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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9 (화)

로제의 아파트만큼 중독적인 패션, 바이커 재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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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xury Inside] Legendary Item ⑰ 생 로랑 바이커 재킷

전세계가 중독성 강한 로제의 아파트(APT.)의 매력에 푹 빠져 있는 지금. 단 5일만에 1억뷰를 돌파한 뮤직 비디오 속 로제가 입은 바이커 재킷에 대한 관심도 폭발적이다. 로제의 바이커 재킷 룩을 보면, 패션의 대표적인 클래식 아이템의 하나인 바이커 재킷을 당장 입고 싶어지게 한다.

조선일보

글로벌 센세이션을 일으킨 로제의 아파트(APT.) 뮤직 비디오. 로제가 생 로랑의 빈티지 스터디드 바이커 재킷을 입고 있다. @roses_are_ros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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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가 부르노 마스와 커플룩으로 연출한 바이커 재킷은 생 로랑의 빈티지 스터디드 바이커 재킷이다. 지퍼 라인을 따라 스터드가 장식되어 있어 록 스피릿이 넘친다. 다만 아쉽게도 현재 판매되는 모델이 아니라 중고 마켓의 프리 온드(pre-owned) 제품으로 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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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가 '아파트(APT.)' 뮤직 비디오에서 입은 생 로랑 빈티지 스터디드 바이커 재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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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커 재킷의 시작은 192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바이커 재킷은 그 이름처럼 모토사이클을 타는 사람들의 안전을 위해 단단한 가죽과 금속 지퍼로 제작됐다. 첫번째 바이커재킷은 1913년 어빙과 잭 쇼트(Schott) 형제에 의해 만들어졌다. 이후 쇼트 브라더스(Schott Bros)는 1928년 할리 데이비슨을 위해 ‘퍼펙토(Perfecto)’라는 이름으로 지금 우리가 아는 세계 최초의 바이커 재킷을 선보였다.

바이커 재킷이 패션 세계로 들어온 건, 말론 브란도가 1954년 영화 ‘와일드 원(The Wilde One)’에서 쇼트 브라더스의 ‘퍼펙토’를 입으면서 부터다. 말론 브란도는 오토바이 족을 이끌고 다니는 갱단 리더 조니를 연기했는데, 그가 입은 바이커 재킷은 전설적인 영화 속 패션신의 하나로 기록됐다. 이 때부터 바이커 재킷은 반항과 자유의 상징이 됐다. 이후 엘비스 프레슬리, 제임스 딘 등 스타들이 바이커 재킷을 착용하며 청춘 문화의 아이콘으로 유산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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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4년 영화 '와일드 원'에서 오토바이족 갱단의 리더 조니 역을 맡은 말론 브란도가 바이커 재킷을 입으며 아이코닉 패션이 됐다. 영화 '와일드 원'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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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가 되며 바이커 재킷은 록과 펑크 문화의 상징이 된다. 펑크 밴드인 라몬즈(The Ramones)가 바이커 재킷을 입고 무대에 오르며 반항적인 에너지와 대담한 스타일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룩이 되었다. 이후에도 수많은 록스타와 뮤지션들이 바이커 재킷을 착용하며, 록 스타들의 유니폼이 됐다. 바이커 재킷은 단순히 외모를 위한 의상이 아닌, 음악과 라이프스타일, 그리고 자유와 저항 정신을 상징하는 강렬한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1960년 최초 이브 생 로랑의 하이패션 여성 바이커 재킷

1960년 이브 생 로랑은 여성 런웨이에서 가죽 재킷을 선보인 최초의 디자이너 였다. 당시 패션계에서 반항적인 아이템으로 여겨졌던 바이커 재킷을 하이 패션으로 끌어올리며 파격적인 변화를 시도했다. 그의 마지막 디올 컬렉션에서 선보인 시카고(Chicago)라는 재킷이 대표적이다. 이 작품은 블랙 악어가죽과 밍크로 트리밍 된 소재를 사용하여 바이커 재킷의 반항적이고 강렬한 스타일을 하이 패션으로 끌어올렸다. 지금 보면 한없이 우아해보이지만, 당시 하이 패션계에서는 반항이며 파격이었다. 기존의 바이커 재킷과는 다르게, 꾸뛰르의 정교함과 고급 소재를 활용하여 스트리트 패션의 와일드한 이미지를 우아하게 변주하여 ‘반항적인 우아함’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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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올의 디자이너였던 이브 생 로랑은 1960년 최초로 바이커 재킷을 꾸뛰르로 재해석한 가죽 재킷을 여성 하이 패션 런웨이에 올렸다. 생 로랑 뮤지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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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 슬리먼의 바이커 재킷 혁신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생 로랑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에디 슬리먼(Hedi Slimane)을 영입하며 바이커 재킷을 새롭게 재탄생시켰다. 에디 슬리먼은 슬림핏과 고급스러운 가죽 소재를 활용해 더욱 세련된 실루엣을 강조했다. 그의 디자인은 1970년대 록과 펑크 음악에서 영감을 받아 생 로랑의 DNA에 반항적이고 도발적인 매력을 불어넣었고, 이를 통해 현대적인 록 스타일을 대표하는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슬리먼의 바이커 재킷은 유행을 넘어 시대를 초월한 클래식으로 록스타와 셀러브리티들의 사랑을 받으며 인기를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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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모델 프레야 베하 에릭슨이 에디 슬리먼이 디자인한 생 로랑의 바이커 재킷을 입고 있다. 생 로랑 2013 프리 폴(Pre Fall) 광고 캠페인. 생 로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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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니 바카렐로의 재해석

현재 생 로랑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안토니 바카렐로(Anthony Vaccarello)는 전통적인 바이커 재킷을 현대적이면서도 세련된 감각으로 재해석하고 있다. 바카렐로는 오버사이즈 실루엣과 유려한 가죽 소재를 통해 더 과감하고 볼륨감 있는 바이커 재킷을 선보이며, 여성성과 남성성을 동시에 아우르는 중성적인 매력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또한 다양한 소재와 장식을 활용해 바이커 재킷을 고급스러운 무드로 승화시켰으며, 이를 통해 생 로랑의 바이커 재킷은 하이 패션과 스트리트웨어의 경계를 허무는 아이템으로 재탄생했다. 바카렐로의 디자인은 생 로랑이 꾸준히 이어온 반항적 아이덴티티를 현대적 감각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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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가을 생 로랑의 광고 캠페인에서 이브 생 로랑에게 '르 스모킹'의 영감을 준 생 로랑의 영원한 뮤즈 베티 카트루가 바이커 재킷을 입었다. 생 로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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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생 로랑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안토니 바카렐로는 오버사이즈 실루엣의 과감하고 볼륨감 있는 바이커 재킷을 선보여 왔다. 생 로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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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에 세비니가 2024년 가을 생 로랑 광고 캠페인에서 바이커 재킷을 입고 있다. 생 로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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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 로랑의 바이커 재킷은 반항적인 우아함을 담아낸 아이코닉한 클래식이다. 시대를 거듭할수록 진화하는 디자인과 함께, 생 로랑 바이커 재킷은 하이패션과 스트리트웨어의 경계를 허물며 끊임없는 사랑을 받고 있다. 생 로랑의 바이커 재킷은 앞으로도 브랜드의 혁신과 개성을 대표하는 아이템으로 유산될 것이다.

[김의향 THE BOUTIQUE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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