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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8 (월)

미셸 오바마와 '낙태권' 외친 해리스…'법인세 인하' 못박은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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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선 D-8…미시간서 격돌

미셸 여사 "트럼프 승리하면 수많은 여성 위험 처해"

비욘세·디카프리오도 해리스 지지

트럼프 "한·중·일과도 경쟁해야"

미시간주 두 후보 지지율 동률…막판까지 초접전

[이데일리 양지윤 방성훈 기자]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을 코앞에 두고 주요 승부처로 꼽히는 미시간주에서 막판 스퍼트를 올렸다. 해리스 부통령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와 팝스타 비욘세 등의 지원 사격을 받으며 초박빙 판세 돌파에 나섰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법인세 인하 공약을 재확인하며 경제 분야 우위를 굳히는 데 주력했다. 선거를 일주일여 앞두고 초박빙 접전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한 표라도 더 얻으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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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대통령 후보 카말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전 미국 영부인 미셸 오바마가 26일(현지시간) 미시간주 칼라마주 윙스 이벤트 센터에서 열린 선거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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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미셸 오바마와 미시간 유세


26일(현지시간) 해리스 부통령은 주요 경합주 중 한 곳인 미시간 칼라마주를 찾아 유세했다. 유세 현장에는 높은 인기를 누리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아내 미셸 여사도 참여해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여러분의 투표가 여러분의 목소리이고 여러분의 목소리는 여러분의 힘”이라며 사전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이날은 미시간에서 첫 사전투표가 시작된 날로, 미셸 여사의 해리스 후보 지원 유세는 이번이 처음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재선되면 견제받지 않는 극단적인 권력을 주장할 사람, 취임 첫날부터 독재자가 되겠다고 맹세한 사람, 히틀러 같은 장군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한 사람, 자신에게 동의하지 않는 미국인을 ‘내부의 적’이라고 부르는 사람”이라고 비판하며 그의 재선을 막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해리스 부통령에 이어 연단에 오른 미셸 여사도 “이번 선거가 생각보다 너무 박빙”이라며 “트럼프의 위험에서 보호하기 위해 투표에 참여해달라”고 힘주어 말했다. 미셸 여사는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하면 낙태권과 관련해 수많은 여성들이 해외 또는 다른 주(州)에서 약을 구하려 하거나 주 경계를 넘다가 법적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것은 여성에게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당신과 당신의 아들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남성과 여성 모두 ‘10대 임신’의 파괴적인 결과로 고통받을 것”이라며 “제발, 제발 우리의 운명을 트럼프와 같은 사람에게 맡기지 말라”고 촉구했다.

해리스 후보 지지 행렬에는 정치인 뿐만 아니라 유명인들도 대거 참여했다. 25일 텍사스주 휴스턴 유세에서는 팝스타 비욘세가 해리스 지지 연설을 했다. 비욘세는 “나는 유명인이 아닌 아이들을 걱정하는 한 명의 엄마로 여기에 왔다”며 “내 아이들과 우리 모두의 아이들이 자신의 몸을 자유롭게 통제할 수 있는 세상, 분열되지 않는 세상에 살기를 바란다”며 해리스에 투표할 것을 호소했다. 앞서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일찌감치 해리스 지지 선언을 했고, 영화 ‘타이타닉’ 등으로 유명한 배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도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서 해리스 부통령 지지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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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 노비에서 열린 집회에서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사진= 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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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시간서 법인세 인하 공약 재확인

트럼프 전 대통령도 이날 미시간주를 찾아 감세 공약을 재확인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인근 도시 노바이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우리는 일본과도, 중국과도, 한국과도 경쟁해야 한다”며 집권시 기업의 법인세를 현행 21%에서 15%로 6%포인트 낮추겠다고 약속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리가 법인세를 70%로 만들면 모든 기업이 떠나고 우리는 일자리를 잃고 죽은 나라가 될 것”이라며 앞서 내놓은 법인세율 인하 공약을 거듭 강조했다.

다만 그는 ‘오직 제품을 미국에서 만들고 미국 근로자를 고용하는 기업에만’이라고 단서를 달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은 미·중 전략경쟁 속에 한·일 등 동맹국과 안보 및 경제적 연대를 강화해온 조 바이든 행정부와는 차별화한 ‘미국 우선주의’를 택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불법 이민 정책에 대해서도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다른 나라의 국가건설과 국경 설립, 외국 땅 보호 등을 해주던 오랜 세월을 뒤로 하고 우리는 우리 조국을 건설하고, 우리 국민을 돌보고, 우리의 국경을 수호하고, 우리의 시민들을 보호하고, 불법 이민자 입국을 영원히 불법화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들은 성전환 수술이나 남성의 여성 경기 출전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카멀라는 수감자와 수감된 불법 이민자에게 무료 성전환 수술을 해주려 하고, 학교에서 부모 동의나 인지 없이 아이들의 성별을 비밀리에 바꿔주도록 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공화당 선거 유세장에는 일부 무슬림 인사들이 연단에 올라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미시간주는 무슬림 인구가 상대적으로 많은 지역인 점을 감안한 조치로 풀이된다. 공화당 선거 캠프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평화를 가져올 후보라고 미시간주의 아랍계 미국인과 무슬림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홍보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양당이 미시간주에서 유세전에 힘을 쏟고있는 것은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과 함께 북부 러스트벨트(북동부 쇠락한 공업지대)의 3대 경합주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이들 지역은 전통적인 민주당 강세 지역인 ‘블루월’이지만, 지난 2016년 대선에선 트럼프 후보가, 2020년 대선에선 조 바이든 대통령이 승리를 거뒀다. 이번 대선에서도 초접전이 펼쳐지고 가운데 경기침체 우려로 트럼프 후보에 넘겨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로이터통신과 여론조사 전문업체 입소스가 지난 15일부터 21일까지 미국 전역에서 성인 4129명(등록 유권자 348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오차범위 ±2% 포인트)에선 해리스 부통령이 46%의 지지율을 기록, 43%의 지지를 받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3%포인트 앞섰다. 그러나 미시간주 지지율은 동률에 가깝다. 여론조사 업체 파이브써티에잇에 따르면 미시간주에서 해리스 후보는 47.6%, 트럼프 후보는 47.1%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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