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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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찰청이 태스크포스(TF)를 잇따라 가동하며 범죄수익 환수 역량 강화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검찰청은 최근 ‘범죄수익산정에 관한 매뉴얼 제작 TF’를 신설하고 이달 초 대검에서 첫 회의를 열었다. 범죄가 전문화되고 법원도 범죄수익 산정에 엄격성을 요구하는 추세에 대처하기 위해 법무부에서 신설을 제안했고 대검이 이를 받아들여 만들어졌다.
범죄수익산정TF는 대검 범죄수익환수과가 키를 잡고 일선지검에서 범죄수익환수 업무를 하는 검사를 포함해 9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수사팀이 참고할 수 있게 범죄 유형별로 범죄수익을 산정하는 매뉴얼을 만들 예정이다. 불법온라인도박과 성매매 알선, 보이스피싱, 마약밀반입 그리고 유사수신행위 등 범죄수익 환수 수요가 많은 범죄를 중심으로 우선 자료를 정리 중이다.
범죄수익 환수 역량 강화는 검찰이 해결해야 할 과제다.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추징금 집행대상액은 32조 2589억 원이지만, 실제 추징은 1050억원에 그쳤다. 집행대상액 중 22조 9456억원은 대우그룹 분식회계 사건 추징금이지만, 이를 제외하고도 실제 집행률은 1%대에 불과하다. 수사경험이 풍부한 한 부장검사는 “차명 부동산으로 범죄수익을 은닉하는 건 기본이고, 가상화폐로 세탁해 해외로 빼돌리는 등 범죄수익 은닉 방식이 점점 발전하고 있다”고 했다.
앞서 심우정 검찰총장도 취임사에서 “범죄로부터는 1원의 수익도 얻을 수 없도록 범죄수익환수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 총장은 취임 직후 제주·춘천·청주·창원지검에 범죄수익환수팀을 비공식 직제로 신설했다. 이로써 18개 지검 전부에 범죄수익환수 업무가 가능해졌지만, 중앙지검을 제외한 17개 지검은 비공식 직제로 공판부·형사부 등에서 겸직을 하고 있다. 검찰은 장기적으로 부산지검과 금융범죄 사건 수요가 많은 서울남부지검에 별도로 범죄수익환수부를 직제화할 방침이다.
심우정 신임 검찰총장(53·사법연수원 26기)이 지난달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46대 검찰총장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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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대검은 8월부터 ‘범죄피해재산 환부 업무 매뉴얼 TF’도 가동 중이다. 환부는 범죄수익을 피해자에게 돌려주는 제도를 말한다. 2019년 부패재산몰수법 개정으로 보이스피싱 등 범죄단체의 수익을 범죄피해재산으로 산정하며 환부 수요가 늘었다. 올해 8월 기준 지난 1년간 총 환부액이 267억원이었지만, 전년 같은 기간에는 91억원으로 3분의 1 수준이었다.
대검 관계자는 “피해재산 환부는 범죄 수익을 추징한다는 의미가 있으면서도 피해자들의 실질적인 피해회복 측면에서 중요하다”며 “일선 지검에서 경험이 부족해 대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공감대에서 TF를 신설했다”고 설명했다. 대검은 TF에서 작성한 매뉴얼을 검수해 올해 안에 일선 지검 수사팀이 참고할 수 있게 배포할 계획이다.
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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