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MC 기아 '제다-킹 압둘 아지즈 로드 쇼룸. 사진=기아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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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평균 약 40~50명이 방문하는 매장의 주요 고객층이 '여성'이다. 사진=기아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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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단형 자동차가 전체 시장의 45%를 차지하는 사우디 시장에서 최근 들어 SUV 인기가 커지고 있다. 사진=기아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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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다정 기자]
기아는 역사적인 '타스만'의 데뷔무대로 사우디아라비아를 선택했다. 왜일까?
우리는 흔히 중동을 '기회의 땅'이라 말한다. 이른바 막대한 '오일머니'를 앞세워 높은 소비력을 가지는 동시에 어마어마한 성장 잠재력으로 그 어떤 기업도 절대 우위를 차지하지 못한 '미지의 땅'이다.
최근 현대자동차그룹은 막연했던 '중동 드림'을 현실로 만들어가고 있다. 꼬박 하루를 날아가 만난 중동 최대 자동차 시장인 사우아라비아에서 수십 년 동안 다져온 노력 흔적을 고스란히 확인할 수 있었다.
2024년 8월 기준 현재 사우디아라비아 자동차 시장은 일본 도요타가 '28%'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한 가운데 현대차와 기아가 각각 15%와 8%로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산술적으로 10대 중 2대는 현대차·기아의 차라는 건데, 실제 사우디 제다 거리를 돌아다니다 보면 눈길이 닿는 어느 곳에서든 현대차·기아 차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체감으로는 일본과 한국이 사우디 제다 자동차 시장을 양분하는 듯 느낄 정도였다.
'세단' 강세 속 빛나는 '소형 SUV'의 약진
사우디아라비아 자동차 시장에 대해 더 자세한 얘기를 듣기 위해 현지 NMC(National Marketing Company) 기아 '제다-킹 압둘 아지즈 로드 쇼룸'을 찾았다.
제다 국제공항에서 홍해를 따라 알 안달루스 지역까지 연결하는 왕복 14차선 대로인 킹 압둘 아지즈 로드에 위치한 이 매장은 제다 최고의 자동차 대리점 중 하나로 꼽힌다. 도요타·렉서스·메르세데스-벤츠 등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뿐 아니라 람보르기니 등 럭셔리 브랜드 대리점까지 줄지어 있는 거리 중간에 위치한 기아 쇼룸의 큰 존재감에 드러냈다.
최근 기아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판매량은 ▲2020년 2만5023대 ▲2021년 2만6568대 ▲2022년 3만290대 ▲2023년 4만8266대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펜데믹 이후 글로벌 공급망 이슈가 일었던 2021년에서 2023년을 지나면서 판매량 4위로 올라섰고, 올해는 8월 기준으로 8%의 시장 점유율로 판매량 3위에 차지했다.
현지 딜러인 압둘라 알람(Abdullah Allam) NMC 시니어 프로덕트 매니저는 "사우디아라비아 소비자들은 기아를 신뢰할 수 있는 일상적인 차량, 내구성이 강한 차량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현대차와 도요타와 마찬가지로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디자인·기술력·제품의 신뢰성을 통해 점점 더 인정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아가 도요타와 현대차에 이어 3위를 차지하게 된 것은 매우 훌륭한 성과"라며 "우리는 여기서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기아의 올해 1~3분기 사우디아라비아 판매 상위 3개 차종은 ▲페가스(약 1만 3000대) ▲셀토스(약 7000대) ▲K5(약 4000대)다. 페가스는 소형 세단인 K2보다 한 단계 아래 차급인 소형 엔트리 차급 세단이다. 현재 매장에서 페가스를 구입하면 출고까지 기본 2~3달은 기다려야 한다.
전통적으로 세단이 강세를 보이는 사우디아라비에서 이곳 대리점은 출입문을 들어서자마자 SUV인 스포티지 2대를 나란히 배치한 것이 눈에 띄었다. 세단형 자동차가 전체 시장의 45%를 차지하는 사우디 시장에서 최근 들어 SUV 인기가 커지는 영향이다.
압둘라 매니저는 "전 세계적으로 많은 브랜드가 SUV 모델을 출시하면서 지난 5~6년간 SUV의 인기가 많이 증가했다"며 "스포티지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오랫동안 큰 인기를 얻어왔고, 모두가 사랑하는 모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예상외로 이곳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모델은 페가스와 스포티지도 아닌 바로 소형 SUV인 쏘넷과 셀토스다. 하루 평균 약 40~50명이 방문하는 매장의 주요 고객층이 '여성'이기 때문이다. 구매는 남성이 하지만 실제 운전자는 여성인 경우가 많다.
현지 프로덕트 매니저는 "쇼룸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모델은 쏘넷·셀토스"라며 "페가스는 남녀 모두에게 인기가 있지만, 이곳의 주 고객층은 여성이라 쏘넷과 셀토스가 더 많이 판매된다"고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시장은 지난 2018년 여성의 운전이 허용된 이후 더 큰 성장 가능성이 열렸다. 특히 젊은 여성들이 찾는 소형 SUV의 인기가 전체 SUV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
압둘라 매니저는 "여성 고객의 운전이 허용된 이후로 현대차 코나와 기아 셀토스·쏘넷 같은 모델들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며 "운전을 시작한 여성들은 어렸기 때문에 고급 SUV를 구매할 여력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젊은 여성들은 일반 승용차보다 높이 올라가 있어 안전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소형 SUV가 인기를 얻고 있다"고 부연했다.
타스만과 전기차에 거는 기대…"새 시대가 다가온다"
이제 기아는 브랜드 최초의 픽업트럭인 '타스만'과 함께 사우디아라비아, 나아가 중동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고 있다.
압둘라 매니저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픽업 트럭 시장이 커지고 있다"며 "연간 약 7만~8만 대가 판매되고, 특히 포드 레인저나 토요타 하이에이스 같은 모델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모델인 타스만은 주로 라이프스타일 차량으로 포드 레인저와 비슷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전기차도 성장하는 사우디아라비아 시장을 공략할 하나의 선택지다. 아직 현지에서 전기차 전환이 본격적으로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최근 들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그는 "정부 역시 전기차 사용을 장려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전기차를 알리고 있다"며 "경찰차가 전기차로 교체된 것은 전기차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런 변화는 기아의 계획과도 완벽하게 일치한다"며 "2025년부터 다양한 전기차 모델을 사우디에서 판매할 예정인 기아는 사우디 정부의 비전과 발맞춰 전기차 전환 준비를 완료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다정 기자 dd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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