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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0 (수)

중국 한복판에 현대차 수소연료기지…"기술 못 베낀다" 자신감[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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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HTWO 광저우 공장
현대차, 해외 첫 생산시설…최고 보안등급 갖춰
20년 넘은 노하우로 세계 최대 수소차 시장 공략

머니투데이

HTWO 광저우 공장에서 생산된 수소연료전지(퓨얼셀) 최종 제품. 이 퓨얼셀이 내연기관 자동차의 엔진을 대체, 수소를 연료로 오로지 물 밖에는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모빌리티의 첨병이 되고 있다. /사진=HTWO 광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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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의 수많은 국내외 공장 중 가장 보안 등급이 높은 공장 중 한 곳은 중국에 있다. 현대차의 첫 해외 수소연료전지 생산기지로 지난해 6월 문 연 HTWO(현대차수소) 광저우 수소연료전지(퓨얼셀) 공장이다. 23일 첫 언론 공개 때도 삼엄함이 느껴졌다. 공장이지만 깔끔한 랩(연구소)의 느낌이었다.

수소연료전지는 수소가 공기 중 산소와 결합해 물이 되며 전기를 만들어내는 구조다. 수소가 셀(EGA)을 통과하면서 전기가 나오는데, 얇은 셀 한 장이 이미 7개 레이어로 구성돼 있다. 이걸 220개 정도 쌓은 뭉치가 연료전지 스택이고, 이 스택을 다시 두 개 묶으면 비로소 수소차 넥쏘 한 대 분량(90kW) 연료전지가 된다.

셀을 쌓아 스택을 만드는 과정은 '쌓는다'는 방식, 그리고 극단적으로 청결해야 한다는 점에서 반도체 공정에 비견된다. 스택 생산라인은 두 겹 유리상자로 차폐돼 있었다. 스택이 케이스에 들어간 후에는 자동 이동이 시작된다. 첫 수소를 주입해 연료전지에 생명을 불어넣는 액티베이팅(활성화) 단계를 포함해 각종 추가 부품 장착 등 조립이 진행된다.

마지막 단계는 완성 제품에 대한 최종 테스트다. 수소 주입량을 조정하며 실주행 여건 그대로 테스트한다. 공장 관계자는 "출고 직전 테스트에만 3시간50분이 걸린다"며 "급감속과 급가속, 오르막과 내리막 등 모든 주행 상황을 설정해 테스트한 뒤 출고한다"고 설명했다.

세상에 나온 지 20년 넘은 기술이다. 수소연료전지 자체를 베끼기는 어렵지 않다. 현대차의 차별점은 제조기술과 노하우다. 현대차는 2018년부터 수소차를 만들어 누적 3만8000대를 판매했다. 중국 기업들은 "현대차의 90% 수준까지 기술을 확보했다"고 주장하지만 그 10%가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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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하는 중국 수소차 시장/그래픽=김현정




세계 최대 순수전기차 시장인 중국은 세계 최대 수소전기차(수소차) 시장이기도 하다. 2023년 7653대(한국 4757대)가 팔렸다. 중국 정부는 올 4월 에너지법 초안에서 최초로 수소를 '에너지'로 정의하고 본격 육성하기로 했다. 당분간 전기차 시장을 먼저 키우지만, 일단 광저우가 있는 광둥성 포함 5개 시범지역을 통해 최대 3만3000대 수소차를 4~5년에 걸쳐 보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대차가 수소연료전지 기지를 광저우에 세운 배경이다.

오승찬 HTWO 광저우 법인장은 "2030년을 넘어서며 중국 수소차 수요가 크게 늘 거라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으며, 내년 15차 5개년 계획을 통해 인프라와 기술 성숙 전략이 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의 목표는 2035년까지 수소차 100만대 누적판매다. 핵심 기술인 수소연료전지를 중국에서 생산하는 만큼 보안 문제에 특별히 신경 쓴다. 오 법인장은 "기술 격차는 줄어들겠지만 첨단기술에 대해서는 '봐도 모르게' 관리하는 게 핵심 보안전략"이라고 말했다.

광저우(중국)=우경희 특파원 cheer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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