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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는 ‘역세계화’ 수혜자… 기술 경쟁력 잃은 삼성전자를 반면교사 삼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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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TSMC 창업자 모리스 창이 2022년 12월 미 피닉스 공장 부지에서 연설하고 있다./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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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대만 TSMC의 창업자 모리스 창이 지난 27일 반도체 자유무역이 퇴조하며 심각한 도전에 직면했다고 언급한 가운데, 대만 현지에서는 TSMC가 ‘역세계화’의 수혜자라는 반박이 나오고 있다. 대만 경제전문가 셰진허 재신미디어 회장은 삼성전자를 기술 경쟁력에서 뒤처진 반면교사로 꼽으며, TSMC가 미국의 대중 제재 덕분에 ‘호국신산(護國神山·나라를 지키는 신령스러운 산)’이 됐다고 평가했다.

셰진허 회장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모리스 창은 TSMC 운동회에서 ‘세계화는 끝났다, 도전이 도사리고 있다’고 두 번이나 말했으나, 사실 TSMC가 지금 같은 자리에 오른 건 미국이 첨단 공정 장비를 보호한 덕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웨이저자 TSMC 회장이 지난 17일 3분기 실적 발표에서 향후 5년간 회사 전망이 매우 밝다고 자신한 데 대해 “중국이 ASML의 EUV(극자외선) 등 첨단 노광 장비 수입 제한으로 첨단 공정에서 진전을 이루지 못했기 때문에 TSMC가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미국은 중국의 첨단 반도체 기술 개발을 억제하기 위해 2022년 10월부터 대중 제재를 이어오고 있다. 이에 따라 14나노(1나노는 10억분의 1m) 이하 첨단 공정 장비의 중국 수출이 금지되면서 중국 반도체 기업들은 효율성과 기술력에서 뒤처졌다. 셰진허 회장은 “중국이 첨단 공정 기술을 돌파하면, 가장 먼저 사라질 기업은 ASML이며, TSMC 또한 경쟁 심화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핵심 사업에서 중국 기업 등 경쟁사에 밀리고 있는 삼성전자를 타산지석의 대표적인 사례로 들었다. 셰진허 회장은 “삼성은 과거 오랫동안 TSMC와 대등한 위치에 있었으나, 현재 TSMC의 시가총액은 1조달러를 넘어섰고 삼성의 시총은 TSMC의 4분의 1에 불과하다”며 “삼성전자의 첨단 공정 수율은 TSMC보다 크게 뒤처지고 있다”고 평했다.

또한, 삼성은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중국 브랜드에 밀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삼성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2005년 이전 30%를 넘었으나, 이후 급격히 하락해 0.3%에 불과하다”며 “아프리카와 동남아 시장에서도 중국 브랜드에 잠식당했고, 주요한 생산 기지인 베트남에서도 중국 브랜드에 밀리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올 2분기 아프리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중국 트랜션이 51%로 1위, 삼성전자가 19%로 2위다. 또 다른 주요 신흥 스마트폰 시장인 인도에서도 올 3분기 삼성전자는 중국 비보와 샤오미에 밀려 점유율 3위로 떨어졌다.

그는 이어 “가장 심각한 건 삼성의 최대 경쟁력이었던 D램 시장에서도 HBM(고대역폭메모리) 경쟁에서 SK하이닉스에 완패한 점”이라며 “올해 SK하이닉스의 시총이 인텔을 넘어선 것은 반도체 업계의 큰 사건”이라고 했다. 엔비디아에 HBM 5세대(HBM3E) 12단을 독점 공급하고 있는 SK하이닉스의 시총은 29일 기준 약 138조원(약 997억달러)으로, 인텔 시총 약 978억달러보다 높다. 그는 “이 모든 것이 말해주는 건 중국이 참여하는 세계화 속에서 산업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결국 최종 승자는 기술 장벽을 높여 중국이 따라올 수 없게 만든 기업뿐”이라고 했다.

최지희 기자(h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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