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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0 (수)

"다 이민자 탓" 트럼프 센 발언, 오히려 '유색' 지지층 끌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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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라틴계 등 민주당 지지 '유색'그룹 내 분열 조장,
인종 차별 노골화하면서 "내 얘긴 아냐" 착각 유도…
흑인 vs 라틴계 경쟁구도 이용해 히스패닉 지지 늘려

머니투데이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드렉셀 힐에서 열린 라운드 테이블서 "나보다 푸에르토리코를 위해 더 많은 일을 한 대통령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27일 메디슨 스퀘어가든 열린 유세에서 찬조 연설자로 나선 코미디언 토니 힌치클리프가 푸에르토 리코를 "떠다니는 쓰레기 섬"이라고 발언해 논란이 일었다. 투에르토 리코는 미국 자치령으로 주민들에게 대선 투표권은 없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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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는 카멀라 해리스의 유색인종 지지층 표를 어떻게 탈취했을까.

최근 미국 대선 국면에서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지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아진 이유로 유색 유권자층의 분열이 꼽힌다. '유색'이란 동질성에 한 그룹으로 간주됐던 이들 민주당 지지층을 흑인, 라틴계, 아시아, 아랍 등으로 분열시켜 불안의 책임을 '불법 이민자'에게 돌리고 있다는 것.

이달 초 뉴욕타임스/시에나의 공동 여론조사 결과 흑인 유권자의 40%가 불법 이민자의 '대량 추방'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트럼프를 찍겠다는 흑인 유권자가 20%에 그친 반면, 당장 트럼프를 찍지 않더라도 불법 이민에 대한 반감을 가진 흑인 유권자가 상당하다는 뜻이다. 트럼프 캠프는 수 개월 동안 소셜미디어 포스트를 통해 흑인 및 라틴 유권자층을 타깃으로 "불법 이민자가 일자리를 찾아 미국에 오고, 이들이 (당신의) 일자리를 뺏는다"는 메시지를 반복하고 있다.

트럼프의 유색 인종 간 혹은 소외계층 간 분열 전략은 그가 백인 유권자에게 △주택 부족 △고전하는 교육 시스템 △도심 범죄 △급여 정체 등 모든 사회 문제를 불법 이민 탓으로 몰아붙인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트럼프에게 이 모든 해법은 이민자 추방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짚었다. 그 결과 불법 이민 추방에 동의하는 한 실제 자신의 인종적 정체성과는 무관하게 트럼프의 '우리' 안으로 포섭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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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스톤크레스트에 있는 대형 흑인 교회를 찾아 예배에 참석하며 환영을 받고 있다./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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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뉴욕 매디슨 스퀘어가든에서 열린 트럼프 집회에서 그를 지지하는 연설자들은 이날 다른 집회 때보다 인종적으로 더 다양한 군중을 상대로 연설하면서도 노골적으로 반이민·인종차별적 발언을 쏟아냈다. 보수권위자인 터커 칼슨은 흑인이자 인도계 미국인인 해리스 부통령을 향해 "첫 번째 사모아-말레이시안이자 IQ가 낮은 캘리포니아 전 검사"라고 비꼬았다. 트럼프의 정책 고문인 스테판 밀러는 KKK의 슬로건인 "미국은 오직 미국인을 위해 존재한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히스패닉계와 흑인 유권자층 사이의 분열도 십분 활용하고 있다. 트럼프는 히스패닉계 유권자층 지지자가 급격히 늘었는데, 이들 중 다수는 민주당이 흑인과 백인에 집중하는 반면 히스패닉계의 요구엔 무심하다고 비난한다. 뉴욕시 민주당 활동가인 알 샤프턴 목사는 "라틴계와 흑인 두 집단은 누가 먼저 (소외된) 불만을 처리할 것인가를 놓고 경쟁해왔다"며 "트럼프는 뉴욕이 전국 정치의 실험실이었기 때문에 이 분열을 이용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뉴욕타임즈/시에나 여론 조사에서 히스패닉 등록 유권자의 3분의 1만이 트럼프가 이민 문제에 대해 말할 때 자신에 대한 얘기로 느낀다고 답했다. 같은 조사에서 "한때 흑인들의 출세를 어렵게 만들었던 장애물이 이제는 거의 사라졌다"고 답한 흑인 유권자는 5명 중 1명이었다. 같은 그룹 내에서도 인종 정체성을 토대로 단합하기가 그만큼 어려워졌다는 뜻이다.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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