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이들의 왜소한 외모에 외신도 주목하고 있다. 통상 생각하는 것 같은 덩치 좋은 특수부대원의 모습이 아니라 키도 작고 마른 이들이 대부분이어서다. 실제 10대 중반에서 20대에 이르는 북한 남성의 키는 156~165㎝, 몸무게는 48~58㎏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같은 연령대의 한국인 남성과는 각각 10㎝, 10㎏ 이상 차이 나는 수준이다.
러시아 독립 언론기관이라고 주장하는 '아스트라'는 지난 22일(현지시간) 텔레그램 채널에 북한군으로 보이는 군인들이 건물 외부에 서 있는 모습을 촬영해 게시했다. 아스트라는 해당 영상에 대해 ″블라디보스토크 '세르기예프스키에 위치한 러시아 지상군 제127자동차소총사단 예하 44980부대 기지에 북한군이 도착한 장면″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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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중앙일보가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최근 10년간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하나원)에 입소한 탈북민의 세대별 평균 신장·체중' 자료에 따르면 20대 탈북민 남성의 평균 키는 165.4㎝, 몸무게는 58.4㎏에 그쳤다. 이는 만 18세 한국 남성의 키가 평균 174.4㎝, 몸무게는 72.7㎏(지난해 교육부·질병관리청 자료)인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만 15세 남성 탈북민의 평균 키는 156.5㎝, 몸무게는 48.4㎏으로 나타났다. 정보당국은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대부분이 10대~20대 초반이라고 보고 있다.
김영옥 기자 |
북한은 코로나19 이후 구호단체와 국제기구를 내보내고 외부와 접근을 철저히 차단하고 있기 때문에 최근 한국에 온 탈북민 조사를 통해 북한 주민의 신체를 추측하는 방식이 가장 타당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으로 보이는 이들의 모습은 최근 텔레그램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속속 공개되고 있다. 가방과 짐을 메고 분주히 움직이거나 "힘들다야", "늦었다" 등 북한 특유의 억양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다. 영상 분석에는 한계가 있지만, 상대적으로 마르고 작은 체형이 대부분이다.
우크라이나 군 전략소통·정보보안센터(SPRAVDI)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공개한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인물의 모습. SPRAVDI.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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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일가의 외모는 이와 딴판이라 독재 정권의 본질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특히 올해 만 11세로 추정되는 김정은의 딸 김주애가 최근 공개석상에 선 모습을 보면 한눈에도 김정은과 엇비슷한 키로 판별된다. 정보당국은 김정은의 신체를 170㎝, 140㎏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
지난 5월 김정은과 김주애가 평양 북부 새 거리인 ‘전위거리’ 준공식에 참석해 주민들에게 인사하는 모습.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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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김주애가 노동당 창건 79주년을 기념하는 경축공연과 연회에서 김정은과 함께 주석단에 섰다. 유력한 후계자로서의 위상을 반영하듯 김정은 바로 옆자리를 차지했는데 키가 엇비슷하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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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애의 위상을 살리기 위해 연단 아래에 발판을 두고 의도적으로 키를 높였을 수는 있다. 하지만 김주애는 지난 4월 국가우주개발국을 김정은과 함께 찾아 나란히 걸어가는 장면에서도 또래에 비해 큰 키를 드러냈다.
지난 4월 김주애와 김정은이 국가우주개발국을 찾은 모습. 노동신문.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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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 평균 신장·체중 자료에 따르면 만 11세 여성 탈북민의 평균 키는 141.8㎝, 몸무게는 37.2㎏였다. 일반 북한 여성 청소년과 김주애를 비교하면 대략 키는 20㎝, 몸무게는 20㎏까지 차이가 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가능한 대목이다.
20대 성인이 되더라도 탈북민 여성의 체형은 153.7㎝, 51.9㎏에 그쳤다. 만 18세 한국 여성의 키와 몸무게가 평균 161.7㎝, 58.2㎏(지난해 교육부·질병관리청 자료)인 것과 비교된다.
김영옥 기자 |
이와 관련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해 2월 "지금 주민들은 제대로 먹지 못해 얼굴에 광대뼈만 남고 말이 아닌데, (김주애가) 잘 먹고 잘사는 귀족의 얼굴에다 화려한 옷차림이 텔레비전으로 자주 방영되니 벨이(화가) 나서 참기 힘들다"는 평안북도 한 주민 소식통의 전언을 보도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북한의 5세 미만 아동의 발육부진 비율은 한국의 10배이며, 2020~22년 기준 북한 주민의 45.5%가 영양 부족을 겪고 있다고 한다.
김씨 일가는 대북 제재를 위반해 들여온 각종 사치품을 즐기고 영양 과다일 정도로 윤택한 생활을 하면서 왜소한 청년들은 사실상 '총알받이' 역할로 전장에 내모는 데 대해 보편적 인권적 측면에서 규탄을 본격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안철수 의원은 "김씨 일가가 북한 주민의 먹고사는 문제는 방관하고 본인들의 사치와 안위만 챙기며, 더 나아가 어린 소년과 청년들까지 이역만리 전장으로 몰아넣는 것을 보면 정말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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