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올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2조6179억원… 전년 동기 대비 8.3%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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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배임 등 각종 금융사고에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내부통제 문제는 물론 콜센터 고용안정, 해외법인 정상화 등 이 행장 앞에 대두 된 논란이 쉽게 사그러들지 않는 가운데, 3분기 저조한 실적까지 겹치면서 재연임 가능성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이 나온다.
2022년 국민은행장에 취임한 이재근 행장은 한차례 연임에 성공해, 올해 '2+1'(2년임기후 1년 연임)임기를 지나고 있다. 올 연말 재연임이 확정되면 전임 허인행장과 같은 '2+2'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그룹이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순이익이 4조3953억원으로 창립 이래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 같은 KB금융의 역대급 실적에는 그룹 비은행 계열사들이 선전한 영향이 컸다.
이 기간 KB증권은 당기순이익이 54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51.4% 증가했다. KB손해보험은 8.8% 늘어난 7400억원, KB국민카드는 36% 증가한 370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각각 기록했다. KB라이프생명은 2768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의 순익을 나타냈다.
반면 KB금융 실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KB국민은행은 오히려 줄어든 순이익을 보였다.
KB국민은행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조617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3% 감소했다.
이와 관련 KB국민은행 관계자는 "1분기 ELS 손실 관련 대규모 충당부채 전입의 영향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국민은행이 그룹 순이익에 차지한 비중도 63%에서 56%로 약 7%p가량 쪼그라들었다.
◆고꾸라진 실적, 이재근 행장의 연임 불투명…장애물 헤쳐나갈 수 있나
상황이 이렇다보니 연말 임기 만료를 앞둔 이재근 행장의 연임도 더욱 불투명해지고 있는 모습이다.
이 행장의 연임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거론되는 여러 논란들을 만회하기 위해선 그나마 실적이라도 우위에 서 있는 모습을 보여줬어야 하는데, 이번 실적마저 고꾸라지면서 리딩뱅크는 물론 재연임을 도전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물론 1분기 홍콩 H지수 ELS 손실 보상 충당부채로 8620억원을 전입한 영향이 올해 실적 감소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긴 했다. 하지만 이 중 약 800억원이 2분기에 환입됐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크게 선방한 실적이라고 보기도 어려울 것이란 평가다.
우선 이 행장 연임에 걸림돌로 제기되고 있는 요인들은 홍콩 H지수 ELS, 금융 사고 등과 관련한 내부통제 문제다.
국민은행은 홍콩 H지수 ELS 판매 금액이 시중은행 중 가장 많은데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상당 부분의 배상동의가 제대로 완료되지 않아 피해자들로부터 지적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피해자들은 "은행측의 불완전판매로 인해 해당 상품을 가입했는데, 제대로 된 보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호소하고 있다.
지난 24일 국회 정무위원회 종합감사에서도 "아직까지 홍콩 ELS와 관련해 배상 동의가 되지 않은 것이 전체 2만2000여건에 달하는데 이 중 국민은행의 몫이 1만2000건이나 된다"며 "홍콩 H지수 ELS 관련 배상 합의에 상당히 소극적인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이 외 국민은행은 배임 사고도 지속적으로 드러나고 있어 금융권의 충격을 주고 있다.
올해들어 국민은행에서 발생한 100억원 이상 배임사고만 무려 3건에 달한다.
안양 A지점 104억원, 대구 B지점 111억원, 용인 C지점 272억원 등 대출 과정에서 담보가치를 부풀렸다는 배임 혐의가 적발된 것. 앞서 2022년 말에도 120억원에 달하는 배임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국민은행은 최근 골프접대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었다.
김현정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최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의 한 직원은 2021년 1월부터 작년 6월 까지 여러 증권사로부터 15회 이상 골프 접대 등을 받았다.
이 같은 사실은 금융감독원이 올해 2월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메리츠증권 등 총 7개사에 대한 현장조사를 실시한 결과 드러났다.
부실한 해외법인 실적도 꾸준히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최근 종합감사에서도 국민은행의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현 KB뱅크)의 부실화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조승래 의원(더불어민주당)은 "투자금, 유동성 지원 등 모든 수단을 통해 국민은행이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에 자기자본 8%에 맞먹는 3조1000억원 가량을 투입했다"며 "그런데도 불구하고 올해 6월까지 1조5000억원 가량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국민은행 콜센터 직원의 처우 문제 등도 여전히 해결해야 할 쟁점으로 거론된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말 콜센터 직원 240명 집단 해고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지난 3월22일 KB금융 주주총회에서는 국민은행 콜센터 상담사가 나와 "과노동 환경 속에서 동료가 세상을 떠났다"고 호소해 국민은행의 콜센터 관리 문제가 또다시 수면위에 떠올랐다.
이에 관련 문제로 양종희 KB금융 회장을 국감 증인으로 소환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는데, 이재근 행장 역시 국민은행의 수장으로서 책임론을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지적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권 수장들에 대한 임기 관례를 지켜야 한다는 보장은 없지만, 오히려 이 같은 관례를 뛰어넘는 연임을 기록하기 위해선 꼭 실적이 아니더라도 누가 봐도 수긍할 수 있는 성과들을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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