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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8 (월)

MBK "임시주총서 이사 14명 추가"…고려아연 "누구 맘대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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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영풍 "임시주총 소집 청구"…최윤범측 13인 이사회 무력화 위해 14명 선임안 제시

임시주총 소집 거부시 법적 다툼 수순…양측 확실한 과반 없어 주총서 박빙 표대결 전망

뉴스1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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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MBK파트너스·영풍(000670) 연합이 고려아연(010130)의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했다. 고려아연 이사회에 14명을 신규로 선임해 고려아연 이사회를 장악하겠다는 것이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은 이사 수가 30명에 가까워지는 기형적인 구조라고 비판하며 주주총회에서 이를 막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MBK·영풍 임시주총 요구…고려아연 "이사진 27명은 기형적인 구조"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 청구한다고 28일 공시했다.

임시주주총회 제1호 의안은 이사 선임의 건이다. 신임 사외이사 후보는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과 김명준 전 서울지방국세청장을 포함한 12명이다. 기타비상무이사 후보엔 강성두 영풍 사장과 김광일 MBK 파트너스 부회장이 추천됐다.

현재 고려아연의 이사진은 총 13명이다. 여기에 14명을 추가해 이사회의 힘의 균형을 MBK·영풍 측으로 돌리겠다는 의미다. 특별의결 사항인 이사 또는 감사의 해임 안건 통과는 더 까다로운 만큼 보통결의 사항인 이사·감사의 선임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보통결의 사항은 '출석 주주의 과반 찬성'과 '발행 주식 총수의 4분의 1 이상의 주주의 찬성'이란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특별결의 조건은 '출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찬성'과 '발행 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의 주주의 찬성'이다.

제2호 의안은 집행임원제도 전면 도입을 위한 정관 개정이다. 집행임원제도란 의사 결정과 감독 기능을 하는 이사회와 별도로 업무 집행만 전담하는 임원을 두는 제도다. 해당 제도가 시행되면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겸임은 불가능하다.

고려아연은 "무려 14명에 달하는 신규 이사를 추가로 선임해 이사회 과반을 차지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며 "이사진을 무려 27명으로 늘리는 기형적인 이사회 구조를 만들겠다고 공언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집행임원제도는 기업 경영의 효율성을 크게 떨어트려 위기에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며 "회사의 성장과 발전은 안중에 없고 오로지 장악과 관리만 머릿속에 가득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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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덕 고려아연 대표이사가 자사주 공개 매수 종결을 하루 앞둔 22일 서울 소재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MBK·영풍의 인수합병 시도에 대한 입장을 말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10.22/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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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측 지분 엇비슷…우호지분 확보에 갈릴 듯

MBK·영풍 연합은 이날 고려아연이 자사주 공개매수 완료 결과를 알리자 즉시 임시 주주총회 소집 절차에 들어갔다. 고려아연은 지난 23일까지 주당 89만 원에 진행한 자사주 공개매수에 지분율 기준 9.85%를 모았다. 공동매수자 베인캐피탈의 공개매수에는 1.41%가 응모했다.

재계에선 고려아연 이사진이 MBK·영풍 연합 요구를 거부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현 고려아연 이사진 13명 중 12명이 최 회장 측 인사로 이뤄져 있어서다. 결국 MBK·영풍 측이 임시 주주총회를 열기 위해 법적 대응에 나설 게 유력하다. 상법상 회사가 주주의 임시 주주총회 소집요청에 응하지 않을 경우 법원에 소집 허가 신청을 할 수 있다.

변수는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다는 점이다. 법원이 MBK·영풍의 주총 소집 허가 신청을 받아들이더라도 내년 3월 정기 주총에서 다투라는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앞서 고려아연과 영풍은 지난 3월 두 집안의 '동업의 상징'이었던 서린상사 임시 주총을 놓고 법정에 섰다. 당시엔 영풍 측이 이사회 소집을 거부했고, 법원 결정은 두 달 뒤인 5월에야 나왔다.

양측 모두 확실한 과반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임시 혹은 정기 주총에서 표 대결은 불가피하다. 현재 기준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를 제외하고 공동매수자인 베인캐피탈 지분을 더한 최 회장 일가와 우호세력의 고려아연 지분은 35.4%다. MBK·영풍(38.4%)과 약 3%포인트(p) 차이다.

업계에선 양측 모두가 주총 전까지 지분을 확대하는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전망한다. 대표적으로 장내 매수와 우호세력 확보 등이 거론된다. 고려아연은 기존 자사주 2.4% 중 1.4%의 의결권 살리기에 우선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고려아연은 "MBK와 영풍이 임시 주총 출석 주주의 과반을 확보했을 때 안건 통과가 가능하다"며 "다른 주주들 설득하겠다는 생각이겠지만 현실화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자신했다.

passionkj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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