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친절한 경제 오늘(29일)은 경제부 김덕현 기자와 함께합니다. 김 기자, 어서 오세요. 환율이 대체 왜 이런지 궁금한 분들 많을 텐데 금융 취재하는 김덕현 기자가 마침 나왔네요.
<기자>
먼저 이 두 가지 숫자를 잠깐 보시죠.
오른쪽 숫자가 바로 어제 장이 열리고 초반에 기록했던 원 달러 환율입니다.
1,390원대를 기록한 건데, 그 이전에 1,390원대까지 갔던 게 언제였나 거슬러 올라가 봤더니 7월 22일이었습니다.
1,307원까지 떨어졌던 환율은 한 달 사이에 80원 정도가 올랐습니다.
이번 달 들어서 사흘을 제외한 나머지 날에는 모두 오름세로 마감했는데요.
가장 큰 대외 요인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입니다.
관세 확대 같은 트럼프의 공약이 인플레이션 촉발 위험으로 보면 해리스 쪽보다 더 크다 게 월스트리저널의 분석인데요.
즉, 인플레이션 자극이 미국의 추가 금리 인하 지연 가능성으로 이어지면서 '강 달러'로 연결되는 겁니다.
그런데 일본과 중국, EU 같은 주요국 통화와 비교하면 유독 우리나라만 달러 대비 가치 하락률이 크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3분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0.1%에 그치면서 올해 예상치인 2.4% 달성이 사실상 어려울 거라는 소식 지난주에 나왔습니다.
동시에 충격을 줬던 게 심지어 수출은 2분기보다 0.4% 줄었다는 거였죠.
이런 경기 부진 여파에 3분기 들어 이어진 외국인들의 강한 주식 매도세도 악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입니다.
여러 가지가 동시에 겹쳐서 환율을 끌어올렸다는 거네요. 이 1,400원 문턱이라는 게 숫자로도 의미가 있죠.
<기자>
지난 4월 16일에 외환 당국에서 냈던 공식 메시지를 먼저 보겠습니다.
'환율 움직임, 외환 수급 등에 대해 각별한 경계감을 가지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당시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가 공동으로 냈던 '구두개입'입니다.
이날 환율이 1,400원을 장중 한때 돌파했던 게 그 배경이었는데요.
4월부터 6월 사이 외환 당국이 내다 판 달러 규모를 봤더니 59억 7천300만 달러로 최근 1년 사이 가장 컸습니다.
2분기 환율 방어에 그만큼 적극적이었다는 뜻입니다.
환율 1,400원이 일종의 개입 지점이자 당국의 심리적 마지노선이라고 볼 수 있는 겁니다.
특히 역사적으로 보면 환율 1,400원을 돌파했던 게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2년 미국발 고금리 충격, 이렇게 경제적 파장이 아주 컸던 시기들이었던 만큼 그 잔상도 크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미국에 갔던 최상목 경제부총리가 "현재의 1,400원은 과거의 1,400원과는 다르게 봐야 한다", "지금의 환율 수준은 외환위기 당시의 환율 상승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이런 발언을 했습니다.
이른바 '뉴 노멀', 환율 1,400원을 새로운 표준으로 보자는 취지일 수도 있는 건데요.
1,400이라는 숫자 자체보다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지를 중점적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이야기 들어보시죠.
[박상현/iM증권 연구원 : 대외적인 어떤 요인들에 의해서 모든 통화 가치 자체가 동반 하락하는 이러한 현상에서 우리 원화 가치도 약세를 보이고 있어서 1,400원이라는 환율 자체가 이전처럼 문제가 되는 환율 레벨대가 아니다.]
<앵커>
이 정도면 정부도 빨간불이 켜질 상황이죠. 관심은 역시 우리 금리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이것 같습니다.
<기자>
화면에 등장한 이 인물, 최상목 경제부총리와 함께 외환 컨트롤타워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입니다.
이 총재도 미국에 같은 시기 방문하면서 기자들과 만나서 이런 입장을 밝혔는데요.
다음 달 28일에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 즉 기준금리 향방을 결정하는 자리에 환율이 다시 주요 고려 요인으로 들어왔다는 얘기입니다.
지금 환율이 원하는 것보다 굉장히 높다고 표현했는데요.
모든 화폐가 달러보다 절하되는 지금 같은 상황에서 당국의 개입이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지만, 환율의 '수준'보다는 환율이 변하는 '속도'에 따라 개입 여부가 결정될 거라고 설명했습니다.
즉, 특정 환율 구간을 염두에 두고 움직인다기보다는, 환율의 상승 속도를 보고 늦추는 게 필요하다면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되는데요.
다만, 개입 여부에 대한 판단은 미국 대선 결과를 기다려봐야 한다는 게 이 총재 생각입니다.
결국, 경기 부양 측면에서 연속해서 금리를 내릴지, 고환율을 더 부담스럽게 보고 금리를 동결할지, 한은의 고민이 커질 텐데요.
성장률이 통화 정책에 주는 영향은 미미할 거라고 이창용 총재가 앞서 밝히긴 했지만, 다음 달 초 미국의 상황에 따라서 후속 판단은 얼마든지 열려 있다고 봐야겠습니다.
김덕현 기자 dk@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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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오늘(29일)은 경제부 김덕현 기자와 함께합니다. 김 기자, 어서 오세요. 환율이 대체 왜 이런지 궁금한 분들 많을 텐데 금융 취재하는 김덕현 기자가 마침 나왔네요.
<기자>
먼저 이 두 가지 숫자를 잠깐 보시죠.
오른쪽 숫자가 바로 어제 장이 열리고 초반에 기록했던 원 달러 환율입니다.
1,390원대를 기록한 건데, 그 이전에 1,390원대까지 갔던 게 언제였나 거슬러 올라가 봤더니 7월 22일이었습니다.
석 달 전인 건데, 석 달 만에 비슷한 수준까지 다시 올라간 셈입니다.
1,307원까지 떨어졌던 환율은 한 달 사이에 80원 정도가 올랐습니다.
이번 달 들어서 사흘을 제외한 나머지 날에는 모두 오름세로 마감했는데요.
가장 큰 대외 요인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입니다.
미국의 '나홀로 호황' 속에 그간 주요국 통화보다 강했던 달러가 트럼프가 당선되면 더 강해질 거다, 이런 전망이 시장에서 나오는 겁니다.
관세 확대 같은 트럼프의 공약이 인플레이션 촉발 위험으로 보면 해리스 쪽보다 더 크다 게 월스트리저널의 분석인데요.
즉, 인플레이션 자극이 미국의 추가 금리 인하 지연 가능성으로 이어지면서 '강 달러'로 연결되는 겁니다.
그런데 일본과 중국, EU 같은 주요국 통화와 비교하면 유독 우리나라만 달러 대비 가치 하락률이 크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국내 요인들이 더해졌다고 봐야 하는데요.
3분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0.1%에 그치면서 올해 예상치인 2.4% 달성이 사실상 어려울 거라는 소식 지난주에 나왔습니다.
동시에 충격을 줬던 게 심지어 수출은 2분기보다 0.4% 줄었다는 거였죠.
이런 경기 부진 여파에 3분기 들어 이어진 외국인들의 강한 주식 매도세도 악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여러 가지가 동시에 겹쳐서 환율을 끌어올렸다는 거네요. 이 1,400원 문턱이라는 게 숫자로도 의미가 있죠.
<기자>
지난 4월 16일에 외환 당국에서 냈던 공식 메시지를 먼저 보겠습니다.
'환율 움직임, 외환 수급 등에 대해 각별한 경계감을 가지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당시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가 공동으로 냈던 '구두개입'입니다.
이날 환율이 1,400원을 장중 한때 돌파했던 게 그 배경이었는데요.
4월부터 6월 사이 외환 당국이 내다 판 달러 규모를 봤더니 59억 7천300만 달러로 최근 1년 사이 가장 컸습니다.
2분기 환율 방어에 그만큼 적극적이었다는 뜻입니다.
환율 1,400원이 일종의 개입 지점이자 당국의 심리적 마지노선이라고 볼 수 있는 겁니다.
특히 역사적으로 보면 환율 1,400원을 돌파했던 게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2년 미국발 고금리 충격, 이렇게 경제적 파장이 아주 컸던 시기들이었던 만큼 그 잔상도 크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미국에 갔던 최상목 경제부총리가 "현재의 1,400원은 과거의 1,400원과는 다르게 봐야 한다", "지금의 환율 수준은 외환위기 당시의 환율 상승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이런 발언을 했습니다.
이른바 '뉴 노멀', 환율 1,400원을 새로운 표준으로 보자는 취지일 수도 있는 건데요.
1,400이라는 숫자 자체보다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지를 중점적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이야기 들어보시죠.
[박상현/iM증권 연구원 : 대외적인 어떤 요인들에 의해서 모든 통화 가치 자체가 동반 하락하는 이러한 현상에서 우리 원화 가치도 약세를 보이고 있어서 1,400원이라는 환율 자체가 이전처럼 문제가 되는 환율 레벨대가 아니다.]
<앵커>
이 정도면 정부도 빨간불이 켜질 상황이죠. 관심은 역시 우리 금리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이것 같습니다.
<기자>
화면에 등장한 이 인물, 최상목 경제부총리와 함께 외환 컨트롤타워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입니다.
이 총재도 미국에 같은 시기 방문하면서 기자들과 만나서 이런 입장을 밝혔는데요.
다음 달 28일에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 즉 기준금리 향방을 결정하는 자리에 환율이 다시 주요 고려 요인으로 들어왔다는 얘기입니다.
지금 환율이 원하는 것보다 굉장히 높다고 표현했는데요.
모든 화폐가 달러보다 절하되는 지금 같은 상황에서 당국의 개입이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지만, 환율의 '수준'보다는 환율이 변하는 '속도'에 따라 개입 여부가 결정될 거라고 설명했습니다.
즉, 특정 환율 구간을 염두에 두고 움직인다기보다는, 환율의 상승 속도를 보고 늦추는 게 필요하다면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되는데요.
다만, 개입 여부에 대한 판단은 미국 대선 결과를 기다려봐야 한다는 게 이 총재 생각입니다.
결국, 경기 부양 측면에서 연속해서 금리를 내릴지, 고환율을 더 부담스럽게 보고 금리를 동결할지, 한은의 고민이 커질 텐데요.
성장률이 통화 정책에 주는 영향은 미미할 거라고 이창용 총재가 앞서 밝히긴 했지만, 다음 달 초 미국의 상황에 따라서 후속 판단은 얼마든지 열려 있다고 봐야겠습니다.
김덕현 기자 dk@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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