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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0 (수)

[단독] 명태균 파일…‘김건희 보고용’ 서울시장 여론조사 “1천개 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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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김건희 여사(왼쪽)와 명태균씨.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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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2022년 6월 지방선거를 이틀 앞두고 “사모님(김건희 여사)이 궁금해한다”며 미공표 서울시장 여론조사를 진행한 사실이 확인됐다. 명씨는 경남 창원 신규 국가첨단산업단지(창원국가산단) 선정과 관련해 ‘김 여사 보고용’이라며 보고서 작성을 지시하고, 지난해 말 여당 당무 감사에서 최하점을 맞은 김영선 전 의원을 위해 김 여사에게 줄을 댔다고도 밝혔다. 이는 2022년 보궐선거 때 김영선 전 의원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 말고도 김 여사의 정치, 행정 개입이 다방면으로 이뤄졌음을 시사하는 내용이어서 ‘김 여사 국정 개입’ 파문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겨레21은 29일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해 명씨와 강혜경(명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미래한국연구소 직원이자 김영선 전 의원 회계책임자)씨의 통화 녹음 파일 여러개를 입수했다. 2022년 5월30일 통화에서 명씨는 강씨에게 “서울시장 선거, 서울에 한번 1000개 (여론조사를) 돌려보세요. 1000개 바로 해서 바로 오늘 달라고 하네. 사모님(김 여사)이 이야기해서 궁금하대요”라고 말했다. 당시는 2022년 6월1일 지방선거를 이틀 앞두고 있었다. 한겨레21이 입수한 당시 미공개 여론조사 결과 보고서를 보면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 58.0%-더불어민주당 송영길 후보 38.4%로, 실제 선거 결과(59.05%-39.24%)와 비슷했다.



명씨는 지난해 11월13일 강씨와 한 통화에서는 김 전 의원을 두고 “당무 감사 꼴등 했다며?”라며 “여사한테 구구절절 텍스트 문자로 보냈어. 여사가 도와줄 것”이라고 말했다. 언급된 국민의힘 당무 감사는 지난 4월 총선 공천을 앞두고 이뤄진 전초전 격이었는데, 명씨가 김 여사를 통해 당무에 영향력을 행사했음을 시사한다.



명씨는 또 2022년 11월23일 저녁 통화에서는 강씨에게 창원국가산단 관련 보고서 작성을 지시하며 “윤석열 사진을 위로 올려서 그 크기로 ‘국가산단이 필요합니다’ 넣어야 한다”며 “이건 부탁하는 거거든 사모(김 여사)한테”라고 말했다. 이 통화는 국토교통부 실사단이 창원 현지에 창원국가산단 부지 심사를 온 날 이뤄졌다. 그로부터 넉달 뒤인 지난해 3월15일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주재한 ‘제14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신규 창원국가산단은 추진이 공식화됐고, 김 전 의원 지역구였던 창원시 의창구 북면, 동읍 일대에 339만㎡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한겨레는 명씨가 창원산단 대상지 선정 등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보도했는데, 이번에 공개된 통화로 명씨의 ‘윗선’이 김 여사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명씨는 정부 실사단이 현지를 찾았던 이날 낮 통화에서는 “창원대 정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빨리 와요. (…) 왜 안 오냐고”라며 현직이던 김 전 의원을 질타하기도 했다.



미래한국연구소 소장을 지냈던 김태열씨는 한겨레21에 “2022년 연말 국토부 공무원들이 산단 입지에 대한 현장 조사를 할 때 명씨가 현장을 다 안내했다”고 증언했다. 명씨는 이와 관련해 “(국토부 공무원을) 안내한 바 없고, 차 타고 쫓아다녔다. 난 공무원 만난 적도 없다”고 해명했지만, 이번 통화 녹음 공개로 거짓 해명일 가능성이 커졌다.



김완 기자 funnybone@hani.co.kr 곽진산 기자 kj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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