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서가 책 '대국'에서 신민준을 말한다. 워낙 친하다 보니 여러 번 이겨도 별로 미안함이 없는(?) 유일한 상대이기도 하다. 그와 나는 같은 시기에 프로에 들어왔고 비슷하게 주목받으며 성장했기 때문에 험난한 승부의 세계를 함께 걸어가는 동반자 같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신민준 9단은 자기만의 장점이 뚜렷하다. 순간 집중력의 최강자다. 말 그대로 '한 방'이 있는 친구이기 때문에 그와의 승부에서는 유리한 상황에서도 절대 마음을 놓을 수 없다. 한창 내가 흐름이 좋았던 2022년, 명인전 결승에서 뼈아픈 패배를 당했던 것도 신민준 9단이 가진 남다른 폭발력 때문이었다. 십중팔구 이기는 신진서와 겨뤄 스무 번 넘게 이긴 사람은 지난날 1위 시대를 누린 2위 박정환 한 사람뿐이다. 한국 3위 변상일은 신진서를 맞아 아직 두 자리 승수를 올리지 못했다. 4위 신민준은 신진서에게 12승을 올리는 동안 결승전에서 두 번 이겼다.
신민준이 폭발했다. 흑55를 보고 신진서가 고개를 숙였다. <참고 1도>라면 흑이 4에 이어 '×'에 먹여쳐 수싸움에서 이긴다. <참고 2도>에서는 흑4로 살고 나면 백이 두 집을 낼 공간이 없다.
[김영환 9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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