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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세수결손 30조에 기금 빼먹는 윤정부...조선일보 왜 뿔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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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8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세스브족과 관련한 의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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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경제, 사회, 국제 분야를 두루 취재하고 워싱턴 특파원을 지낸 권태호 논설실장이 6개 종합일간지의 주요 기사를 비교하며, 오늘의 뉴스와 뷰스(관점·views)를 전합니다. 월~금요일 평일 아침 9시30분, 한겨레 홈페이지(www.hani.co.kr)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오늘(10.29) 아침신문 1면에는 △우크라이나에 군 참관단 파견(4곳) △일본 자민당 참패(4곳) △세수펑크에 외평기금 손대(3곳) △이태원 참사 2주년(2곳) 등의 기사가 주요하게 실렸습니다.



① 차이의 발견 : 정부의 세수펑크 대책



② 시선, 클릭!



- 금융시장은 벌써 ‘트럼프 효과’



- 11월에 태풍 온다



- 펫시장 21조원



③ Now and Then : 그래도 돼(조용필, 2024)





① 차이의 발견



# 세수펑크 대책



올해 세수결손이 30조원에 이릅니다. 지난해 경기악화로 법인세가 예상보다 14조원 가량 줄어들었고, 올해 주택경기 위축으로 양도소득세도 전망보다 6조원 가량 줄어든 탓입니다. 전반적으로 경기전망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했기 때문입니다. 총선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인지, 여러 기관들이 지난해 정부의 경기전망이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했은, 정부는 막판까지 ‘상저하고’ 말만 반복했습니다. 결과는 ‘상저하저’였습니다. 그리고 이제 와서 ‘세수펑크’ 대책을 내놓습니다. 마치 일반기업에서 달성이 어렵다는 점을 알면서도 연초에 목표치를 높여잡았다가, 연말에 달성이 안되자 목표치 아닌 실적치에 맞춰 비용 계획을 뒤늦게 수정하는 식입니다. 2년째, 윤석열 정부 들어 반복되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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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한겨레신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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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출 줄이기



1) 지방에 돈 안 보내기



- 정부는 지방자치단체 재원(지방교부세)과 교육청 재원(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예산 대비 6조5천억원 줄이기로 했습니다. 교부세 2조2천억원, 교부금 4조3천억원이 삭감됩니다. 지난해에도 정부는 약 18조6천억원의 교부세·교부금을 삭감한 바 있습니다.



- 이미 지방정부는 지난해부터 심각한 재정압박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정부가 국채를 발행 않고 지방에 줄 돈을 안 주는 방식을 취하니, 결국 지방정부가 지방채를 발행해 부족한 재원을 메우거나, 아니면 애초 하기로 했던 예산 사업을 줄여야 합니다. 세수펑크 책임을 중앙정부가 지방정부에 떠넘기는 방식입니다. 가뜩이나 중앙·지방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데, 이를 심화시킬 수 있습니다.





2) 예산 집행 안하기



- 이 역시 지난해와 똑같은 방식입니다. 불용 규모는 약 7조~9조원입니다. 애초에 계획했다가도 불필요하다고 여겨지는 사업은 집행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방식은, 일단 돈이 없으니 최대한 줄이고, 미루는 방식입니다. 이는 가뜩이나 위축된 경기에 더욱 악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정부는 가계와 달리, 허리띠만 졸라매는 게 능사가 아닙니다.





2. 기금 끌어다 쓰기



- 30조 세수펑크를 ‘돈 안 쓰기’로 절반 가량 줄이고, 나머지 절반은 기금에 손을 대는 방식입니다.



- 공공자금관리기금 4조원, 외국환평형기금 4조~6조원, 주택도시기금 2조~3조원, 기타 기금 3조원 안팎입니다.



- 이렇게 기금을 끌어다 쓰면, 일단 융통은 하겠지만, 이는 보험 허물어 생활비 쓰는 격입니다.





1) 외평기금



- 최상목 부총리는 지난달 세수펑크 대책과 관련해 국회 기재위에 출석해 외평기금과 관련해 “기금운용 계획 변경은 현 단계에서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외평기금에는 손대지 않을 것이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그런데 말과 행동이 달라지게 됐습니다.



- 외평기금은 지난해에도 19조원을 끌어다 썼습니다. 외평기금 규모는 2022년 111조원에서 2024년 69조4000억원으로 크게 쪼그라들었고, 이번에 또 끌어다쓰면 대략 64조원 정도로 줄어듭니다. 윤석열 정부 2년 만에 외평기금이 거의 절반 가까이 줄어든 셈입니다. 이전 정부들이 계속 모아둔 돈을 윤석열 정부 들어서 다 털어먹는 식입니다. 더욱이 최근 글로벌 금리인하기에 본격 진입하면서 외환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미 대선 영향 등으로 금융시장 전반이 흔들리고 있고, 환율상승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급격한 환율상승 압박에 대처할 필요성은 더욱 커지는데, 이 시기에 세수펑크 막느라 외평기금 줄이는 정책을 쓰고 있습니다.





2) 주택도시기금



- 주택도시기금은 분양주택건설자금, 주택구입자금 등을 지원합니다. 이번에 주택도시기금을 끌어다쓰면, 이 기금에서 돈을 충당하는 서민 대상 행복주택 융자나 다가구매입임대 등의 사업이 축소됩니다. 이미 관련 예산이 깎였습니다.





3. ‘추경은 않는다’는 게 윤석열 정부 방침



- 대규모 세수 결손이 발생하면 국채 발행을 위한 추가경정 예산을 편성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정부는 추경을 할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겉으로 내세우는 이유는 올해 세수 재추계가 뒤늦게 진행됐고, 국가재정법상 추경 사유는 경기침체, 대량실업 등으로 규정돼 있는 만큼 세수부족 우려만으로는 추경 요건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 그러나 실제로는 ‘건전 재정’이라는 국정 기조에 매몰돼 ‘추경은 일단 배제’하는 식입니다. 기재부 관료들은 대개 재정안정론자들이 많습니다. 건전재정 필요성을 강조합니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대체로 해야할 일이 많으므로, 적극적으로 재정을 활용하자고 합니다. 대체로 진보정부가 상대적으로 재정확대 필요성을 더 주창하나, 보수정부도 국책사업 등에 재정을 투입하는데 관심이 높았습니다.



-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은 어떤 잘못된 정보가 입력된 탓인지 ‘건전재정’이라는 도그마에 빠져, 틈만 나면 ‘건전재정’을 이야기하니, 정부가 추경은 아예 논외로 하게 됩니다.



- 지난 1992년부터 2022년까지 추경은 모두 34회 편성됐습니다. 코로나 시기였던 2020년에는 1년에 4차례 추경이 편성된 바 있습니다. 그렇게 경제위기를 뚫고 나갔던 것입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 들어서는 2022년 5월 추경이 처음이자, 마지막인데, 이도 전임 문재인 정부에서 결정한 것이기에 사실상 ‘추경 제로’ 신화를 이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 정부가 추경을 너무 손쉽게 활용하는 것도 문제가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국가부채를 늘릴 수 있고, 재정을 방만하게 운영하는 것일 수도 있으니까요. 그러나 현재 애초 예정된 사업을 수십조원씩 줄여나가면, 재정 효과는 사실상 동결 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세출의 상당 부분이 법적으로 정해져 있는 인건비, 복지재정 등 경상비 성격이 큰 부분이 많아, 재정을 대폭 줄이면 사실상 정부는 아무 것도 하지 않게 됩니다. 가계, 기업, 정부라는 경제활동 3주체 가운데 한 곳이 멈춰서는 것입니다. 이는 경기침체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고, 경기가 저절로 살아나기만을 기다리는 꼴입니다. ‘천수답 정부’가 됩니다. 지난해에도 세수 결손으로 7조8000억원을 불용처리(책정된 예산을 쓰지 않는 것)하면서 4분기에 정부의 성장 기여도가 0%포인트로 나타났습니다.





4. 사설



- 진보·보수 매체 가리지 않고, 모든 언론이 정부의 세수결손 대책을 비판했습니다. 진보 쪽 언론이 서민예산 축소에, 보수 쪽 언론이 외평기금 끌어다 쓰는 것에 더 우려를 표하고 있는 점이 미세한 차이일 뿐입니다.



경향 = 30조 세수 결손, 지방·서민 예산 줄여 변통해보겠다니



한겨레 = 세수 결손에 또 기금 돌려막기, 경기대응 역행 정부



동아 = 세수 구멍 메우려 ‘외환 방파제’ ‘주거 복지 재원’까지 손 대나



한국 = 환율 불안한데 세수펑크 막으려 ‘외환 비상금’ 손대는 정부



조선 = 외환 방파제까지 끌어다 메우는 세수 결손, 이게 건전 재정인가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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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시선, 클릭!



# 금융시장은 벌써 ‘트럼프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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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에 태풍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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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Now and Then



조용필(74)이 지난 22일 11년 만에 내놓은 정규음반 ‘20’의 대표곡인 ‘그래도 돼’의 뮤직비디오가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나이를 생각하면’ 아마도 자신의 ‘마지막 앨범’이 될 것 같다는 이 앨범은 고희의 조용필씨가 멈추지 않고, 그리고 과거 방식을 답습하지 않고, 계속 정진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것만으로도 깊은 울림을 줍니다. ‘그래도 돼’는 세상에 지친 이들을 위로하는 곡입니다.



“TV에서 스포츠 경기를 보는데, (경기 뒤) 카메라가 패자는 전혀 비추지 않고 우승자만 비추더라. 그래서 ‘패자의 마음은 어떨까, 속상하고 섭섭하겠지만 다음엔 이길 거야, 지금은 그래도 돼, 한 번 더’하는 생각으로 작사가를 만나 이야기를 들려줬다”는 게 곡의 취지라고 조용필은 말합니다.



뮤직비디오를 보면, 치매에 걸린 할머니가 기억이 혼재된 가운데, 지나온 삶을 단편적으로 회상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지난주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멜론에는 ‘그래도 돼’를 가장 많이 듣는 세대가 30대(34%)였습니다. 이어 50대 28%, 40대 26%, 20대 16% 차례입니다. 멜론 주이용자가 젊은층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상대적으로 조용필에 덜 익숙한 30~40대가 이 노래의 주소비층이라는 점이 눈에 띕니다. 아마도 20대와는 또 달리, 사회에 나가 여러 힘든 상황에 맞닥뜨리고, 좌절도 하는 등 쓰린 경험을 지닌 30대들이 이 ‘위로의 노래’에 더 마음이 움직였을 듯합니다.



그런데, 문득 ‘못된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돼”라고 하는 사람들은 정작 자신에게는 “그래도 돼”라고 하지 않는 사람들 아닌가 싶었습니다. 지난 22일 기자간담회에서도 조용필은 “(곡을) ‘만족한다’는 마음으로 내놓은 적은 한 번도 없다. 지금도 내 노래를 들어보면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주변에선 ‘괜찮다’라고 해도 스스로는 화가 나고 막 그렇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말도 했습니다. “무엇이든 힘든 과정이 있어야 하나의 것을 완성할 수 있다. 힘들다고 계속 힘들어하면 결국 못한다. 힘들어도 일단 끝을 내 봐야 그것이 ‘요만한’ 것이라도 나중에 발전시킬 수 있다. 무조건 힘들어도 해야 한다”



꼰대같은 말입니다만, 너무 쉽게 상처받아도 안 되고, ‘‘그래도 돼’라는 말에 너무 쉽게 익숙해져도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용필의 ‘그래도 돼’라는 말은 그 정도면 수고했으니 그쯤에서 주저앉으라는 게 아니라, 젊은층에겐 ‘다시 일어나라’는 정반대 뜻이기 때문입니다.



또 조용필의 말 중 ‘힘들어도 해야 된다’고 할 때의 그 ‘힘듦’이란, 조용필 같은 사람이 궁극의 자리에서 마지막 하나를 더 채우기 위해 애를 쓰는 그러한 것이지, 우리같은 일반인들이 ‘힘들다’고 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영역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같은 범인들은 ‘힘들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힘든 일을 계속 할 순 없으니까요. 힘들어도 무작정 참고 견디다 탈이 나기도 하지만, 실제로 그보다 더 많은 건 ‘힘들다’고 하면 정말 힘들어지는 경우였습니다. 꼰대같은 말이 점점 쌓여가네요. 제가 감히 뭐라 말할 자격도, 처지도 아니기에 이쯤에서 끝내는 게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한 말을 모두 원인무효 시키는 말입니다만, 모든 사람이 조용필처럼 살 순 없으니, 조용필은 그러면 안되지만, 우리들은 ‘그래도 될’ 것 같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bo_dfa1p950



(*일부 포털에서는 유튜브 영상이 열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유튜브 영상을 보시려면, 한겨레 홈페이지로 오시기를 권합니다. 기사 제목 아래 ‘기사 원문’을 클릭하시면 됩니다.) (끝)



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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