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29 (화)

이슈 세계 속의 북한

북한군, 쿠르스크서 부대 배치 시작...”소총·수류탄으로 무장”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조선일보

러시아 군인들이 우크라이나 접경지인 남서부 쿠르스크주(州)를 순찰하고 있다(왼쪽 사진). 오른쪽은 러시아 매체 ‘아스트라’가 지난 22일 공개한 영상의 한 장면.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병사들이 러시아군 건물 앞에 모여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들 북한군이 27~28일쯤 전투 지역에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AP 연합뉴스·텔레그램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 28일 현재 3000명 이상의 북한군이 도착, 부대 편성을 겸한 현지 적응 훈련을 시작했다고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들이 보도했다. 이들은 일단 부대별로 몇 개 훈련장으로 나눠 분산 수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에서 모스크바의 주(駐)러시아 북한 대사관 직원들이 목격됐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우크라이나 매체 ‘센서넷’은 이날 우크라이나군 국가저항센터(NRC)를 인용해 “쿠르스크 현지 주민들로부터 입수한 정보에 의하면, 오늘까지 최소 3000명의 북한군이 쿠르스크주에 도착한 것이 목격됐다”고 전했다. 3000여명은 북한군 편제상 여단급에 해당하는 규모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앞서 “북한군이 23일부터 쿠르스크주에 도착하고 있으며, 28일까지 최대 5000명이 모일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우리 정보당국은 이보다 많은 1만명 이상의 북한군이 이미 쿠르스크를 향한 것으로 보고 있다.

NRC에 따르면 북한군은 우리 정찰 자산에 목격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주로 야간 시간을 이용해 쿠르스크에 도착하고 있으며, 앞서 현지에 도착한 ‘선발대’가 이들을 맞이했다. 이 선발대에는 추정되는 수십명의 북한군과 함께 북한 대사관 직원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NRC측은 “북한 대사관 직원들은 통역 겸 감시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밖에 북한군의 활동을 참관하기 위한 러시아군과 북한군 고위 인사들이 속속 도착하고 있다”고 했다.

주민들에게 목격된 북한군은 소총과 수류탄 등으로 경무장한 상태로 전해졌다. 센서넷 등 현지 매체들은 “북한군들은 (한 곳이 아닌) 여러 장소에 나뉘어 주둔하면서 부대 편성 및 현지 적응 훈련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NRC는 이들이 전선에 투입되는 시점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치 않다”고 밝혔다.

북한군의 쿠르스크 배치는 여러 경로를 통해 계속 확인되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이날 “북한이 러시아로 병력 약 1만명을 파견했으며, 그 중 일부는 우크라이나쪽으로 더 가깝게 이동했다”고 밝혔다. 이어서 “북한군이 전장에 투입될 시 전투요원으로 간주돼 합법적 공격대상이 된다. 북한이 공동교전국이 되면 우크라이나의 미국 무기 사용에도 제한을 두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마르크 뤼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도 같은날 오전 한국 정부 대표단의 브리핑을 받은 후 기자 회견을 열어 “북한 병력이 러시아에 파병됐고, 북한군 부대가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 배치됐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나토가 북한의 러시아 파병을 공식 인정한 것은 처음이다. 그는 또 “(북한군 파병은) 유럽·대서양은 물론 인도·태평양 안보에도 큰 위협”이라며 “나토는 북한의 즉각적인 파병 중단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뤼터 총장은 이날 오후 윤석열 대통령과 전화 통화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이 통화에서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실제 전선 투입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이뤄질 수 있는 엄중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7일 “북한군이 수일 내에 전장에 나타날 수 있다”며 “우크라이나가 유럽 땅에서 북한군과 싸워야 할 상황에 내몰렸다”고 말했다.

-

조선일보 국제부가 픽한 글로벌 이슈! 뉴스레터 구독하기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275739

국제퀴즈 풀고 선물도 받으세요!https://www.chosun.com/members-event/?mec=n_quiz

[파리=정철환 특파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