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서 국내로 마약을 보낸 한국인 2명이 신원이 특정된 지 일주일 만에 현지에서 검거, 국내로 강제 송환됐다. 흰색 런닝셔츠를 입은 마약 사범(가운데)이 태국 현지에서 체포 된 후 한국으로 송환되는 모습. /대검찰청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최근 태국에서 국내로 마약을 보낸 한국인 2명이 신원이 특정된 지 일 주일여 만에 신속하게 검거돼 국내로 강제 송환됐다. 지난 9월 26일 대구지검이 국내 필로폰 수령책을 체포하는 과정에서 발송책으로 태국에 있는 A 씨를 특정하자, 태국에 파견된 우리나라 검찰 수사관들이 움직였다. 수사관들은 태국 마약청에서 배달지 정보 등을 분석해 A 씨의 현지 거주지를 파악하고 마약청, 이민청과 공조해 지난 3일 A 씨를 검거했다. 다른 발송책 B씨도 태국에 파견된 현지 수사관들의 탐문으로 2주 만에 인적사항을 특정하고, 검거에 성공했다. 이들은 지난 22~23일 국내로 송환됐다. 검거부터 송환까지 수년이 걸렸던 과거와는 달리, 2019년 두 나라 수사기관이 ‘원점 타격형 국제 공조시스템’을 구축해 실시간 현지 검거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태국 뿐 아니라, 앞으로는 베트남·말레이시아·캄보디아에도 우리 수사관이 상주하면서 마약 사범을 신속하게 검거하고 국내로 송환한다. 대검찰청은 30일 오전 제주 롯데호텔에서 제31차 마약류 퇴치 국제협력회의(ADLOMICO·아드로미코)를 열고, 베트남·말레이시아·캄보디아와 양자 회담을 통해 ‘원점 타격형 국제공조 시스템’을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이 공조시스템은 국내 마약 밀수량 기준 주요 마약 발송국의 마약청 등에 국내 마약 수사관을 파견·상주시키고, 실시간 국제공조로 현지 마약 발송조직을 검거하는 ‘수사관 상호파견 제도’다.
베트남·말레이시아·캄보디아에서 국내로 유입되는 마약류는 폭증하고 있다. 베트남에서 유입된 마약의 적발량은 지난해 40.6 ㎏으로, 2020년(2.7㎏) 대비 1400% 증가했고, 말레이시아에서 유입된 마약 적발량은 지난해 61.8㎏으로 2020년(8.6㎏) 대비 618% 증가했다. 캄보디아에서 유입된 마약류는 코로나 기간 감소했다가 지난해부터 다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심우정 검찰총장은 개회사에서 “범죄조직의 개입으로 국가 간 마약 대량 밀수가 빈번해지고 세계 각국에 유입된 마약은 거미줄 같은 유통망을 따라 세계 곳곳으로 침투해 우리의 가족과 이웃, 공동체를 무너뜨리고 있다”며 “하나의 국가 단독으로 이러한 마약범죄를 제대로 파악하고 그 원인을 끊어내기란 불가능에 가깝다”고 했다. 이어 “검찰은 효율적인 마약 통제를 위해 각종 시스템과 수사기법을 개발하는 한편 신속한 국제 공조수사를 위한 협력에도 더욱 힘쓰겠다”고 했다.
이번 회의는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 등 6개 국제기구와 북미·아시아태평양·유럽 등 28개국, 국내 14개 유관기관에서 250여명이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린다. 특히 유엔(UN) 본부의 고위급 인사인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 정책·공보국장이 최초로 회의에 참석한다. 대검 마약과가 1989년 만든 국제회의로 매년 한국에서 열리고 있다.
[이슬비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