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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0 (수)

"벌써 AI가 모든 걸" 일자리 위협, 어떻게 대처해야? (풀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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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미 우리 일상 깊숙이 들어온 인공지능 AI는 인류에 도움을 주는 한편 여러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지적도 꾸준히 나오고 있죠. 그래서 저희는 이 문제에 대해 고민해 보는 연속 보도를 준비해 봤습니다. 인공지능이 사람 일자리를 대체하고 딥페이크와 가짜뉴스 같이 많은 범죄의 도구가 되고 있는데, 그럼 이걸 우리 사회와 정부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이 세 가지를 오늘(30일)부터 하루에 하나씩 자세히 짚어볼 텐데요. 오늘은 그 첫 순서로 인공지능과 일자리 문제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정성진 기자가 AI 기술을 위해 인간이 저임금과 단순 노동에 내몰리는 실태를 인도 현지에서 취재했습니다.

<정성진 기자>

AI가 시작되는 곳이라는 묘한 설명을 듣고, 벵갈루루 시내의 한 사무실을 찾아갔습니다.

사무실을 가득 채운 테이블 위 모니터에서 수십 명이 눈을 떼지 못한 채 무언가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지금 어떤 작업을 하고 있나요?) 여러 업체들의 데이터 레이블링을 하고 있습니다.]

이 회사는 독일, 미국 등 자율주행 기술 업체들의 의뢰를 받아 거리의 영상 속 사물들에 자동차, 신호등, 건물 등으로 이름 붙이는 작업, 레이블링을 해 줍니다.

모니터 화면 속 데이터는 이처럼 인도인들의 수작업을 통해 AI가 학습할 수 있는 데이터로 재탄생합니다.

이런 필수적인 산업이 인도에서 성장한 이유, 바로 값싼 노동력 때문입니다.

하루 8시간 이상 이렇게 단순, 반복적인 노동의 대가로 첫 해엔 우리 돈으로 채 30만 원이 되지 않는 월급이 주어집니다.

전 세계 AI 데이터 레이블링 종사자 약 40만 명 가운데 20%가 이곳 인도에 있습니다.

인도의 레이블링 산업은 앞으로 6년 간 연평균 29.4%의 고성장이 예상됩니다.

[산지브 굽타/인도 카르나타카주 디지털 경제 위원회 대표 : 많은 기업들이 AI 데이터 서비스 직무를 시작했으며, 젊은 인재들을 채용하고 있습니다.]

시골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만주나트 씨.

재택근무 형태로 자신의 전공과는 관계없는 데이터 레이블링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만주나트/데이터 레이블링 작업자 : 요즘엔 기계공학 분야가 조금 침체한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IT 분야로 전향했습니다. 이유는 급여 때문입니다.]

레이블링 산업이 전공과 경력 불문하고 컴퓨터를 어느 정도 다룰 줄 아는 인도의 대졸 청년, 특히 여성 노동력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면서 이들을 단순, 반복의 저임금 노동에 가둬버리는 것도 사실입니다.

[유용주/인도 현지 채용업체 대표 : 예전에는 C레벨부터 블루칼라까지 피라미드형으로 이렇게 수요가 늘어났다면 (최근엔) 모래시계형으로 바뀌고 있거든요. 구직이 더 어려워질 거고 그런 부작용이 인도 시장에 발생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개발 국가, 저임금 청년들의 감춰진 '유령 노동'을 발판으로 화려하게 꽃 피우고 있는 AI 기술은, 어느덧 스스로 만들어 낸 유령 노동자들의 일자리조차 위협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만주나트/데이터 레이블링 작업자 : 레이블링 초기에는 10명이 하던 일을 이제는 AI 때문에 한 사람이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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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렇게 사람들의 반복 노동을 발판으로 발전해 온 AI는 이제 복잡한 사고가 필요한 작업까지 척척 해내고 있습니다. 무언가를 창조해 내는 일, 또 사람 사이의 상호 교감이 중요한 일은 인공지능이 대체하기 어려울 거라고 여겨졌었는데, 그런 인류의 예상을 AI는 이미 뛰어넘고 있습니다.

이 내용은 홍영재 기자가 미국에서 취재했습니다.

<홍영재 기자>

영화 제작 산업의 중심, 이곳 미국 할리우드에도 AI로 인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제 모습이 이렇게 다양한 캐릭터로 바뀌는 CG 기술부터 영상과 음성, 편집 기술까지 AI가 산업과 또 일자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 알아봤습니다.

두 명의 여주인공이 600m 높이의 방송탑에 올라갔다가 사고로 고립되는 영화의 한 장면입니다.

[we're stuck on this stupid Fxxking Tower.]

이런 욕설 때문에 청소년 관람 제한 등급을 받았고, 수익 감소가 우려됐습니다.

다시 찍으려면 100만 달러 이상을 더 써야 하는 상황.

AI 기술이 해법이 됐습니다.

[stuck on this stupid Freakin Tower]

창작의 한계는 허물어지고, 시장의 범위는 확대됐습니다.

[스콧 만/플로리스 대표 : 이 기술을 통해 전혀 새로운 관객층에 다가갈 수 있는 문을 열어줄 겁니다. 그건 우리가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문화적 장벽을 허물 수 있다는 의미죠.]

이런 AI 기술 발전에도 불구하고 본질적으로 AI는 창조에 한계가 있을 거라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했습니다.

여기에 모인 블록버스터 할리우드 영화나 유명 게임의 캐릭터를 디자인했거나, 핸드 드로윙으로 유명세를 누렸던 이들도 한때 AI는 창작을 돕는 '도구'일뿐이라고 믿었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추유진/영화 토르 러브 앤 썬더 컨셉 아티스트 : AI를 비난하지는 않지만 다른 아티스트 분이 사일런트 킬러(침묵의 살인자)라고 표현한 게….]

[앤드류 킴/게임 갓 오브 워, 언차티드 컨셉 아티스트 : AI가 모든 걸 죽이고 있어요. AI는 더 이상 도구가 아니에요. 너무나 많은 아티스트들을 대체하고 있기 때문이죠. (전문가가 되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들인 사람들이죠.]

사람과 공감하는 능력, 또 돌발상황에서의 대처 능력이 중요한 돌봄과 간호의 영역도 AI가 대체하기 어려울 것만 같았습니다.

하지만 일자리 위협을 호소하며 가장 먼저 거리로 나선 건 간호사들입니다.

AI가 어떤 일자리를 대체하고, 어떤 직업을 새로 만들 지에 대한 대답은 지금도 시시각각 변하고 있습니다.

다만 우리가 일하는 방식이 과거와는 달라야 한다는 건 분명해지고 있습니다.

[피터 한/드로잉 아티스트 : AI가 하지 못하는 기술을 개발해야 합니다. 단순히 아티스트로서 그림과 스케치를 더 잘하는 게 아닙니다. 생각하고 소통하는 방법, 동료와 일하고 결정을 내리는 방법 그리고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입니다.]

(영상취재 : 하 륭, 영상편집 : 원형희, 디자인 : 최재영)

정성진 기자 captain@sbs.co.kr
홍영재 기자 yj@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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