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다와 전현직 맞대결로 주목…중의원·참의원 과반 필요
제1야당보다 자민당 유리…야당들 ‘킹메이커’로 떠올라
지난 28일 일본 도쿄 시내의 한 대형 전광판에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전날 총선 패배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는 장면이 방영되고 있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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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중의원 선거가 여당의 과반 수성 실패와 야당의 약진으로 마무리되면서 전현직 총리인 여야 당대표가 내달 특별국회의 총리 지명 절차에서 맞붙게 됐다. 집권 자민당과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 모두 과반을 차지하지 못한 상황이라, 제2·제3야당인 일본유신회·국민민주당이 ‘킹메이커’로 떠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사히신문 등 현지 언론은 일본 정부와 여당이 다음달 11일 차기 총리를 지명할 특별국회를 소집하기로 했다고 29일 보도했다. 특별국회는 중의원 해산으로 조기 총선이 실시된 후 1개월 이내에 소집되는 국회로, 총리 지명과 상임위원회 구성 등을 새로이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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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국회에서 총리를 노리는 후보로는 자민당 총재인 이시바 시게루 총리와 입헌민주당의 노다 요시히코 대표(사진)가 거론된다. 노다 대표는 2011년 9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1년여 동안 입헌민주당의 전신인 민주당 정권 시절 마지막 총리를 지낸 경험이 있어, 두 사람 대결은 전현직 총리 대결로도 주목받고 있다.
이시바 총리는 제2차 세계대전 후 출범한 내각 중 최단 시간 내 중의원 해산, 조기 총선을 단행하는 승부수를 던졌다가 참패해 당내 책임론 압박을 받고 있다. 하지만 그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국정은 한시라도 멈출 수 없다. 국정을 확실하게 추진해갈 것”이라며 앞으로도 총리로서 연립정권을 유지해나갈 뜻을 밝혔다. 노다 대표도 중의원 선거 직후 “총리 지명을 노리는 것은 당연하다”고 발언하는 등 정권 교체와 총리 도전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두 거대 정당 대표가 대결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일본유신회와 국민민주당 행보에 관심이 모인다. 자민당과 입헌민주당 모두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한 만큼, 총리 지명 및 정권 유지·탈환을 위해 군소 정당의 협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번 중의원 선거에서 자민당(191석)과 연립여당인 공명당(24석)은 합쳐서 215석을 얻어 중의원 465석의 과반(233석) 달성에 실패했고, 입헌민주당도 148석으로 과반에 크게 못 미쳐 자력 총리 선출이 어려운 상황이다. 일본유신회는 선거에서 38석, 국민민주당은 28석을 각각 가져갔다.
현실적으로 정권 교체보다는 자민당 정권 유지가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로 꼽힌다. 특별국회에서 진행되는 총리 지명 선거에서는 중의원과 참의원에서 총투표수의 과반을 얻은 의원이 총리로 선출되며, 과반 득표 의원이 없으면 상위 2명이 결선투표를 한다. 연립여당은 일본유신회나 국민민주당 어느 한 정당의 지지만 얻어도 과반을 확보하게 되지만, 입헌민주당은 일본유신회와 국민민주당 지지를 모두 얻어도 214표에 그쳐 공산당 등 다른 야당 표까지 확보해야 정권 교체를 노려볼 수 있다.
입헌민주당은 국민민주당, 일본유신회와 개헌, 안보, 에너지 정책 등 주요 정책에서 입장차가 뚜렷해 협력이 어려운 상황으로 현지 언론은 보고 있다. 참의원은 현재 자민당이 과반이어서 입헌민주당 출신 총리 배출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요미우리신문은 “국민민주당이나 일본유신회가 최종적으로 노다 대표에게 투표하지 않으면 이시바 총리가 총리로 지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사히는 “이시바 총리는 야당 측과의 정책 협의로 정권 유지를 도모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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