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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7 (일)

트럼프, 성소수자 앤더슨 쿠퍼를 ‘앨리슨’이라 부르며 조롱…보수지지층 결집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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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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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이 CNN방송의 간판 앵커 겸 성소수자인 앤더슨 쿠퍼(57·사진)를 잇따라 여성 이름인 ‘앨리슨’으로 부르며 조롱했다. 다음 달 5일 미 대선이 채 10일도 남지 않은 가운데 핵심 지지층인 보수 성향 백인, 복음주의 기독교도 등이 성소수자에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다는 점을 노려 이른바 ‘집토끼’를 결집시키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쿠퍼 앵커는 2012년 성소수자임을 밝혔고 2020년 대리모를 통해 득남한 사실도 공개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후보는 25일, 26일 양일간 대선의 주요 경합지인 미시간주와 펜실베이니아주 유세에서 쿠퍼 앵커를 ‘앨리슨’이라고 불렀다. 그는 25일 미시간주 트래버스시티 유세 중 쿠퍼 앵커가 최근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과 인터뷰한 점을 거론하며 “앨리슨 쿠퍼가 해리스를 인터뷰했다. 앨리슨 쿠퍼를 아는가? CNN 가짜뉴스”라고 발언했다.

그는 같은 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 등에 올린 게시물에서도 “앨리슨 쿠퍼조차 해리스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며 쿠퍼 앵커와 해리스 후보를 모두 깎아내렸다.

트럼프 후보는 다음날 펜실베이니아주 유세에서도 비슷한 발언을 되풀이했다. AP통신은 이 발언이 성소수자 남성을 여성스럽게 묘사하는 전형적인 고정관념을 불러일으켰다며 “대선 막바지에 남성 유권자들의 지지를 끌어올리려는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트럼프 캠프와 쿠퍼 측 모두 이에 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트럼프 후보는 젊은 여성의 지지율이 높은 해리스 후보에 맞서 젊은 남성 유권자 또한 적극 공략하고 있다. 그는 25일에는 격투기(UFC) 해설 등으로 젊은 남성 청취자에게 인기가 높은 유명 팟캐스트 진행자 조 로건의 방송에 등장해 3시간 가량 인터뷰를 진행했다. 로건의 채널은 유튜브와 스포티파이 구독자가 각각 약 1700만 명, 약 1500만 명에 달한다. 해리스 후보 또한 한때 이 방송 출연을 타진했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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