 실시하면서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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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계적 대응 방안 밝힌 대통령실
“북한군 활동 모니터할 의무 있어”
방한 우크라 특사단과 논의 예정

야당 “국회 동의 피하려는 꼼수
국방부 장관 탄핵 등 법적 조치

대통령실이 30일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이 우크라이나군과 전투를 시작하면 정부 대응을 단계적으로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국익을 고려해 개입 수위를 조절해 나가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대통령실은 북한군 활동을 감시하는 전황분석팀 파견을 준비할 필요가 있으며, 무기 지원과 관련해선 방어용 무기 지원을 우선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정부가 긴장을 조성하려는 듯 정보 관련 사항을 과시성으로 공개하고 있다며 보다 사려 깊은 대응을 주문했다. 전황분석팀 파견은 우회적 방법으로 우크라이나에 국군을 파병하려는 꼼수라는 지적도 나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에게 “전황분석팀이라 부르든 모니터링팀이라 부르든, 북한군의 앞으로 활동과 전황을 모니터하고 분석할 수 있는 팀을 미리 만들어 보낼 준비는 할 필요를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우크라이나라는 우방국에 (대한) 북한군 활동의 전황을 살피고, 분석하고, 모니터하는 의무가 주어져 있다”고 했다. “북한이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을 통해 현지에서 실전 경험을 쌓고, 현대적 전술을 습득할 수 있다는 것은 우리에 대한 직접적인 군사 위협으로 다가올 수 있다. 우리도 방어적으로 정당하게 그들의 활동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결정 시점을 묻는 질문에는 “그다음 단계적 조치의 결정적 기준은 북한군이 참여한 우크라이나 전투 개시”라며 “무기 지원을 논의한다고 하더라도 1차적으로는 방어무기 지원을 얘기를 하는 것이 상식적”이라고 했다. 그는 155㎜ 포탄 지원 가능성에 대해서는 “우크라이나가 우리에게 포탄 지원 요청을 한 적이 없다”며 “현재 우리가 155㎜ 포탄을 직접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걸 검토하고 있다는 건 틀린 얘기”라고 밝혔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4일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공동언론발표에서 “우리는 살상무기를 직접 공급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러한 부분에서도 더 유연하게, 북한군의 활동 여하에 따라 검토해나갈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관계자는 “세계 평화에 책임 있는 기여를 하기 위해 미국의 뜻도 중요하지만 우리에게 필요한 국익도 더욱 중요한 것”이라며 “우리가 상황을 관찰하면서 단계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조치들이 틀리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특사가 조만간 한국에 오면 구체적으로 한국이 어떤 협력을 할지 논의할 것”이라며 “이번주 내로 특사 파견 계획 논의가 시작될 것”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군 3000명 이상이 서부 교전지역 가까이 이동했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도 “이들을 어느 지역으로 언제 얼마만큼 보내서 전투를 시작할지는 그들의 전략이라 확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보당국 발표 이후에 국제사회 규탄이 시작되자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10월23일에서 24일까지 평양을 방문했다”고 전했다.

민주당 “정부, 호재라도 만난 듯 마구잡이식 조치”

윤 대통령은 이날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전화 통화를 해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실제 전선 투입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이뤄질 수 있는 엄중한 상황”이라고 말했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주러시아 대사를 지낸 위성락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북한의 러시아 파병과 관련해 “정부는 무슨 호재라도 만난 듯 관련 정보를 공개하고, 설익은 대증적 조치를 마구잡이식으로 내놓고 있다”면서 “긴장 조성을 불사하려는 듯한데 그 저의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위 의원은 “살상무기 지원 검토, 듣도보도 못한 참관단(모니터링단)이라는 이름의 정보·군사 인력 파견, 심문조와 심리전 요원 파견 등 온갖 아이디어가 언론을 도배하고 있다”면서 정부의 사려 깊은 대응을 주문했다.

김병주 민주당 최고위원은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우크라이나 모니터링단 파견에 대해 “국회 동의를 피해 파병하는 꼼수”라면서 “남북 대리전을 자청하는 위험천만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는 “해외에 한 명이라도 보내면 그것이 곧 파병”이라며 국회 동의 없이 우크라이나에 모니터링단을 보내면 국방장관 탄핵을 비롯해 다양한 법적 검토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언주 최고위원도 “국민의 압도적 다수가 원하지 않는데도 남의 나라 전쟁에 함부로 개입해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위험에 빠뜨리는 행위는 결코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면서 “윤 대통령은 전쟁놀이를 즉각 그만두라”고 말했다.

박순봉·유새슬·신주영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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